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땅의 희망

그동안 신장 북쪽을 여행하였다면 마지막 회는 톈산(天山,천산)남쪽으로 이동하여 키질 석굴이 있는 쿠처(庫車,고차)에서 출발 쿠얼러(庫爾勒,고이륵)에서 일박하고 우루무치(烏魯木齊,오로목제)로 되돌아가는 약 900여 킬로미터를 이틀간 이동하는 신장의 남쪽 여정입니다.

▲ 출처: 위키피디아 사진의 쿠차는 쿠처(庫車,고차), 쿠를리는 쿠얼러(庫爾勒,고이륵)입니다. 노란 실선은 실크로드를 나타냅니다.
▲ 붜스텅(博斯騰,박사등)호.

들어가는 입구에 蓮海世界(연해세계)라고 큰 표지판이 걸려있는데 ‘연꽃 바다 세계’라고 번역을 해야 하나요? 위의 지도 쿠를리 우측 파란 지점이 바로 이 호수입니다. 실제로 고대에는 서해(西海)라고 불렸고, 당나라 때에는 어해(魚海)라고 불리다 청나라 때부터 붜스텅호라고 부른답니다.

중국에서 가장 큰 내륙담수호라고 합니다. 가장 큰, 천하제일이 하도 많아서 내륙, 담수 등을 잘 살펴봐야 구분을 할 것 같은데, 이미 제 머리 용량을 벗어났으니 그냥 바다같이 큰 호수로 해석을 해야겠습니다.

실제로 갈대밭도 바다고, 연꽃도 또한 끝없는 바다입니다.

여행 중에 먹어보는 색다른 음식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하지만 입이 짧아서 보기에 이상하고, 향이 익숙하지 않으면 뇌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저는 먹는 것이 즐거움이 아니라 고행입니다. 하지만 과일은 대부분 맛이 있기에 과일이 나오면 눈치 봐가면서 더 먹고, 주로 야채 반찬을 먹습니다.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 투루판에 이르자 눈에 띄는 음식점에 빤몐(拌麵,반면, 비빔국수)이란 간판이 많이 보였습니다. 주유소에도 비빔국수를 판다고 간판을 내걸었고요.

동소맥(冬小麥), 겨울밀의 뜻입니다. 9월에 파종을 하고, 영하 40도의 겨울을 견딘 후, 사막의 뜨거운 태양을 하루에 15-6시간 쬐는 일조량으로 성장을 하면서 영그는 겨울 밀! 6월 말에 수확합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세계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맛이라고 합니다.

밀가루 반죽에 소금 외에는 아무 것도 넣지 않고, 엉성한 수타 솜씨로 면발 굵게 대충 뽑고, 끓는 물에 몇 분 넣었다가 그다지 깔끔하지 않은 주인 남자가 찬 물에 몇 번 쪼물쪼물하더니 대충 이빨 빠진 그릇에 맨손으로 잘라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반찬을 따로 식탁에 올려주었는데 저는 그림에 보이는 토마토 계란 볶음과 야채 한 가지만 추가해서 뒤적뒤적 비벼서 먹었습니다. 보기와는 달리 정말 맛있습니다. 더 줘도 먹을 수 있었는데,,,

저희가 들어간 식당은 위 同心苑(동심원) 식당입니다. 청진(淸眞)은 이슬람교, 회교를 나타냅니다.

아래 사진은 ‘소씨가 운영하는 회족 가정식 비빔국수’라는 의미입니다. 신장에 거주하는 회족(回族)은 약 5%인데 모두 이슬람교를 믿습니다. 중국 전역에 약 1,000만이 살고 있는 소수 민족입니다.

▲ 하미꽈(哈蜜瓜,합밀과)를 차에 싣고 와서 팔면 금세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위 지도에서 투루판 우측으로 하미라는 지명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나오는 멜론이 그 유명한 하미꽈(哈蜜瓜,합밀과)입니다. 하미지역에서 잘 익어 수확한 하미꽈는 그 당도가 어떤 과일과도 비교불가입니다. 사각거리는 식감과 엄청 달면서도 불쾌하지 않은 맛입니다.

▲ 신장리즈(新疆梨子,신강 배) 사진출처: 每日頭條(kknews.cc)

또 하나 신장(新疆,신강) 특산 과일 중에 배가 있습니다. 혹시 중국 여행 중에 신장 배를 만나면 주저 없이 드십시오. 어린아이 주먹만 하고 울퉁불퉁 못생겼으며 초록색을 띠고 있습니다. 껍질째로 그냥 먹습니다.

중국의 실세 등소평과 영국 대처수상이 만나 홍콩반환을 협상할 때 이야기랍니다. 당시 회의석상에 10가지(?)의 엄선된 과일이 테이블에 놓였는데, 회의장의 중국 관료들은 몹시 난감했었다고 합니다. 처음 보는 못생긴 과일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으니까요.

회의가 끝나고 일어서는 순간 과일을 집으려는 대처를 향해 누군가 말을 걸었고, 눈을 돌리며 무심코 손에 잡히는 과일을 집었는데 하필 그 못 생긴 배였답니다. 대처 수상도 처음 보는 과일을 집고는 다시 놓을 수도 없어서 떨떠름하게 한 입 베어 물고, 보는 중국인 참석자들은 내심 긴장을 하면서 지켜보는데, 대처수상의 표정이 서서히 풀리면서 다시 한 입 더 먹고는 이게 무슨 과일이냐고 묻더랍니다. 담당자를 불러 확인을 했는데 신장에서 생산된 배라고 대답했고, 그 다음부터 영국으로 수출하여 엄청 고가에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 다른 과일 대신에 회의 테이블에 올랐다고 하네요.

신장지역은 온도차이가 크고, 여름에는 일조량이 월등히 길며 비가 오지 않아 사막화 된 땅입니다. 이런 곳에서 과일을 키울 수 있으면 그야말로 최고 품질의 과일을 생산할 수가 있겠지요. 가이드 말에 의하면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 지역에서는 이미 최상의 포도를 생산하여 수출도 하고, 자체적으로 고품질의 와인도 생산한다고 합니다. 목화도 대량 재배를 하고 있다고 하면서, 중국 정부에서는 남부지역의 양자강 물을 사막까지 끌고 와서 농업혁명을 일으킬 계획이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사실 여부는 확인을 못하지만 흥미 있는 일입니다.

▲ 우루무치로 향하는 길에 만난, 설산을 배경으로 달리는 고속철.

곳곳에 수없이 돌아가고 있는 풍력발전기와 이미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고속철, 고속철 뒤로 바람을 차단하는 벽이 다른 곳과는 다르게 설치가 되었습니다.

▲ 홍산(紅山)공원

우루무치로 돌아와 홍산 공원에 들렸습니다.

▲ 우루무치의 상징 홍산탑(紅山塔)
▲ 홍산 공원에서 바라본 시가지.

우루무치는 설산을 배후로 고층 빌딩들이 즐비한 큰 도시입니다.

이상으로 신장의 북쪽 지역을 주로 돌아본 여행기를 마칩니다.

편집 : 안지애 부에디터

김동호 주주통신원  donghokim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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