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된 시 '부치지 않은 편지'

양성숙 편집위원l승인2017.10.05l수정2017.10.11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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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중에는 시를 노래가사로 사용한 곡들이 있다. 김광석이 부른 '부치지 않은 편지'가 그렇다.

'부치지 않은 편지'는 정호승 시집 <새벽편지>에 들어있는 시다. 정호승 시는 대중에게 많이 읽히고 여러 시가 노래로 불리어졌다. 이동원의 '이별 노래'란 곡도 정호승 시다. 오늘은 '부치지 않은 않은 편지'만 들어 보려 한다.

김광석의 노래 '부치지 않은 편지'는 2000년에 개봉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OST에 실려 널리 알려졌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고 삽입곡들이 여러 매체에서 자주 흘러나왔다. 그때 이 곡을 소개하며 정호승 시라고 했다.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한동안 꺼내보지 않았던 시집을 들춰보았다.

<새벽편지>에는 '부치지 않은 편지'가 2편 있었다. 제목은 같으나 내용이 다른 시였다. 그중 하나가 노래 가사로 쓰인 것이다. 시집을 사면 책 맨 앞장에 산 날짜를 써 놓곤 했는데 <새벽편지>에는 1987년 11월 29일로 적혀 있았다. 영화보다 13년 전에 읽은 시다. 그러니 예전에 읽었더라도 생각날 리가 없었다. 글을 쓰며 노래를 다시 새겨 들어 본다. 가삿말이 김광석의 삶과 참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가사 앞 부분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가 강렬하게 뇌리에 박혀 다음으로 이어지는 가사들이 들어오지 않았었다. '풀'은 시인 김수영 이후 민초를 대변하는 상징어가 되었다. 그 풀이 쓰러져도 하늘을 향한다는 지향점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왔고 '꽃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에서는 꽃을 사람에 비교해 사람이 태어나긴 쉬워도 (태어나는 건 본인의 의지가 아니므로) 사람이 아름답게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태어남 이후에는 본인의 의지로 살아야 하므로) 것인지...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들었던 구절이다.

 

* 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부치지않은 편지 듣기 : https://www.youtube.com/watch?v=3Vy9iX6OVcQ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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