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의 산 이름

완도의 산 이름이나 지명을 보면 이상하리 만큼 불교식 이름이 많다.

먼저 완도의 주산인 해발 644m의 상왕산(象王山)이 그렇다. 또한 이 산에는 주봉을 포함해 5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주산의 최고봉은 상왕봉(象王峰)이라 하고, 표기는 상황봉(皇峰)으로 한다. [상왕(象王): 불교에서 ‘부처’를, 코끼리 가운데 가장 큰 코끼리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위키백과] 혹자는 5개의 봉우리가 있다고 해서 오봉산이라고 부른다.

상왕산은 일제 강점기를 지나면서 상황(皇)으로 바뀌었으나 현재는 국토지리원을 통해 본래의 이름인 상왕(象王)으로 바꾸기 위한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

다음은 해발 601m인 백운봉(白雲峰), 해발 598m인 심봉(心峰), 해발 544m인 업진봉, 해발 461m인 숙승봉(宿僧峰)으로 모두가 불교와 관련이 있는 지명이고, 이 산 아래 마을 이름 또한 불목리(佛目里)라 하며 아주 특별한 불교적 이름이다.

우리 선대들은 지명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지었던 것 같다. 아마도 훗날 이 지명과 연관지어 질 일이 생길 것을 알고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숙승봉은 말 그대로 중이 자는 곳이란 뜻인데 사진의 바위 봉우리 중간에 바위굴이 있다. 그곳에서 스님이 공부를 하였다고 전해진다. 그 굴속에는 구멍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쌀이 나오는 구멍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물이 나오는 구멍으로 딱 한사람이 한 끼 먹을 수 있는 양만 나오는데 지인이 찾아와 두 사람 식량을 빼내고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아 그 굴에서 살 수 없어 그곳을 떠났다고 전해진다.

▲ 원불교 내 연못

그런데 숙승봉의 바로 아래에 원불교가 자리 잡고 있다. 이걸 우연이라고 해야 하는지, 우리의 선대들이 오늘이 있을 것을 예견하고 지명을 그렇게 지어 두었을까?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 좋은 말
▲ 좋은 말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마광남 주주통신원  wd3415@naver.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