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하루가 다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그만큼 대지는 메마르고 있다. 밭작물은 말라가고, 모내기할 물도 모자란다. 어제 저녁 뉴스에는 하천에 물이 없어 래프팅도 할 수가 없단다. 관악산도 가물다. 관악산 암반계곡 동물들이 목을 축이는 곳이 있다. 한 겨울에도 얼지 않고 사시사철 넉넉한 물이 있었는데 이곳도 물이 많이 줄었다.
지지난주(6월3일)보다 좀 더 줄었다.
지난 4월 평상시 모습이다.
커피를 한잔 마시며 안타깝게 바라보는데 신기하게도 평상시 수위에 흰 줄로 표시가 되어 있었다.
수위에 맞추어 누가 바위를 판 것도 아닐 텐데 뭔 줄인가 싶어 가까이 가 본다.
꽃가루다. 만수위때 수면을 뒤 덮은 꽃가루가 바위에 자국을 남겨놓은 것이다.
지금 수위가 자연이 해 놓은 만수위 표시보다 한참이나 낮다.
아예 바짝 말라 버린 웅덩이도 많다.
벚꽃 잎으로 뒤덮여 있을 때다. 자리를 잘 못 잡고 깨어난 올챙이, 도롱뇽들은 몰살을 당했을 것 같다.
한겨울엔 얼음이 평상시에 이끼를 적혀주며 물이 흐르던 계단식 폭포도 말라버렸다.
바위틈에 자리 잡은 털중나리는 몸을 꼬며 자라고 있다.
수영장 계곡에서 늘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던 곳도 말라간다.
지지난주(6월3일)는 그래도 수위가 좀 높았다.
작년 5월 평상시 모습이다. 여기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 비가 와야 한다. 올챙이를 위해서도 말이다.
가물어도 버찌는 익어간다.
계곡가 털중나리는 예쁘게 피었다.
털중나리와 깔맞춤한 나비가 날아들었다.
함박꽃나무도 저 높이 아름다운 자태를 지닌 꽃을 매달고 있다.
박쥐나무에도 신기한 꽃이 피었다.
뿌리에서 지린내가 난다는 노루오줌도 풍성한 꽃을 피웠다.
어느 시인은 아이스크림 같기도, 먼지털이개 같기도 하다고 노래했다.
산딸나무 꽃도 한창이다.
아기 도롱뇽에게 손발이 생겼다.
바위틈에 가재가 보인다. 정말 반갑다.
관악산 가재여 우리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자.
그렇게 가문 산을 내려왔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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