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갤러리] 정우열 주주통신원

저기,
동해의 붉은 해가 불끈 솟아오른다.
백두산, 묘향산, 금강산, 지리산, 그리고 북악산에서도.

어서,
두 손 불끈 쥐고 그 산으로 올라가
가슴 활짝 펴고 환호 치며 찬란한 해를 맞자!

저기,
갑오년이 간다. 갑오년이 간다.
청마타고 온다고 목에 힘주고 거들먹대던 그 갑오년이
부끄러운듯, 창피한듯 서둘러 사라진다.

짐짓,
갑오년은, 갑오년은
국민 모두에게 통한(痛恨)과 울분(鬱憤)을 안겨주고 간 한 해.
세월호, 박일병, 만만회, 처천회, 성희롱, 그리고 땅콩회항...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우겨대던 그 사람들,
지금도 사슴을 말이라 우겨대는 그 사람들.
아, 사마천은 어디로 가고 두계(斗溪)의 무리들만 들끓는단 말인가?!

올 해는 을미년, 양의 해.
순결, 순종, 회생, 그리고 평화,
광복 칠십년, 럭키텐-.

올핸,
'이익'보다 '생명'을, '축적'보다 '나눔'을 중시해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힘 있는 사람은 약한 사람을
서로 껴안고 토닥여 주는 그런 평등한 사회 되었으면,

그리고
백두산 천지의 기운이 한라산 백록담 기운과 어우러져
금강산, 묘향산, 지리산, 북악산에서 태평무를 추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2015. 1. 1. 을미 새해 아침에

* 주; 백두산, 묘향산, 금강산, 북악산, 지리산은 오악(五嶽)을 말함
*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함'은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指鹿爲馬'를 말한 것.
* 두계(斗溪)는 이병도의 호. '두계의 무리'란 곧 서울대 이병도를 중심으로 한 식민사관 학자를 말함.

 

정우열  jwy-hans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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