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간온에 평양시민 김련희씨가 방문하다

지난 11일 오후 7시, 종로에 있는 '문화공간 온'에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마음에서  정은숙 조합원이 조합원들에게 식사 초대를 하였다. 이 자리에 평양에 살던 김련희 (48세)씨도 참석하였다. 그녀는 조합원들과 북한에서 살던 이야기, 남한에서 살던 이야기 등을 나누며 잠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 평양시민 김련희 씨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온 사연은 이러했다. 그녀는 2011년 5월경에 중국을 여행하던 중 탈북자 그룹에 합류하였다가 브로커에 속아 남한으로 오게 되었다. 그녀는 남한에 왔다 바로 북한에 갈 줄 알고 잠시 판단을 잘못하여 남한으로 온 것이다. 북한 평양에는 부모와 딸이 살고 있다. 이산가족이 된 셈이다. 김련희씨는 하나원에서 한 달 머물다가 경산에서 거주하게 되었다.

북한에서 재단사였던 김련희씨는 패션디자인 직업학교에 다녔고, 1등으로 수료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늘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여 여권을 신청하였으나 발급되지 않았다. 정식으로 남한을 탈출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여권을 포기하고 밀항도 시도하였고 여권을 위조하기도 하였지만 다 발각되었다. 마지막 택한 것이 간첩으로 위장하기 위해 탈북자 몇명의 이름과 연락처를 메모해놓고 자진해서 경찰에 출두했다. 2014년 7월경 징역 2년형을 받고 6개월간 수감 생활를 하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이후 북한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실감에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 통일부를 방문하여 북한으로 송환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했다.

대구시 시민사회단체는 김련희씨 송환모임을 결성하여 그녀를 돕고 있다. 통일부에서는 그녀가 현행범으로 송환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김련희씨는 유엔 인권위원회에 구제 소청을 해놓은 상태다.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다. 이전 정부와는 다르게 북한과의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그녀가 북한으로 돌아가 부모와 딸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녀는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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