깩살각시(자고, 紫姑)놀이

마광남 주주통신원l승인2017.07.31l수정2017.07.31 23:17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깩살각시(자고, 紫姑)놀이

 

우리의 놀이문화에 깩살각시 놀이가 있다.

깩살이란 풀의 이름으로 풀의 생김새가 흡사 머리카락 같이 아주 가늘다. 풀의 길이는 약 10여cm 정도인데 이 풀을 잘라서 수수깡에 묶어서 거꾸로 뒤집으면 긴 머리를 뒤로 넘기는 것처럼 되는데 이러한 모양이 되면 머리를 땋는 것처럼 풀을 땋아서 머리처럼하고 댕기도 같이 묶어 처녀의 모양을 만들고 각시놀이를 하였는데 지금은 그 풀조차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농약 비를 받아서인지는 몰라도 아무리 찾아보아도 불 수가 없다. 어릴 적 생각이 나서 다시 한 번 해보고 싶기도 하여 찾아보려고 나이 많으신 분들에게 물어도 보았으나 모두가 헛수고였다.

당시에는 모두가 깩살 풀로 이 놀이를 하였는데 오주연문장전산고 경사편 5권 논사2 풍속의 기록을 보면, 지금 우리나라의 계집아이들이 보리 잎[麥葉]을 따서 고량(高粱)의 개[䕸]에 붙이고 (고량이란 우리나라의 이름으로는 수수[蜀黍], 방언(方言)으로는 수수쌀[糖米]이라 하는데, 개는 수수의 고갱이[稭]다.) 두 갈래로 갈라서 가로 세로 땋아 낭자를 올린 다음 조그만 의상(衣裳)을 만들입히고 경대[粧籢]와 침구(寢具)까지 갖추는가 하면, 상수리의 껍질[橡殼]로 기부(錡釜 세 발 가마솥과 발 없는 가마솥) 같은 도구를 만들어 어른들의 살림살이를 흉내 내는데, 이를 각씨(閣氏)놀이라 한다. (각씨는 방언(方言)으로 젊은 부인을 말한다.) 상고하건대, 중국에도 이 같은 풍속이 있어 이름을 자고놀이라고 한다. 청나라 포송령 유선(蒲松齡留仙)의 요재지이(聊齋志異)에 그 기록이 보인다.

그러나 사람들이 거의 자고에 대한 출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유경숙(劉敬叔)의 이원(異苑)에, 자고는 본시 어느 집의 첩(妾)으로 큰 부인에게 쫓겨났다가 정월 상원일(上元日)에 충격을 받고 죽은 것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이날에 자고의 모형을 만들어 두었다가 밤이 되면 변소에서 그 신(神)을 맞이한다.

또 유서(類書) 오속상원잡시(吳俗上元雜詩)에서 '빗자루 점은 치마를 걸쳐 증험하네(추복타군험[箒卜拖裙驗])'라고 하였고, 한 주(注)는 '해진 빗자루(폐추,敝箒)를 치마에 매어서 점치는 것을 말하는데, 이름은 소추(掃箒)이다.'라고 되어있는데, 여기서 소추는 곧 자고이다. 소동파집(蘇東坡集) 자고신기(子姑神記)에, "황주(黃州) 곽(郭)씨의 집에 자고의 신이 내렸다고 하기에 내가 찾아가 보았더니, 초목(草木)으로 된 허수아비에 의복을 입혀서 부인의 모형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중국에서는 자고(紫姑)의 신이 부인의 모형을 흉내낸다 하여 이를 본떠서 이 같은 놀이가 생겨났고, 우리나라에 와서는 이를 더욱 효빈(效嚬)하여 각씨 놀이까지 생겨나게 되었으니, 자고는 본시 중국 사람들에 의해 조작된 것이고 그 전해진 것도 각기 다르다.

세시기(歲時記)에, 한 상인(商人)이 청호(淸湖)를 지나다가 청호군(淸湖君)을 만났다. 청호군이 무엇을 필요로 하느냐? 묻자, 다른 한 사람이 그 상인에게 그저 소원대로(여원,如願)만 해달라고 사정하라. 일러주어 그대로 말하니, 청호군이 그리하겠다고 허락하였다.

뒤에 그 상인이 한 비녀(婢女)를 데려왔는데 그 이름이 바로 여원(如願)이었고 무엇이든 요구만 하면 여원이 낱낱이 가져오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해 정월 초하루에 여원이 늦게 일어났다. 이에 그 상인이 여원에게 매질을 가하였는데, 그만 분양(糞壤) 속으로 들어가 없어져버렸다.

지금 세속에서도 이를 본떠서 정월 초하루면 가는 노끈으로 허수아비를 매어 분양 속에 던지면서 소원대로 해달라고 빈다.

그런데 그 이름이 처음에는 자고(紫姑)로 되었다가 다시 자고(子姑)로 달라졌으니, 고금을 막론하고 오류(誤謬)에서 오류로 전해지는 예가 으레 이와 같다.

우리나라는 밤이 되면 창틈으로 미세한 다듬이소리와 방망이소리가 서로 어울려 나는데, 가을철에는 그 소리가 더욱 청초(淸楚)하여 완연히, 다듬이질하는 방망이 소리 마음 절로 상하건만/ 먼 데 간 님 위해 가을밤에 옷감 두들기네/ 한 고시(古詩)의 의미가 들어 있다. 세속에서 이를 고색각씨(古色閣氏)의 다듬이소리라 하는데, 어디서 근거된 말인지는 알 수 없다.

이석(李石)의 속박물지(續博物志)에는 사람의 집에 서식하는 작은 벌레 하나가 있는데, 몸뚱이는 몹시 작으나 소리는 매우 청초하고 사람이 찾아내려 하면 금세 사라져버리므로 이름을 절충(窃蟲)이라 한다.

다시 말해서, 크기는 호마(胡麻) 반쪽만하고 모양은 쥐며느리[鼠婦]와 비슷하며, 두 개의 뿔에 빛깔이 하얗고 머리를 움직이면 소리가 난다. 하였고, 맹광조(孟匡朝)의 절충부(窃蟲賦)에는 '귀마(鬼魔)에 비한다' 하였는데, 지금 내가 말한 침충(砧蟲)이 바로 이것이다. 이 벌레를 향충(響蟲)이라 한다면 물리상감지(物理相感志)에 보이는 향충(響蟲)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이다.

어찌되었건 놀이의 방식은 다 같은데 여기에서는 보리 잎(맥엽, 麥葉)을 이용한 점이 다를 뿐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서 다를 수는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보리 잎을 사용했는지 모르겠으나 이곳 완도에서는 마치 머리카락 같이 아주 가느다란 풀이 있는데 이 풀을 깩살풀이라 하며 깩살각시 놀이라고 하였다.

편집 : 안지애 부에디터

마광남 주주통신원  wd3415@naver.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광남 주주통신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116-25) 한겨레신문사 참여소통 데스크  |  전화 : 02)710-0093  |  등록일 : 2015년 1월 15일  |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등록번호 : 서울 아03523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김광호  |  에디터 : 이동구  |  부에디터 : 안지애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광호
편집위원 : 김경애, 김미경, 박효삼, 서기철, 심창식, 양성숙, 정혁준, 김국화  |  객원편집위원 : 이미진, 유회중, 이다혜, 천예은
Copyright © 2017 한겨레: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