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알고 북을 알면 북미대결전의 향방을 알 수 있다.

 2-트럼프의 제재신봉론과 북의 완성된 핵무력

<분석과전망>미국을 알고 북을 알면 북미대결전의 향방을 알 수 있다.

북이 2017년 11월 29일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ICBM 화성-15형을 시험발사하고 나서다. 최역대급이다. 1만3000Km로 추정된다. 워싱턴을 타격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핵강국들이 갖고 있는 것과 똑 같다.

현 시기 북미대결전은 북의 핵무력 완성 전략과 트럼프의 최대 압박과 관여정책이 대회전을 벌이고 있는 전선이다. 그 전선은 적당히 타협할 수 있는 중간지점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후 북미 간 합의는 둘 중에 하나를 죽이고 그 위에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불가역적인 합의다. 어느 게 살고 어느 게 죽을지 가늠해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북미대결전의 향방을 아는 문제다. 미국을 알고 북을 알면 북미대결전의 그 향방은 누구나 알 수가 있다.

이를 위해 세 번에 걸쳐 분석글을 연재한다. 첫 번째 글 <대북정책을 둘러싼 미국 내의 세 가지 정치지형>에 이어 두 번째 글 <트럼프의 제재신봉론과 북의 완성된 핵무력>을 올린다. 마지막으로는 <트럼프의 제재신봉론의 운명>이다. - 글쓴이 주

▲ 미국의소리방송에서 펌

트럼프 제재신봉론의 뿌리 : 전쟁을 하면 망하고 북과 대화를 하면 항복해야한다

트럼프의 최대 압박과 관여정책은 오른쪽에 있는 네오콘의 모험주의적인 군사개입주의를 막아내고 동시에 왼쪽에 있는 대북협상론을 견제하면서 구사되는 제재신봉론이다. 이는 네오콘의 군사개입주의 역사 그리고 북미대결전 역사가 미국을 끌어가야하는 트럼프에게 얼마나 중요한 실체인지를 드러내준다. 트럼프는 네오콘의 군사개입주의 역사에서 전쟁을 하면 망한다는 것을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네오콘의 군사개입주의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모순을 극대화시켜 미국의 세계패권을 치명적으로 약화시킨 것이었다. 이라크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라크전은 무엇보다 미국의 경제패권을 약화시켰다. 이라크전 이후 이라크전으로 인한 경제적 후과가 미국 내 경제위기와 결부되면서 미 경제패권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경제부상은 경제패권 약화를 더 심화시키는 덤이었다. 이라크전은 아울러 특히 아프칸전과 결부되면서 미국의 안보패권에도 심각한 파열구를 냈다. 침공 그리고 함락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장터는 지금까지도 수렁이 되어 미국을 붙잡고 있으며, 그것은 미국의 안보패권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북에 대한 무력개입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북의 완성된 핵무력도 미 안보패권의 약화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경제패권.안보패권의 약화가 미 세계패권의 붕괴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은 미국의 전반적인 상황상 필연이다. 미국은 경제패권.안보패권의 약화를 막아내기 위해 그리고 더 나아가 경제패권.안보패권의 약화가 미 세계패권 붕괴로 발전되는 것을 막아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전략적 처방 하나를 내놓는다. 트럼프 손에 들려진 기치 ‘미국 우선주의’가 그것이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보호무역주의 더하기 고립주의다. 보호무역주의는 미국의 경제패권의 약화에 따라 자국 경제를 우선시하는 것이며 고립주의는 안보패권의 약화에 따라 트럼프가 공언을 했듯 ‘세계경찰로서의 역할을 멎고’ 자국 안보를 우선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네오콘에게 러시아는 아직도 ‘악당’이고 북은 ‘악의 축’이며 친 이스라엘 정책은 신성불가침이다. 트럼프와 충돌하는 대목이 이것이다. 트럼프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호의적이며 러시아의 시리아 개입을 놓고도 굳이 막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북과 관련해서는 적대로 일관하기는 하지만 북 지도자와 만남을 강조하는가 하면 주한미군철수를 언급하기도 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문제에서는 중립적 조정자가 되겠다고 했다. 네온콘들이 펄쩍 뛰며 경악을 하고 심지어 대선시기에 힐러리 후보를 지지한 이유들이다. 이처럼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의 총체적 위기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반 네오콘의 집적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다음으로 북핵을 둘러싸고 벌어진 20여년 동안의 북미대결전 역사에서는 북과 대화를 하면 항복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미핵대결전 특히, 세 차례에 걸친 전략대결국면에서 또렷하게 확인한 것 중에 하나는 대화 가능성이었다. 대화는 북미대결전을 종식으로 끌어갈 것이었다. 하지만 북미대결전 종식은 미국에게는 달가운 것이 아니다. 이를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전쟁도 피해야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대화를 피하는 것이었다. 전쟁을 피하되 그 반대인 대화 역시 피한다고 했을 때 북미대결전 지속을 위해 미국으로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하나밖에 없었다. 긴장이었다. 북미대결전 지속을 위한 안보기제로 미국은 전쟁도 대화도 아닌 한반도 긴장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것들은 트럼프의 제재신봉론이 미국의 이전 정권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전쟁을 피하고 대화를 피하는 것이면서 실체에서는 한반도 긴장조성책임을 확정해 보여준다.

트럼프의 제재신봉론의 숙명 : 북의 완성된 핵무력에 규정당하고 있다

한반도 긴장 조성을 위한 트럼프의 제재신봉론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맞닥뜨려 있다. 트럼프의 제재신봉론 앞에 펼쳐진 상황은 북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추진하는 과거 북미대결전의 상황이 아니다. 북은 마침내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그게 트럼프의 제재신봉론이 맞닥뜨리고 있는 치명적 상황이다. 결정적이며 관건적이다.

북이 핵무력 완성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대략 세 가지다. 미국의 핵위협을 분쇄하여 사회주의를 사수하는 것이 하나다. 또 하나는 미국의 한반도지배전략을 무력화하여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끝으로 미국의 동북아패권전략인 한미일3각군사동맹을 분쇄하여 종국적으로는 세계패권전략을 깨려는 것이다. 이러한 북의 핵무력 완성 전략을 트럼프는 잘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북의 핵무력과 자신의 제재신봉론 사이의 관계가 어떤 지에 대해서다. 북의 완성된 핵무력에 규정되는 운명을 갖고 있는 것이 제재신봉론이라는 것을 트럼프는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제재를 전쟁으로 발전하지 않는 범주에서 최대화하게 되면 일단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대화 또한 막을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트럼프로서는 언제까지고 제재를 지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트럼프의 제재신봉론이 갖는 근본 약점은 한반도지배전략과 동북아패권전략이 북의 완성된 핵무력에 의해 붕괴될 수 밖에 없는 조건에서 만들어진 대북정책이라는 점이다. 트럼프의 제재신봉론은 한반도지배전략과 동북아패권전략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한반도지배전략과 동북아패권전략 붕괴에서 다만 그 붕괴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고자 만들어진 것이 트럼프의 제재신봉론인 셈이다.

이후 북은 핵무력에 의거해 더욱 더 또렷하게 정세를 주도해나가게 될 것이다. 북의 완성된 핵무력이 주도하는 정세 하에서 트럼프의 제재신봉론이 미국의 한반도지배전략과 동북아패권전략의 붕괴 속도를 늦추는 기능을 더 이상 생산하지 못하게 될 것은 필연이다. 트럼프의 제재신봉론은 이후, 구사될 때마다 그 앞 뒤에 출격하는 북의 완성된 핵무력 실체들에 의해 공격을 받아 약화되고 종국엔 폐기되는 과정을 밟게 될 것이다. 주관적 희망이 아니다. 북의 핵무력 앞에 선 트럼프의 제재신봉론이 맞닥뜨릴 수 밖에 없는 숙명이 그렇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한성 시민통신원  hansung6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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