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실천시민행동 보은모임 공동선언문>

공주취회, 삼례취회를 거쳐 1893년, 수만 명의 동학도들은 나라를 바로잡고 민을 편안하게 하겠다는 의지로 이곳 보은에 모였고 수만 명의 하소연을 조정이 계속 묵살하자 1894년 민은 가을부터 전국적인 저항을 시작했다. 그러나 고종은 외국 군사를 빌어 민을 탄압하려 했고 약삭빠르게 개입한 일본은 신무기를 이용해 한양 이남의 동학도들을 전멸시켰다. 외무대신 김윤식은 ‘믿을 것은 일본군 뿐’이라며 왜군 뒤에 숨어 동학도들의 섬멸을 부탁했다. 지배층과 피지배층은 다른 세상에 속해 있었다. 이어진 삼십여 년간의 일본강점이 원인이 되어 남북은 분단된 채로 다시 70여년을 보내고 있다.

해방이후 친일, 숭미 정권은 최근에 이르기까지 남북분단을 이유로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고, 역사를 왜곡시키거나 민을 감시하고, 선거를 조작하며, 끊임없이 남북의 긴장과 갈등을 이용해 전쟁의 공포를 조장해왔다. 물질만능의 천박한 자본주의 속에서 민은 경쟁에 내몰려 함께 잘 사는 것 보다 남보다 잘 살거나 남을 밟고 홀로 우뚝 서는 것이 성공이라 길들여졌다. 그러는 동안 분단을 통해 이득을 본 기득권 세력은 민을 개돼지라 칭하며 분단을 고착시키기 위한 술수를 부려왔다. 최근 드러난 청와대, 국정원, 국방부, 재벌들의 국민 속이기와 국민 길들이기는 120여년 전 서로 다른 세상에 속해 있었던 지배층의 작태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없다.

지난겨울 우리는 촛불을 들어 민을 기만하는 지배권력을 끌어내리고,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지도자를 뽑았다. 새 정부는 올바른 역사의식과 뛰어난 정치적 역량으로 쌓인 문제들을 하나하나 모두 청산하기를 희망한다. 무엇보다 지도층과 민이 다른 세상에 속해 있지 않음을 뼛 속 깊이 새겨 나라의 주인공으로 나란히 손잡고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함께 잘 사는 미래를 고민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안위와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한 술수를 아끼지 않았던 구태세력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들의 집념은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라를 팔아먹었던 조선말기 양반들의 그것보다 덜하지 않을 것이다.

갑오년 12월 17일 밤, 이곳 보은의 북실마을(종곡)에서 살을 에는 추위 속에 관군과 일본군 200여 명은 2600여명의 동학도들을 살육했다. 동학도들은 거의 전멸되다시피 했다. 그러나 21세기, 동학실천시민행동으로 다시 뭉친 우리들은 19세기 선배들이 피 흘리며 사라진 이 땅에서 다시 일어서려 한다.  두 번 다시 한반도의 누구도 외국의 군대에 의한 진압대상이 되게 하지 않으리라. 두 번 다시 지배자가 개돼지 취급하는 피지배자인 민으로 살지 않으리라.

광장에서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불탔던 촛불은 이제 전국 226곳의 시군구에서 흔들리지 않고 꺼지지 않는 촛불이 될 것이며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민이 역사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그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 너와 나, 사람이 하늘이라는, 모두가 귀한 존재라는 동학의 얼을 깊이 새긴다.

- 남북의 분단으로 깊이 새겨진 한반도의 상처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선다.

- 지역에서 뜻을 같이 하는 개인과 단체와 연대하여 사랑, 평화, 자유, 우애를 다지며 지역을 출발점으로 한반도 전역에 평화와 행복이 깃들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찾아서 한다.

-전국의 동학실천시민행동 조직은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며 격려하며 흔들리지 않는 한반도의 주역으로 성장해 나간다.

-새정부의 적폐정산을 앞에서 이끌고 뒤에서 밀며 사드반대, 북미간 평화협정 체결 등 시급하고 당면한 사건에 대해 공동 대응한다.

      2017. 6. 4. 동학실천시민행동 보은취회 참가자들 일동

 

6월3일부터 이틀동안 동학실천시민행동(이하 동행)은 보은 종곡리 북실마을 동학혁명기념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보은취회에서 신만민공동회를 열었다. 이번 민회에는 전국에서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보은취회가 열린 보은 북실마을은 갑오년 당시 동학군 최후 격전지의 하나로 1894년 12월 18일 일본군, 관군의 연합군, 동학군 2천6백 여 명이 희생당한 곳이다. 2007년 위령탑이 세워졌고 보은동학농민혁명공원이 조성되었다. 124년 전 전국에서 2만3천 여 명이 모여 보국안민을 외쳤던 보은취회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서 동학혁명의 전주곡이었으며, 평화적 촛불혁명의 원조로 평가되고 있다.

▲ 동학농민혁명군 위령탑이 있는 언덕으로 올라가는 계단
▲ 보은동학혁명공원에 세워진 위령탑 앞에서 서울팀과 함께..

이날 저녁 '동행'은 동학공원 인근의 보은 국민체육공단에서 신만민공동회를 열고 밤 늦게까지 조별로 진지한 논의를 걸쳐 실천의제를 정했다, (토론 내용 별첨)

▲ 새벽 두시 넘어까 진행된 신만민공동회에 약 100여명이 참가...
▲ 세월호 유가족인 다영아빠 김현동씨가 안전사회 건설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미국 LA에서 온 평화활동가 AOK 정연진 대표가 '평화운동의 대중화'라는 주제의 발표를 하고 있다.

6월 4일 아침에 열린 동학서당에서 원광대학 박맹수 교수는 ‘보은 동학취회와 촛불집회의 공공성’, ‘주체적 시민으로서의 실천’ 이라는 강의를 통해  “동학은 이 나라 5천년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다. 박근혜를 퇴진시키고 새로운 정부를 만들어 낸 '촛불 혁명' 뿌리는 동학이다. 동학은 아래로부터의 혁명이었고, 촛불혁명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다. 친일 청산, 평화 통일 등 적폐가 청산되고 모두가 존중받는 '사람이 하늘'인 세상이 온다면 제 2의 동학혁명은 완성된 혁명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동학서당을 맡아 강좌를 연 원광대학 박뱅수 교수

특강이 끝난 후 신만민공동회 참석자들은 동학혁명기념공원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전국 226곳의 시군구에 지역을 대표할 조직을 두고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민이 역사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사람이 하늘이라는 동학의 얼을 깊이 새기고 첫번째로 남북의 분단으로 깊이 새겨진 한반도의 상처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선다. 지역에서 뜻을 같이 하는 개인과 단체와 연대하여 사랑, 평화, 자유를 위해지역을 출발점으로 필요한 일들을 찾아서 하는 주역이 된다. 또한 새정부의 적폐정산을 위해 적극 지원하고 최우선적으로 사드반대, 북미간 평화협정 체결 등 시급하고 당면한 사건에 대해 공동 대응한다."고 발표했다.

공동선언이 끝난 후에는 장내리로 이동하여 보은취회지를 둘러봤다.  

▲ 124년전 보은취회가 열렸던 장내리 벌판...당시 전국에서 2만3천여명이 모였다고 함

마지막 일정으로 성주 소성리로 이동,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반대집회를 열고 사드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 신만민공동회 공동선언문에서 평화를 지킬 것을 결의하고 바로 성주 소성리로 이동해 사드배치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
▲ 성주에서 서울로 오는 길에 동행했던 동학원로 김성순 선생의 김천 덕천포도원을 둘러보고 일정을 마무리

 

(토론 내용)

발표 1 동학 정신 계승을 헌법 전문에 넣어야 한다

발표 2 동학 재단을 만들자.

발표 3 언론, 청년, 영화

- 미디어, 부패언론 개혁 : 언론관련 자문의원 국민추천제, 대안언론 콘텐츠 공영방송 활용, 노조탄압 언론 특별 지도 

- 청년육성 : 청년인턴제, 청년발언시간보장, 청년분과위원회 구성

- 동학 영화 제작 : 크라우드 펀딩, 양윤모, 윤근 등

발표 4 : 사드반대 투쟁

- 사드 반대는 생사존망을 다투는 사활적 과제

- 사드반대, 원천무효 총력 연대, 투쟁동력

- 동행의 결연한 행동 : 월1회

- 한미 정상회담의 협상 재고

발표 6. 문화 : 전국 동학 올레길 만들기

- 스토리텔링 : 쉽게, 동학길, 동학 정신길, 동학길 걷기대회

- 동학길 콘텐츠 개발, 동학 올레길 조직화

- 서소문공원 동학 역사 바로 세우기 동참

발표 7. 세월호 진상규명

- 생명이 존중 받는 안전한 사회 만들기

- 진실규명, 재발방지책 마련

평화협정 캠페인 팀 / 정연진 미주평화활동가

- 평화협정운동의 대중화를 위한 SNS, 리본, 스티커 활용

- 사드철회, 평화협정 알리기 평화마라톤 지역별 참여 (6.6 제주 강정 ~ 6.24 서울 광화문)

- 파주, 고양을 평화특별시로 제정, 평화정착 의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시범도시로 (이미 최성 고양시장이 추진중)

- 세계 한민족 해외동포 초청 놀이한마당을 개최해 식민과 분단으로 인해 해외에 흩어져 살게된 코리아 디이스포라들의 힘을 결집해 해외 동포들이 평화협정 촉구활동에 기여하도록 함

- 평화정착위한 노력 계속 확산 촉구/세계적 기구에 한반도 평화협정 협력 촉구

수련팀 : (미발표) 황선진, 정미라, 심국보

- 큰 일에는 큰 마음가짐과 각오, 한마음이 필요. 수련의 역할.

- 기회되면 황선진 선생의 밝은마을에서 주문수련의 시간을 갖자.

- 수련, 스스로 정진하겠다는 다짐. 동학의 수련은 21자 주문으로 한다.

 

편집 : 양성숙 부에디터

이요상 주주통신원  yoyo04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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