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갤러리] 안병렬 주주통신원

대구시의 중앙로
으슥한 뒷골목 지하다방 시나브로
그 누가 이 이름 지었던가?
시나브로 가는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인다.
온 종일 죽치고 앉아 잡담으로 시간을 죽인다.
누가 암에 걸렸고 누가 죽었고 누구는 치매에 걸렸고
어디가 아픈데 어느 병원이 좋고 무슨 약이 효과가 있고
드디어 정치 이야기엔 언성이 높아지고
죽일 놈, 죽일 놈, 죽일 놈 뿐 살릴 놈은 여자 한 분뿐이다.
여기 오직 하나의 꽃
50대의 마담은 조용히 과일 들고 다가가 다독인다.
시나브로 언성도 낮아진다.
시나브로 노인도 줄어진다.
시나브로 새 노인이 채워준다.
시나브로 시나브로
저 예쁜 마담도 시나브로 늙어간다.

안병렬 주주통신원  anbyung1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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