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안도 다다오' 작품

김미경 편집위원l승인2017.08.03l수정2017.08.0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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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건축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 그런데 이 건물을 보고는 그만 홀딱 반해버렸다. 바로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글라스 하우스>다. 제주 섭지코지에 있다. 유리를 통해 자연과의 교감을 강조했다는 <글라스 하우스>는 정동향을 바라보는 곳에서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있는 2층 건물이다. 바다를 바라보는 건물 전면에는 지그재그 정원이 있다. 마치 거친 제주 바람과 파도를 달래가며 꽃들이 함께 놀 수 있도록 여유 공간을 준 듯 하다.

▲ 정면에서 본 글라스하우스
▲ 글라스 하우스 앞 지그재그 정원
▲ 지그재그 장원
▲ 멀리서 본 글라스 하우스의 측면
▲ 뒤에서 본 글라스하우스
▲ 글라스 하우스 뒤에서 바다 쪽을 보면 정면에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안도 다다오는 1941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그는 정식으로 건축 관련 공부나 훈련을 받은 사람이 아니다. 최종 학력은 고졸이다.

▲ 안도 다다오(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공고를 졸업하고 목수로 일하던 1962년, 근대 3대 건축가 중 한 사람인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에 감명 받아 건축 공부를 하러 파리로 간다. 1969년까지 유럽을 돌아다니며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하고 일본으로 돌아와 <안도 다다오 건축연구소>를 설립한다. 학력도 사회적 기반도 없어 좌절과 실패를 겪었지만, 10년 만에 1979년 일본건축학회상을 타면서 건축가로 인정받게 된다. 다시 10년 후인 1989년 프랑스건축아카데미 대상을 타면서 세계에서도 인정받는다. 1995년도에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했고, 2002년에는 미국건축가협회 대상도 받았다.

학계에서도 인정받아 1987년 예일대 객원교수를 시작으로, 콜럼비아대 객원교수, 하버드대 객원교수를 거쳐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도쿄대 공학부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안도 다다오'는 콘크리트 재질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노출콘크리트 건축물 속에 자연을 담아낸다. 그는 '건축이란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넘어 자연과 교감, 비일상적 공간의 체험과 같은 미학적 기능을 구현해야한다'고 말한다.

대표적 건축물은 1989년 오사카에 지은 <빛의 교회>와 홋카이도에 지은 <물의 교회>, 1995년에 지은 <나오시마 현대미술관>이다. 그는 <나오시마 현대미술관>으로 1995년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 빛의 교회(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 물의 교회(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 물의 교회(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 나오시마 현대미술관(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한국에는 총 5개의 작품이 있다. 제주에 3개, 원주에 1개, 서울에 1개. 제주 섭지코지에 <글라스 하우스>, <유민박물관> 두개가 있다. 한 개는 전통공예와 현대공예를 함께 전시하고 있는 제주도 중문 근처의 <본태미술관>이다. 나머지 2개는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이전 한솔뮤지엄)>과 서울 종로구에 있는 <JCC 아트센터>다.

‘안도 다다오’는 <글라스 하우스> 바로 옆에 건물을 하나 더 설계했다. 자연과 명상을 주제로 지었다는 <지니어스 로사이(그 지역의 수호신이라는 뜻)>다. 지난 6월 12일 <유민박물관>으로 명칭을 바꿔 재개원했다.
 

▲ 저 돌 무덤 속에 유민박물관이 숨겨져 있다.
▲ 입구
▲ 박물관 진입 전 야외 연못
▲ 박물관 진입 전 야외 정원

▲ 박물관 진입 전 야외 정원

▲ 박물관 진입 전 야외 정원. 현무암과 콘크리트 벽이 잘 어울린다.
▲ 입구. 양쪽으로 물이 흘러 내린다.
▲ 박물관으로 내려가는 길
▲ 미로 같이 생긴 길을 따라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길
▲ 건물 내 뚫린 외벽에서 보이는 성산일출봉. 안도 다다오는 건물 내 이런 숨통 공간을 만드는 것이 특징..

그런데 ‘유민’이 누굴까? 바로 중앙일보 회장이었던 홍석현의 아버지 고 홍진기다. 홍진기 맏딸, 홍라희는 이건희 부인이다. 둘째 딸 홍라영은 5공 안기부장 노신영 며느리다. 그럼 홍석현 부인은 누구일까? 바로 인혁당 간첩조작 사건 주범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신직수 장녀 신연균이다. 곧 홍진기는 존경받지 못하는 자본권력과 사돈을 맺었고, 부패한 유신권력, 군사독재권력과도 사돈을 맺었다. 홍진기 본인도 만만찮은 사람이다. 홍진기는 일제 때 판사를 지냈다. 이승만 정권이 발탁하여 법무부 장관 재직 시 이승만에게 계엄령을 건의했다. 4.19혁명이 일어났을 당시 경찰의 시민발포를 결정한 내무부 장관이었다. 4.19혁명 후 사형선고를 받았는데 5.16 군사구테타 후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 중 홍진기만 소리 소문 없이 풀려났다. 이후 삼숑일보라 조롱받는 중앙일보를 창간했다.

<유민박물관>에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서야 ‘유민’이 홍진기라는 것을 알았다. 미리 알았다면 <유민박물관>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아마 그래도 들어갔을 거다. '안도 다다오' 작품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유민박물관>에는 홍진기가 생전 오랜 시간을 걸쳐 수집한 유리공예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전시작품은 흥미로웠지만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이 ‘유민’ 수집품을 위한 단독 전시관으로 쓰인다는 사실은 씁쓸했다. 

▲ 유민박물관 내 유리공예품
▲ 프랑스 아르누보의 대표 예술가인 에밀 갈레의 버섯 램프. 명작이라고 한다.

제주도에 있는 안도의 세번째 건축물은 2012년 건축한 <본태미술관>이다. 본태(本態)라는 말은 본래의 형태라는 뜻으로 인류 본연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기 위해 설립되었다고 한다. 전통공예와 현대공예을 전시하고 있는 <본태미술관>은 입구부터 전통과 현대의 어우러짐을 느끼게 해준다.

▲ 본태미술관 입구

 

▲ 전통기와와 콘크리트 건물 그리고 건물 사이로 보이는 하늘
▲ 왼쪽 검은 벽에서 물이 계속 흐른다.
▲ 2층 옥상 정원
▲ 2 전시실에서 바라본 전경
▲ 점호박을 그리는 일본 미술가 '쿠사마 아요이'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제3 전시실 전경
▲ 연못정원을 가진 건물
▲ 정원. 수국이 한창.

<본태미술관>도 현대가 고 정몽우 회장 부인 이행자씨 소유다. 그녀는 30년간 수집한 소반, 보자기, 목가구 등 전통민예품을 전시하기 위해 <본태미술관> 설계를 의뢰하였다고 한다. '예술품과 자본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건가' 생각에 전시물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 실내 전시된 소반과 보자기, 조각보. 콘크리트 벽체는 공예품을 돋보이게 한다.   

3개의 작품을 보고 나니 '안도 다다오'가 좋아하는 소재를 알 것 같다. 노출콘크리트 건물에는 늘 물이 있고, 하늘이 있고, 돌이 있고, 풀이 있고, 자연을 엿볼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다. 자연이라는 소재로 콘크리트 건물에 숨통을 틔워주며 정화하고 있는 거다. 어쩔 수 없이 도시문명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자연을 접하게 해주려는 그의 건축물에서 그 또한 자연을 그리며 사는 사람일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서울에 살면서도 재능교육이 세운 <JCC 문화센터>는 가보지 못했다. 재능교육은 노동자가 총 2076일 농성한 끝에... 혜화동성당 종탑에서 202일 고공농성 끝에... 노사합의 해결을 한 기업이다. 여성노동자가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 할 때, 재능교육이 그들에게 보여준 지독한 반인권적 탄압은 악명이 높았다. 그래서인지 <JCC 문화센터> 보다는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을 더 가보고 싶다. 산 정상에 있는 <뮤지엄 산>은 건축물을 산의 일부분으로 느끼도록 지었다고 한다. 어떻게 산과 조화를 이루며 문화를 전시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사진출처 기사 :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462926.html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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