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스 자연경관보호구역

이번 여행기는 이틀에 걸쳐 관광을 한 카나스 공원의 전망대와 호수 그리고 인간정토(극락정토는 들어봤는데, 참 생소한 단어입니다.)라 불리는, 중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마을 허무촌(禾木村,화목촌)과, 역시나 천하제일탄(天下第一灘)인 오채탄(五彩灘)에 관한 내용입니다.

아마 여행 중 가장 눈이 시원한 일정이었고, 나름 산행도 즐겼습니다. 춘하추동을 다 경험한다는 쿤밍의 샹그릴라보다 카나스가 더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카나스국가지질공원’이라고 하는 보호구역입니다. 이곳에서부터는 무공해 전기버스로 갈아타고 첫날은 카나스 호수 방면으로, 다음날은 허무촌 투바인 부락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호수 부근에 있는 주차장에서 차를 내려 산행에 들어가는 초입입니다.

전망대를 향해 오르는 길이 아름답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6월의 따사로움과 싱그러움이 발걸음을 가볍게 하지만 송골송골 맺히는 땀방울은 여름을 느끼게 합니다.

위로 오를수록 경사는 급해지고, 더불어 가쁜 숨을 내쉽니다. 만만치 않습니다.

드디어 정상인 전망대에 오릅니다. 이름하여 관어정(觀魚亭). 멀리서 볼 때는 자연과 참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까이 이르러 보니 쓸데없이 위압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해발 2030m.

해발 600m 아래에 호수가 있는데, 그 곳에 사는 괴어를 관찰하는 정자입니다. 괴어는 커다란 붉은 색의 물고기라고 하는데 본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이거 또한 스코틀랜드 ‘네스호의 괴수’ 짝퉁은 아닌지? (카나스란 의미는 몽고어로 ‘아름다움, 신비함‘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참으로 빼어납니다.

카나스호! 알타이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얼음물 성질의 담수호라고 합니다. 해발 1,374m.

동서 길이로 25Km, 평균 폭은 2Km. 깊이는 평균 100m가 넘습니다. 8종류의 진귀한 어류가 살고 있다고 하네요.

사진 멀리 작은 유람선이 보이지요. 우리도 유람선을 타고 그곳에서 정박해 사진을 찍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전망대에서 그 방향으로 보면서 러시아 국경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주차장 쪽 입구입니다.

오른쪽으로 높은 봉우리를 보니 한 겨울입니다.

더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니 싱그러운 초원이 아지랑이와 함께 깨어나고 있습니다. 저 길을 따라 한없이 가다보면 또 다른 세상과, 다른 꿈을 꾸는 사람들을 만나지 않을까요?

2층으로 지어진 큰 규모의 리조트입니다. 저녁 9시가 넘어 도착을 했는데 아직도 해가 있고, 아침 6시에 눈을 떠도 해가 있습니다. 먼저 씻고 자려고 욕실에 들어가니 전기 온수탱크가 매달려 있습니다. 보통 전기 온수보일러는 처음에는 찬물이 나오지만 시간이 경과하면 점점 물이 뜨거워졌던 기억이 있어서, 탈의를 하고 샤워부스에 들어가 계속 물을 틀어놓고 이제나 저제나 물이 뜨거워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저 발에만 물을 뿌리며 기다리는데 점점 추워져 온 몸이 오들오들 떨렸습니다. 난방이 안 되는 침대 속에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어도 사시나무 떨듯 떨어야 했지요.

여행 내내 한방을 썼던 대만 인솔자가 와서야 방을 바꿔 온수로 목욕을 하고 잤습니다. 덕분에 독감에 시달렸지요. 자업자득입니다.

영어로 ‘Chink‘라는 단어가 있지요. 글자만 봐도 어원을 짐작할 수 있는 심한 욕입니다. 마치 ’짱깨’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데, 미국이나 유럽의 백인들이 아시아인을 경멸하며 쓰는 용어입니다.

요사이 중국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세계 어느 곳이나 관광지에서는 특급 손님이지만, 반대로 경멸과 멸시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저는 가장 큰 이유로 화장실을 더럽게 써서 먹는 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알려면 공중화장실을 보라는 말이 있지요. 한국도 한동안 어글리 코리안, 시간개념이 없어서 코리안 타임이라는 말을 들으며 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해외 여행지건 공항이건 신문지 깔아놓고 틈만 나면 고도리를 치고, 컵라면 먹으면서 안하무인 시끄럽게 떠들었던 그런 사람이 우리나라 사람이었습니다.

지금도 의외로 많이 배우고 나이도 지긋한 사람들이 아직까지 화장실 사용법을 몰라서 뒷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경우가 참으로 많더군요. 가까운 친구에게는 세면대 쓰고 나서 다음 사람 기분을 생각해서 물기라도 훔치고 나오라고 핀잔을 주지만 평소 습관이 안 되어 마찬가지입니다. 욕조에서 샤워를 할 때는 물이 밖으로 안 나오게 커튼을 욕조 안으로 쳐야 되는데 대부분 그냥 사용해서, 다음사람이 급하게 양말 신은 채 들어갔다가는 낭패를 봅니다.

김미경 선생님의 덴마크 여행기를 보면 남자들도 좌변기에서는 앉아서 소변을 보는 사람들이 70%가 넘는다고 합니다. 아마 교육이 되어서 젊은 층은 거의 다 앉아서 소변을 본다는 이야기이겠지요. 남자들은 구조적으로 여간 조심을 하지 않으면 밖으로 흘리게 되어 있습니다. 다음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그 사람의 수준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아들딸들은 우리보다 더 자주 해외도 나가고, 다른 사람과 한 방을 사용할 기회가 많겠지요. 영어, 일본어, 중국어 유창하지 않아도 무시당하지 않습니다. 뒷사람 배려하고 화장실 깨끗하게 사용하면 어디에서나 환영받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거기다 정직하면 날개를 달게 되겠지요.

제 딸이 친척들 모인자리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화장실 바닥에 떨어진 물 그대로 뒀다고 아빠한테 엄청 혼났다는 이야길 하더군요. 저는 물론 잘해줬던 기억만 선택적으로 하는지라 생생하지는 않지만, 공부를 안 한다고 혼낸 적은 없는 거 같고, 화장실을 지저분하게 사용하면 반드시 지적을 했을 것입니다.

얼마 전에 아직 대학생인 제 딸이 대만에 와서 둘이 함께 타이뻬이(臺北) 여행을 하면서 한 방을 사용했습니다. 먼저 사용한 세면대에 물방울은커녕 머리카락도 다 치워놓고 바닥도 아예 보송보송한 타월을 깔아놓아서 맨발로 다닐 수 있게 하더군요. 좀 심하긴 하지만, 앞으로 어딜 가서 어떤 룸메이트를 만나도 결코 무시당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허무촌(禾木村,화목촌)은 해발 1,124m의 분지와 해발 2,300m에 이르는 산으로 둘러싸인 투바인들의 집단 주거지역입니다. 투바인들 역시 몽골족의 한 갈래입니다. 가옥은 통나무를 사용하여 컨테이너처럼 짓고, 그 위에 지붕을 만들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붕 아래 공간은 비어있어서 물건을 말리기도 하고 저장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더군요.

땀을 많이 흘리며 올라간 전망대입니다. 자연 그대로를 잘 살렸습니다. 일행 중에 많은 고령자들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오르기를 포기했지요.

전망대에서 바라본 허무촌 전경입니다. 흐르는 강을 중심으로 마을을 이루는 분지와 산악지역으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마을 반대편으로 보이는 산악지역입니다. 가까이 보이는 산 뒤로 더 높은 산에는 녹지 않은 눈이 많이 쌓여있습니다.

오채탄(五彩灘)입니다. 옆에 보이는 하천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서쪽으로 흘러 북빙양(북극해)으로 흘러들어가는 하천이라고 합니다. 오채탄은 전형적인 야르당(yardang,雅丹)지형으로 사암과 진흙이 오랜 세월동안 바람과 비에 의해 침식되어 형성된 작은 언덕입니다.

편집 : 안지애 부에디터

김동호 주주통신원  donghokim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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