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마음

 

“엄마, 잘 있어”

나를 한번 안아준 딸이

비행기 탑승구 너머 사라진다.

뒤도 한번 안보고 사라진다.

 

14살 어린 딸 홀로 유학 보내는

이 엄마는 한번이라도 더 보려고

딸아이의 뒷모습을 쫓고 있는데

나의 딸은 참 무정하기도 하다.

 

“엄마, 잘 가. 방학에 봐.”

딸을 보러 중국에 갔다 돌아오는 날

나를 한번 안아주던 예쁜 사랑도둑

나의 딸이 학교정문으로 사라진다.

비오는 장춘역 앞에 나 홀로 두고,,,,,,

 

너무나도 익숙한,

사라져가는 내 딸의 뒷모습은

어쩌면 15년 전 고향 떠날 때 나의 모습,

나를 바래주던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그때 나의 어머니도

지금의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게다

사라져가는 나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고

두고 싶었으리라.

 

어머니, 불러도 대답이 없는 어머니

어머니의 그 마음을 닮아 가면서

오늘에야 비로소 헤아립니다

사라져 보이지 않는

내 딸의 뒷모습을 보면서

▲ 그리운 고향집(최호진 한겨레 주주통신원 작품)

[편집자 주] 김혜성 시민통신원은 2002년 홀로 북한을 떠나 2009년 한국에 정착한 북향민이다. 현재 부천시 행정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방송통신대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학교통일교육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18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 자문위원이다. 2017년 1월 월간문예사조에 <고향길>외 시 2편이 당선되면서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혜성 시민통신원  cherljuk1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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