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여름, 세월호 희생자 김유민 아빠인 김영오씨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46일간 단식농성을 했다. 그 당시 문재인 국회의원은 유민아빠와 같이 9일간 동조단식을 했다.

사실 문재인 의원은 유민아빠와 같이 단식을 하기 위해 세월호 광화문 광장에 간 것은 아니다. 유민아빠의 단식을 말리기 위해서 간 거다. 유민 아빠는 단식을 중단하면 특별법 제정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며 계속 하겠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의원은 유민아빠가 단식을 중단할 때까지 같이 하겠다고 선언했다. 9일 후 유민 아빠는 노모의 애원으로 단식을 중단했고 문재인 의원도 단식을 끝냈다.

쉬는 날인 토요일, 광화문에 나가 일일 동조단식을 3~4회 정도 했다. 하루는 이른 오전에 단식하고 있는 문재인 의원을 만났다. 사람들이 찾아와 말도 걸고, 손도 잡아주고, 사진도 함께 찍자고 요청했다. 나는 멈칫멈칫 구경만 하다가 그만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용기를 내어 막 말하려는 찰나 누군가 인터뷰를 시작했던 것이다. 인터뷰가 끝나고 나니 쉬셔야 한다며 또 누군가 천막 커튼을 쳤다. 그 이후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내 차례는 올 수 없었다. 나도 확 달려들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아쉬웠지만 인터뷰하는 모습을 찍은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 입을 꾹 다문 이 사진을 보면 뭔지 모를 슬픔이 내 몸 저 아래에서 숨죽이고 있다가 꿈틀대며 올라온다.

문재인 대통령 뒤에 손팻말에 겨레란 말이 보인다. 한겨레신문을 오려 붙여 만든 손피켓이다.

갑자기 그 사진이 생각나서 찾아보니 고이고이 잘 있다. 반가운 마음에 올려본다. 정의롭고 따뜻한 사람, 문재인 대통령. 그런 대통령을 갖게 되어 요새 우리 국민은 매일매일 행복하단다. 뉴스 보는 것이 드라마 보는 것보다 더 즐겁고 재미있단다. 입에서 웃음이 가시질 않는단다. 부디 이런 날들이 오래오래 갔으면 하고 바래본다.

편집 : 양성숙 부에디터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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