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에 대한 설명만 있을 뿐 책임은 지지 않아”

중요검사, 필수가 아닌 옵션으로 치부”

 언젠가부터 출근길 버스나 지하철, 길거리에서 라식, 라섹 수술에 관한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라식, 라섹 수술은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빠른 시술’, ‘가격 할인’ 등 자극적인 홍보 또한 이러한 인기에 한 몫 한다. 하지만 라식, 라섹 수술의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라식, 라섹 수술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고 부작용에 관한 실태를 고발하는 동영상도 다수 존재한다.

 지난 2014년 MBC 'PD수첩'에서 라식, 라섹 수술 후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과 부작용을 간과하고 수술을 마구잡이로 권하는 병원의 실태를 폭로해 많은 논란이 되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병원의 실태는 어떠한지 찾아가 보았다.

 지난 10일 강남의 한 라식 수술 전문병원에 방문했다. 병원에는 상담을 받으러 온 환자들로 가득했다. 들어오자마자 라식, 라섹 수술 (일명 레이저 시력교정 수술)건 수는 35만 건에 달한다는 광고간판이 제일 처음 눈에 들어왔다. 당일에 검사와 수술까지 모두 가능하다는 광고문구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먼저 30분 가량 눈에 대한 검사와 시력 측정이 이루어졌다. 사람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최첨단 기계들로 인해 검사는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그 검사결과를 토대로 상담을 담당하는 직원과 상담이 이루어졌다. 상담은 라식 수술과 라섹 수술의 차이점과 부작용에 대한 설명, 그리고 수술비용에 관한 내용으로 진행 되었다.

 먼저 라식 수술과 라섹 수술의 차이를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환자에게 맞는 수술을 권했다. 수술은 20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에 모두 끝이 난다며 간단한 수술로 취급했다. 그리고 부작용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다. 안구건조증, 각막혼탁, 야간 빛 번짐, 원추 각막증, 비문증 등 비교적 발생빈도가 높은 부작용 위주로 설명해주었다. 이 상담은 수술 담당의가 아닌 수술비용 전문 상담사에 의한 설명 이였다.

 부작용에 관한 설명이 끝난 후 추가 수술옵션에 관한 상담이 진행 되었다. 수술에는 다양한 부작용들이 있는데 그 부작용을 최소화 시켜주거나 후유증을 빨리 낫게 해주는 수술들이 있었고 그 중에는 원추 각막증을 예방해주는 각막 강화술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아벨리노 DNA’ 라는 유전적으로 수술이 부적합한 DNA인자 보유여부를 판단하는 검사도 있었다. 이 유전자는 700명 중 1명꼴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이 시력교정 수술을 할 경우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한다.

 이러한 추가 수술 및 검사 옵션에는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데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었다. 라식, 라섹 수술의 부작용에는 각막혼탁이나 원추 각막증과 같이 실명을 유발할 수도 있는 심각한 부작용도 있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 발생률을 낮춰주는 추가 수술은 필수가 아니라 그저 옵션에 불과했다.

▲ 옵션이 존재하는 레이저 시력교정수술. 수많은 옵션 중 소비자가 선택하고 책임져야 한다.
  사진 | 홍승우

 취재결과 약 20여 가지의 검사를 하는 동안 부서별로 5명의 관계자와 만나게 되었다. 이 중에 실제 수술을 하게 될 경우 환자의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는 없었다. 강남역의 다른 곳에 위치한 S안과와 J안과 또한 다를 바가 없었다. 이들 안과 모두 부작용에 대한 언급과 설명은 이루어졌지만 수술 담당의에 의한 상담이 아니였고 수술 후 부작용 대한 결과를 환자가 책임지도록 되어 있었다.

 나날이 발전하는 최첨단 장비와 기술로 시력 교정수술에 대한 부작용 발생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아직도 수술 부작용으로 인해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며 살아갈 피해자들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사람의 신체와 생명에 관련된 만큼 구체적인 제도가 필요하며, 안전을 더 이상 소비자만의 책임으로 떠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홍승우 주주통신원  woo789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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