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언론, 종교, 문화예술 등 40여 명의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명진 스님 탄압을 함께 걱정하는 사람들’은 서울 종로구 혜화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종에서 제적당한 봉은사 전 주지 명진 스님의 승적박탈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함세웅 신부, 김중배 전 MBC사장,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문규현 신부, 박재동 화백, 손호철 서강대 교수, 양길승 전 녹색병원장,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정지영 영화감독, 최병모 전 민변 회장,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등 사회 원로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첫 발언에 나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승적박탈은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폭력적 탄압”이라며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에 앞장서 싸운 명진스님이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지 한 달도 되기 전에 승적이 박탈됐다.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하고 이번 결정이 잘못됐음을 밝히고 국민께 사과하기 바란다”며 “하루 빨리 명진스님께 승복을 다시 입혀드리는 절차를 갖추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법률적 잣대가 탄압의 도구로 도용되는 문제를 지적하고 “법의 이름 아래 인권 운동하는 사람들을 짓밟은 역사가 너무나 많다. 노동자들이 가장 가슴아파하는 것 역시 법의 이름으로 노동운동을 짓밟는 일”이라며 “이제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자 하는 시대가 열렸다. 우리 역시 불교계와 맞서려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촛불이 세상을 바꾼 이 역사의 전환기에 명진 스님의 승적 박탈은 촛불민심을 정면으로 거역하는 짓”이라며 “이명박이 명진스님을 봉은사에서 쫓아낸데 이어 이번엔 불교계에서 쫓아냈다. 이건 역사 전진에 대한 마구잡이 칼질이나 다름없다. 명진스님 승적 박탈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박재동 화백과 정연순 민변 회장, 손호철 서강대 교수가 기자회견문을 대표 낭독하고 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물어보는 질문엔 “불교계 내부의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이 있다. 오늘 원로들이 1차적으로 승적박탈 철회를 주문하고 있는데 이런 주장이 확대되면 적폐청산과 같은 보다 강한 구호가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조계종이 비판 언론을 지정해 취재ㆍ출입ㆍ광고 등을 금지한다고 하는데 오늘날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일”이다, “이런 일이 알려지면 언론계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각 분야, 시민사회에서 불교계의 적폐청산이 어떻게 전개될지 쉽게 예견할 수 없다. 다만 오늘의 이 자리가 불교계 문제를 사회 공론의 장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요상 주주통신원  yoyo04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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