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칼럼] 급조 수능 개편안, 교육개혁과 거리 멀다

이현종 주주통신원l승인2017.08.11l수정2017.08.1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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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수능개편안을 발표하였다. <1안>과 <2안>을 내놓고 둘 중에서 결정하겠다고 한다. <1안>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탐구, 제2외국어•한문 중에서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만 절대평가로 하고, <2안>은 전과목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방안이다. <1안>이든 <2안>이든 교육문제를 개선하지는 못할 것 같다.

<2안>은 절대평가라는 말만 들으면 긍정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어차피 9등급으로 구분을 한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은 현재의 수능과 비슷하게 등급올리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1안>은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몇 개 과목만 상대평가하면 그 과목에 더 집중하는 쏠림현상까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학교교육의 파행화가 더 심해질 것이다. 이런 개선안이라면 학생들이 혼란스럽지나 않게 차라리 그냥 그대로 놔두면 좋겠다.

수능개편의 의도가 무엇인가? 황폐화된 학교교육을 정상화시키고 과열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1안>이든 <2안>이든 현행 제도와 본질에서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과목이 늘어 학생들의 부담만 늘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묻겠다. 개편안대로 하면 학교교육이 정상화되겠는가? 과열경쟁의 부작용이 사라지겠는가? 아닐 것 같다.

우리 교육을 이야기하면서 누구나 지적하는 것이 ‘시대에 맞지 않는 주입식 교육’과 ‘학생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과열 경쟁’이다. 이는 수능의 영향력을 최소화시키는 일만으로도 많이 개선될 수 있다.

중등학교에서 교실 수업을 통제하는 것은 수능이다. 그런데 수능은 선다형이다. 수능 점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문제풀이에 익숙해져야 한다. EBS 문제집을 풀이하고 자습서 속의 정답을 암기해야 한다. 자기 정체성도 지적 창의성도 생각해볼 겨를이 없다. 오직 정답과 오답을 선별하는데 길들여져야 한다. 그러다보니 획일화될 수밖에 없고, 흑백논리에 길들여질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토론이나 수행활동을 효용성 없는 교육으로 여긴다. 이대로라면 4차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교육은 고사하고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길과도 거리가 너무 멀다. 그렇게 되면 어렵게 만들어가는 우리의 민주주의도 갈수록 퇴보할 수밖에 없다. 경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 한겨레 자료사진

이를 극복하고 학교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선다형 문제인 수능의 영향력이 최소화되어야 한다. 그래야 학교에서 토론수업도 할 수 있고, 실험을 비롯한 창의적 수행활동도 할 수 있다. 그래야 학교에서 서술형 평가 비중도 높아질 수 있다. 그래야 교실이 살아날 수 있다. 그리고 국정과제에서 밝힌 ‘교실혁명을 통한 공교육을 혁신’도 희망을 찾을 수 있다. 그 방법은 다시 강조하거니와 수능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격고사화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게 되면 변별력이 없다고 걱정하며 상대평가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누구를 위한 변별력인가? 실제로는 최상위 소수를 위한 변별력이다. 왜 그 소수 몇 명 때문에 교육이 황폐화되고, 대다수 학생이 줄세우기 당하고 인생이 낙인찍혀 행복을 빼앗겨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선별이 필요하면 그 방법은 얼마든지 다른 데서 찾을 수 있다. 내신성적과 학생부종합평가를 통해서도 평가는 충분하지만 다소 부족하다면 자기소개서나 논술을 곁들여도 된다. 장차는 대학졸업정원제도 고려해볼 만하다.

물이 들 때 노를 저으라고 했다. 지금 개혁을 놓치면 우리의 교육은 이제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언제까지 청소년들이 희망을 버리고 절망의 늪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마지막으로 새 정부에 할 말이 있다. 새 정부는 국정운영계획에서 ‘무한 경쟁교육을 버리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반가웠다. 그런데 새 정부의 교육개혁 첫단추끼우기가 이상하다. 교육개혁이 성공하려면 과거정부의 행적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과거 정부는 교육문제를 다루면서 진정한 개혁보다는 적당히 국민들의 눈속임 수준으로 교육을 만져왔다. 그 결과 교육 환경은 계속 악화되었을 뿐 개선된 적은 없었다. 교육을 교육으로 접근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국무총리가 교육부장관을 대신해서 속도조절을 언급한 것도 우려스러웠다. 벌써 교육이 정치적으로 만져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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