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비정규노동자들의 쉼터 ‘꿀잠’이 영등포 신길동에 문을 열었다.

우직한 사람들의 사랑과 연대의 기적으로 ‘꿀잠’이 세워졌다.

‘꿀잠’은 부당하게 해고된 비정규노동자들이 거리에 나서 복직운동을 하면서 광화문 광장과 투쟁 현장 등 거리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는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잠만이라도 편하게 잘 수 있는 집을 만들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2015년 7월 기륭노동자 투쟁 10주년 행사에서 지하철 노조 황철우씨가 맨처음 제안하여 그해 12월 '비정규노동자들의 집 추진위원회’가 발족되었다. 이어 2016년 6월 창립총회를 열고, 같은 해 7월 사단법인 ‘꿀잠’이 출범했다.

2년 동안 각계각층 2000여 명의 후원금이 모아져 올해 3월 영등포 신길동에 위치한 낡은 4층짜리 건물을 구입하고 4월부터 연인원 1000여 명이 '재능 기부와 연대'로 함께 땀을 흘려서 100일 만에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 짓고 문을 열었다.

약 12억원이 들어간 건물 매입비용은 사회 각계에서 보내온 후원금, 전시회 물품 판매 수익금 등으로 6억원을 마련했고, 건물 2, 3층은 기존 임대로 유지하고 부족한 부분은 은행 대출로 충당했다. 

▲ 백기완 소장이 개소식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백기완 소장과 문정현 신부는 지난해 7월 청운동 류가현 갤러리에서 서각과 서예 전시회를 열어 판매수익금 전액 2억원을 내놓았다.

'꿀잠' 이사장을 맡은 조현철 신부는 “2000여 명의 후원과 연인원 1000여 명의 재능연대로 지어진 집이다. 꿀잠과 함께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꿈꾸고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김소연 총괄 운영위원장은 “후원과 연대로 만들어진 '꿀잠'에 계속 마음을 모아달라. 여러분을 믿고 힘차게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꿀잠’은 비정규직·해고노동자들의 쉼터 뿐 아니라 전시, 공연,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옥탑에는 쉼터 ‘푹잠’과 옥상정원 ‘꽃밭’, 4층에는 ‘단잠’, ‘온잠’, ‘굳잠’이라는 이름의 방과 샤워실 ‘멱’이, 1층에는 카페 겸 공용식당 ‘까페 꿀잠’과 장애인 쉼터 ‘잠콜’, 지하는 전시공간 ‘땀’과 문화교육공간 ‘판’이 마련됐다.
숙소로는 4층에 20명, 옥탑방에 5명 가량 잠을 잘 수 있다. 잠 잘 공간이 필요한 비정규 해고노동자들은 간단한 상담을 거쳐 무료로 공간을 이용할 수 있고 사회운동가들도 무료나 실비로 이용이 가능하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이요상 주주통신원  yoyo04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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