지난 토요일 삼청동에서 지인과 만나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 광화문에서 집회를 마치고 '사드 반대'를 외치며 삼청동 총리 공관으로 행진하는 집회자들과 만났다. 시위대에 합류하여 총리 공관 앞까지 갔다. 그곳서 30분 가량 규탄대회를 갖고 집화자들은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갔다. 난 딴 길로 빠져 종각역으로 향했다.

안국 로터리에 이르렀을 때 그곳 일대가 온통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웬일인가 했더니 초파일 연등회가 열리고 있었다. 연등회가 있는 줄 모르고 들어선 길. 웬 행운인가 싶었다. 종각까지 차량이 통제되었고 그곳을 메운 행사 참여자들은 등을 밝혀 들고 다니기도 하고 손수 만든 연꽃을 행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서로 성불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조계사를 밝힌 연등 물결 

조계사를 지나서 오다보니 앞에 커다란 불빛 형체가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엄청난 크기의 연등이다. 크기도 크기지만 만든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훌륭한 예술 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그런 연등 작품들이 종각까지 양 옆으로 즐비해 있다. 거리 연등행사에 한번도 참여한 일도 구경을 나간 적도 없는 내겐 이렇게 성대한 연등회는 놀랍기만 했다. 불심이 아로새겨진 정성 담긴 연등을 감상해 보시길...

사람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연등인지 알 수 있다.

'한나무등'

'공룡탑등'

 

 

 

 

 

 

아래 연등 앞에서 한 스님을 만났다. 스님은 연등회에 나온 연등 작품들은 1년이란 오랜 기간 동안 만들어져 초파일에 선보인다고 말씀하신다. 그러니 이렇듯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품이 되었겠지!! 코끼리 연등은 아래 보이듯이 동국대학교에서 만든 것이다.

돌아서 오려는데 스님께서 묵주를 건네시며 내 손목에 끼워주신다.

 

 

각 대학교에서 내논 연등들도 있었는데... 과기대 작품답다.

각 대학을 상징하는 연등

 

'숭산 스님 설법'

'마애산존불'

 

 

'차별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

 

 

 

 

종각 4거리에 이르니 10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흥겨운 연등회 공연이 펼쳐지고 광화문 방향으로 이어 연등이 전시돼 있었다. 이쪽의 연등들은 움직이는 연등이었다.

위 아래로 움직였다.

 

 

공작등은 날개를 폈다 접었다 했다. 공작인데 입에서 불도 뿜어져 나온다 ㅎㅎ 순식간에 불을 뿜었다 그쳐서 그 순간을 포착하긴 어려웠다.

 

 

 

 

양성숙 부에디터  ssooky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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