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인종우월주의 “캐리 벅 사건”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지난 12일 백인우월주의들이 총을 들고 대규모 폭력시위를 벌였고, 이로 인해 3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쳐 버지니아주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는 뉴스가 떠들썩했어요. 이들은 나치 상징 깃발을 흔들며 ‘피와 영토’ 등의 구호를 외쳤다지요. 

버지니아주에서 KKK단 등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다시금 준동하는 것은 트럼프대통령이 선거에서 이들에게 ‘백인우월주의정책’을 예고했기 때문이지요. 
“트럼프는 약속을 지켜라!”는 구호도 나왔다고 해요.

▲ ( 구글 이미지 검색 '캐리 벅'에서)

1927년 버지니아주의 캐리 벅이라는 아가씨는 아주 놀라운 일을 당했어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가가  캐리 벅이라는 아가씨를 강제로 불임시술을 할 수 있도록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열등한 사람이 임신과 출산으로 사회의 부담을 주는 것을 방지”한다는 것이지요. 


캐리가 어렸을 때 가난했던 엄마가 이혼하고, 이복남매를 키워야 했던 엄마는 구걸도 하고 결국 몸을 파는 일까지 하게 되었지만, 초등학교 시절 캐리 벅의 담임은  그녀를 ‘행동거지와 수업 매우 훌륭함’이라는 평가를 쓰기도 한 정상적인 아이였다고 합니다. 그녀는 결국 1927년 수용 시설 내에서 강제 불임시술을 당했어요. 캐리 벅 판결이후 그녀가 수용되었던 수용소에서만 약 8 천 명이 불임시술을 당했구요.


‘벅 대 벨’ 재판이 끝나자 다른 주들도 버지니아 주를 모델로 법률을 만들고 불임시술을 시행했는데, 1950년대 후반까지 미국에서 강제 불임수술을 당한 여성이 거의 6만 명에 이르렀다고 해요. 나치독일은 1933년 “우생학적 불임시술법”을 모델로 한 법률을 제정해서 제정 일 년 만에 무려 5만 6천명 이상이 강제불임수술을 받았고, 12년 만에 약 200 만 명에 이르는 ‘결함있는’ 사람들이 강제시술을 당했다고 합니다. 

2002년 버지니아 주는 ‘벅 대 벨’ 판결 75주년을 맞아 ‘버지니아가 우생학 운동에 참여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고 하는데요. 버지니아주에서 무기를 든 극단적 인종우월주의자들이 다시 판치는 세상을 보니, 정말 정치적 권한을 지닌 리더 한 사람에 의해 나라가 어찌 될 수 있는지 보게 됩니다. 
 
민주주의는 늘 깨어있는 눈으로 지켜보며, 시민들에게 주어진 시민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여 지켜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각성을 하게 됩니다. 

( 교육연구소 배움, 갈등전환지원센터 서진희)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서진희 주주통신원  sjhknc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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