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여인철 주주통신원은 '유라시아대륙횡단 평화마라톤' 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이다. 제주강정에서 광화문까지 달린 ‘사드철회와 평화협정을 위한 평화마라톤’을 주최한 평화협정행동연대 공동준비위원장이기도 하다. 

9월 1일, 어제 현지시간 9시, 강명구 선수는 구한말 이준열사의 자주독립의 한이 서린 네덜란드 헤이그 이준열사 기념관 앞에서 ‘유라시아대륙횡단평화마라톤’의 첫발을 떼는 출정식을 갖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준열사 기념관장은 강명구선수가 북한을 통과해서 남쪽으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했더니, 마라톤 조직위를 이적단체 취급하고 강선수를 ‘빨갱이’라 하였다 합니다. 아침부터 사람들을 동원해 기념관 앞에는 얼씬도 못하게 해, 그 앞에서는 사진 한 장 못 찍고 100미터쯤이나 물러나 조촐한 출정식을 가지려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에서 출동하였답니다. 기념관측에서 신고를 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출동한 네덜란드 경찰이 ‘유라시아대륙횡단마라톤’ 얘기를 듣고는 놀라서  "Success!" 하라면서 같이 사진까지 찍어주었습니다.

이준열사 기념관장이라는 직함이 부끄러울 동포는 훼방을 놓고, 오히려 아무 상관없는 이민족 경찰들은 환호하는, 이 웃지 못 할 씁쓸한 에피소드를 남기고 강명구선수가 어제 그 위대한 여정의 첫발을 뗐습니다.

아마 지금은 두 번째 날, 뛰기 시작한지 오전이 지나고 오후가 될 듯합니다.

남북이 갈라져 서로에게 총부리를 들이대면서 살아온 지 70년 세월, 이젠 화해하자고... 같이 평화롭게 잘 살아보자고... 다시 하나로 뭉쳐보자고... 그런 큰 뜻을 품고 강명구선수가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16,000km라는, 인간 능력의 한계를 의심케 하는 어마어마한 거리를 이제 막 출발했습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도전에 나서서 인류사에 전에 없었던 금자탑을 쌓으려는 강명구선수가 부디 그 도전에 성공하길 빌 뿐입니다.

유라시아평화마라톤 조직위 공동조직위원장 여인철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여인철 주주통신원  ymog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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