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김반아 시민통신원은 18세 때 한국을 떠나 이주한 이민 1.5세다. 하버드대학에서 교육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제적 시각에서 한국사회의 독특한 모성이 사회 전반에 끼치는 영향과 악영향을 탐사해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나는 왜 엄마에게 화가 날까>를 저술했다. 통일의 길을 모색하며 캐나다 국적자로 자유로이 남북을 오가면서 본 것을 바탕으로 '생명모성으로 본 평양'을 강연하고 있으며, 언젠가는 남북이 스위스 같은 영세중립국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2015 Women Cross DMZ 공동조직위원장으로 활동했고 <도전한국인본부>로부터 ‘나라사랑실천대상’을 받았다.

한 국가의 공동체가 생존과 번영을 하려면 국민이 얼마나 공동목표를 인식하고 살아가고 있는 가에 달려있다. 남과 북의 큰 차이 중의 하나는 북은 전 국민이 자주국을 이루겠다는 공동목표를 가지고 똘똘 뭉쳐  있으나 남은 다양한 남남갈등으로 분열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해외 동포로서 나는 이 문제를 안타까이 생각하며 남북을 왕래하며 나라의 미래를 고민하면서 그에 대한 해법을 찾게 되었다.

▲ 엘에이 사는 손녀 감한아(8)가 통일을 염원하며 그린 태극기

남쪽의 진보와 보수, 남녀노소 모두가 마음을 열고 궁극적으로 모두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를 고민하게 되면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한반도가 다시는 전쟁터가 되지 않고 영구적 안전과 평화 체제를 확립하여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이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원치 않는 사람이 있을까?  최근에 어느 보수 그룹에서 “우리는 죽을 각오가 되어있다. 북을 파괴하자”하는 구호를 외쳤다고 하는데… 나는 그것은 심히 속이 상한 마음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한다. 북을 파괴하는 것은 핵전쟁을 도발하여 공멸을 하자는 말이니 말이다. 이 땅의 안전과 평화의 중요성은 이 땅에 사는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모두의 공동목표일 것이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한반도의 유구한 안전과 평화의 전략은 영세중립국으로 가는 길이다.

영세중립국(永世中立國)이란 무엇인가? 국제법에 의해, 자위를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원히 전쟁에 관계하지 않는 의무를 지는 대신 다른 나라들로부터 영토의 보전과 정치적 독립을 보장 받는 국가다. 영세중립국을 보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미 영세중립국이 된 나라의 예를 들어보는 것이다.

오늘날 지구상의 성공적인 영세중립국가로는 스위스, 오스트리아, 코스타리카가  있댜. 그 세 나라는 모두 세계에서 평화를 사랑하는 모범적 국가들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스위스는 영세중립국가의 국제적 모델이 되고 있다. 스위스는 역사적으로 주변 강대국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및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지정학적 관점에서 한반도와 마찬가지로 영세중립국으로서 조건을 다 가지고 있다. 

스위스가 영세중립 정책을 추구하게 된 동기는 국내적 요인과 국제적 요인에서 찾아 불 수 있다. 국내적 요인은 스위스가 13세기 중엽부터 자치권을 가진 각 주 간에 영토획득 전쟁으로 치열한 내전이 계속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대내적 중립의 필요성이 대두 되었다. 국제적 요인으로는 스위스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주변강대국의 침략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스위스가 결정적으로 중립정책을 구상하게 된 것은 1515년 프랑스와의 전투에서 대패한 후부터였다. 스위스가 주변 강대국으로부터 공식적인 영세중립국가로 인정받기까지는 장장 300년이 걸렸다. 1815년 11월20일 채택된 파리선언에서 연합국에 의해 영세중립이 확인되고 보장됨으로써 스위스는 주변국들로 부터 국제적으로 승인된 세계최초의 영세중립국이 되었다. 

▲ '공동경비구역 JSA' 에서 이영애(가운데)가 한국계 스위스인으로 나온다. 스위스는 6·25 전쟁 후 스웨덴과 함께 장교 10명을 중립국 감독위원회 요원으로 판문점에 상주시켰다. 또한 중립국 지위로 수차례 분쟁을 중재한 바 있다.

한반도가 스위스 같은 나라가 된다는 것은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에게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한 옵션인 것 같다. 그렇다면, 왜 한국 사람들은 그런 꿈을 안 꾸는가? 꿈이 없는 사람들은 새로운 미래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한반도의 안전-평화-생존을 위해 최상의 꿈을 꾸어봐야 한다. 그런 꿈을 갖지 않는 것은 지금까지 몇 백 년 동안 한국 그리고 그 이전의 조선이 주위 강대국 (중국, 일본 미국)에게 안보를 의지하고 살아 왔기 때문일 것이다. 패배정신에 깊이 길들어 있기 때문에 자주국이 되는 꿈을 못 꾸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고 각자의 몫이다. 

지난 3개월간 필자는 전국을 다니면서 <생명모성으로 본 평양> 강연을 하면서 이렇게 말문을 열고 스위스 이야기를 해주고 우리도 스위스 같은 나라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런 말을 할 때면 반대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꿈꾸는 표정과 미소가 얼굴에 감도는 것을 매번 보았다. 하여 나는 이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드디어 이 공간에서 한국의 최상의 꿈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오늘날 영세중립국으로써 약 200년의 역사를 가진 스위스가 왜 저렇게 잘사는가? 

첫째, 군비를 소비하지 않고 있다. 현역 복무자가 없어서 군인 월급을 줄 필요가 없고, 해외에서 무기를 사오지 않는다. 강력한 민병대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은 일 년에 약 10조 원어치 외국무기를 사오는데 스위스는 그런 데 돈이 전혀 안 들어간다는 말이다. 그렇게 절약된 군비를 국민복지에 지출한다니 부럽지 않은가.

둘째, 영세중립국이기 때문에 전쟁이 없고 평화가 지속됨으로 외국은행을 비롯해서 많은 국제기구가 스위스에 상주하고 있어 외화획득이 많다. 남북 모두 수교하였다. 대한민국과는 1962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는 1974년에 수교하였다. 

셋째, 영세중립국 스위스는 26개 주(캔톤 Canton)로 구성된 연방국으로 많은 분야에서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직접 민주주의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스위스 정치는 1848년 연방 헌법에 따라 직접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국민들이 국가의 주요 정책 사항에 국민투표로 참여한다. 스위스 의회는 항상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다. 

지금 평화통일을 부르짖는 활동가들은 평화협정과 미군철수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지금시기에 영세중립 운동은 당면 정세와도 동떨어져있고 투쟁의 초점을 흐리게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미군이 철수하면 남한의 안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군을 철수하면 미국의 안보는 어떤 상황에 빠지게 될까? 

급속도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패권 앞에서 한국과 미국 양쪽의 안보가 다 불안한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이 닥쳐 올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보수들의 마음을 무시하고 나가는 진보의 투쟁은 남남갈등의 파괴적인 힘과 국민단합의 긍정적인 힘을 무시하거나 고려하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그렇다면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피할 수 있을까? 다행이 그런 길이 있다. 미군이 나갈 때 미국이 남한만의 영세중립을 시켜놓고 나가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과 미국의 안보가 다 보장된다. 미국이 남한만의 영세중립을 시켜놓고 나가는 안건에 대해서는 미국정부에서 이미 추진했다. 그 사실을 대부분 한국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중국도 러시아도 한국이 중립화 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일본만 반대하고 있으나 일본은 미국의 정책에 따라 가게 될 것이다.

한국이 영세중립국이 되기 위해 사실상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지도자와 국민이 영세중립을 강력하게 원하는 것이다. 원하지 않는데 미국이 일방적으로 한국을 중립화 시킬 수는 없다. 그러므로 한국국민들은 빨리 영세중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영세중립을 원한다고 지금부터 외쳐야 할 것이다.(‘중립화’는 영세중립국이 된다는 말이다.) 

중국은 2050년이 되면 세계 일등국가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패권국가로 되었을 때 중국과 영토가 인접되어 있는 한국으로서는 안보에 중요성을 한없이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중국의 패권은 이미 우리 역사가 보여주고 있듯이 미국의 패권보다 훨씬 위협적일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군철수에 대비해서 스위스와 같은 영세중립국이 될 수 있도록 지도자와  우리 국민 모두가 대비해야 할 것이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반아 시민통신원  vanak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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