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신라문학대상 시상식 및 경주문인협회 송년회

국내 최고의 상금

---제29회 신라문학대상 시상식 및 경주문인협회 송년회

▲ 신라문학대상 수상자들과 심사위원 및 내빈들

 

오늘 2017년 12월 23일(토) 오후 4시부터 The.K 호텔 거문고 B홀에서 제29회 신라문학대상 시상식 및 경주문인협회 송년회가 열렸다.

▲ 경주시 강철구 부시장님의 축사

날씨는 봄날처럼 포근했다. 사람들 미소도 겨울답지 않게 따사로웠다.

신라문학대상은 국내외의 문학 신인 발굴을 위해 29년 전 경주시가 지정한 상이다. 유독 척박한 문학지망생들을 위해 경주시는 통크게 한국 제일의 상금을 수여한다. 

▲ 경주시의회 박승직의장님의 축사

단편소설 1편 응모 상금 1000만원, 시 5편 응모 상금 600만원, 시조 5편 응모 500만원, 수필 3편 응모 상금 500만원이다. 지방에서 제정한 문학상임에도 한국문인협회(예심 및 본심)와의 연계가 이루어져 "월간문학" 신년호에 작품이 수록되어 등단의 절차를 통과하는 멋진 신인 등용문이다.  

▲ 한국문인협회 문효치 이사장님과 이광복 부이사장님

 

올해도 서울에서 문효치 한국문협이사장님과 이광복 부이사장님이 직접 내려오셨다.

▲ 문효치 한국문인협회 이사장님의 축사

문효치 이사장님은 축사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신라는 문화선진국이었으며 당연히 문학선진국이기도 했다. 일찌기 최치원 선생은 우리의 문학을 중국에서 꽃피워 우리가 문학선진국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중략) 신라문학대상을 운영하는 것은 이러한 신라의 문화와 문학의 계보를 잇는, 매우 뜻깊은 중요한 문학 행위다. (중략) 문학은 생각으로부터 싹터서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 우리의 그 많은 생각들이 생각으로만 머물러 있다면 별 가치가 없다. 그러나 그 생각들을 분류하고 정리하고 조합하여 언어화해서 하나의 집에 넣었을 때 그것은 문학이 되고, 이러한 문학이 되었을 때 비로소 가치가 발생하게 된다. (중략)

소설부문 심사(김지연, 이광복, 김봉환)평은 이광복 부이사장님이 하셨다.

---전통과 권위를 가진 문학상일수록 경쟁력은 최상을 유지한다. 작품의 수준도 높은 경쟁력에 상응한다. 29회 째 맞는 올해의 신라문학대상 소설분야가 그랬다. 올해 접수된 소설 응모작은 총131편이었다. (중략) 2차 심사에서 5편(녹번, 오류, 배웅, 설리갈화차, 남편이 죽었다)으로 압축하고, 3차 최종 본심에서 토론 후에 '배웅'이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중략) 당선작 '배웅'은, 기회주의적이고 출세지향주의 신봉자인 현대인의 정곡을 찌르면서, 그러나 인성(人性)의 원천적인 선(善)함이 결국 양심을 찾게하는 주제의 수작이다. (중략)

▲ 신라문학대상 소설부문 이인록(경주)당선자

시부문 심사(문효치, 장승재, 임병호)평은 문효치 이사장님이 하셨다.

---제29회를 맞은 '신라문학대상'은 화려한 문단 등용문으로 더욱 각광을 받고 있거니와 600여 편이 넘는 응모작품들로 시의 뿌리가 골고루 튼실했다. (중략) 난해성이 배제된 서정시가 대부분이었지만 사회성, 역사인식 불교관을 담은 작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중략) 특출한 이미지는 읽는 사람들의 공감을 받는다. 당선작 '殉葬의 얼굴' 등 최종까지 오른 작품들은 '상상을 초월한 상상력'을 시로 승화시켜 호평을 받았다. 마치 '서라벌'을 주유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중략)

▲ 신라문학대상 시부문 남시우(안양) 당선자

시조부문 심사(정해송, 권갑하)평은 정해송(전, 부산시조협회회장)님이 하셨다.

---신라문학대상은 어느 장르로도 등단절차를 밟지 않은 진정한 신인을 뽑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공모전이다. 이런 기준으로 인해 올해도 최종심에 오른 응모자 중 일부는 이미 다른 장르로 등단을 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심사대상에서 아쉽게 제외되었다. 시조는 3장6구의 정형 율격에 밀도 놓은 시상을 압축해 담아야 되기에 좋은 시조 창작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활달한 율격 구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말이 지닌 리듬적 특징과 매력을 이해해야 하며, 감동을 주는 작품을 빚기 위해서는 밀도 높은 서정을 압축과 절제로 우려내야 한다.(중략)

▲ 신라문학대상 시조부문 최예환(봉화)당선자

수필부문 심사(오양호, 박양근)평은 박양근 부경대 명예교수님이 하셨다.

---제29회 신라문학대상에 응모한 수필 작품이 238편이나 된다. 신라는 향가로 우리민족문화의 꽃을 피웠고, 그 천년 서기가 아직 어린 경주는 그 운김에 문향으로 거듭나는데 수필도 서기에 싸인 모양이다. 최경숙의 '작살고래'를 당선작으로 뽑는다. (중략)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베틀라나알렉시에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문학 장르로 분류하면 수필이고, 더 작은 갈래로 나누면 에세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 수필에서 이 에세이 축이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작살고래'에는 그런 사유가 바닥에 흐르고 있다. (중략)

▲ 신라문학대상 수필부문 최경숙(부산)당선자

이상의 당선작들은 당선소감과 더불어 2018년 '월간문학' 1월호에 게재된다. 여기서는 편의 상, 당선 시와 시조 한 편을 우선 올린다.

<시>순장(殉葬)의 얼굴

                                남시우

이 숲은 오래 전 깊은 바다 속에서 인양되었다

날것들의 비릿함이 녹슬어가는 어물전좌판 바닥을 기거나 심해를 헤엄치다 순장되어있던 갑각류 혹은, 지느러미들

마지막 파닥거림이 굳어있는 진열된 어종들을 들여다보면 같은 이름으로 모여 있다 같은 종끼리 잡혀 온 순장이다

원산지 적힌 바다의 푯말이 짭짤한 식욕을 불러오고 살아서 누비던 바다가 또렷이 기록되어 있는 눈, 마지막으로 삼킨 파도가 목에 걸린 입은 다물지 못하고 열려있다

생의 어느 쪽이든 살아있는 값과 죽은 값은 있기 마련이고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 순례처럼 냄새나는 일별로 눈을 뜨고 있는 얼굴

내장을 버리고 서로 밀착한 몸이 다른 한 몸을 감싸고 살아서 닿지 못한 간격을 좌판에서 좁히는 쌀쌀한 날씨에 절여진 한 쌍이다

비린 눈물을 흘린 것들의 형태를 보고 싶다면 이 골목을 보라

시간을 벗고 일어서는 동안 의식의 마침표는 흐려진다

물고기 한 마리 헤엄치지 못하는 골목에 수 백 마리의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다

지금껏 나는 순장된 것들이 제 살점에 절여둔 깊은 물살을 먹고 살았다

 

<시조>소녀상을 그리다

                                             최예환

호골산* 정상에서 만난 때이른 진달래야

얇은 볕에 피었다가 넋까지 얼었구나

꽃 필 날 아직도 먼 데 홀로 봄을 꿈꾸었나

 

열 서넛은 되었을까...떨리며 톺던 동공

세태에 발가벗겨 파르르 깨문 입술

툭하고 건드르기만 해도 쓰러질까 애달프다

 

몰아치는 삭풍이 내 볼살 에는데

저리 여린 꽃잎은 잔설을 견뎌낼까

한살이 산다는 것은 홀로서는 아득한 길

*호골산은 경북 봉화에 있는 야트막한 산

▲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손진은교수님
▲ 소설 당선자 가족 및 친지
▲ 시 당선자 가족 및 친지들
▲ 시조 당선자 가족 및 친지들
▲ 갖가지 음식들이 맛을 뽐내고 있다
▲ the.k호텔의 뷔페음식은 후회 없는 맛이다
▲ 가운데 앉은 한순희시의원은 문인들을 위해 각별한 애정을 보인다
▲ 경주문인협회 김형섭 회장님

▲ 왼쪽에서 네번 째 최학철(전 도의장)님은 늘 겸손한 선비로 드물게 시민들의 존경을 받는다

▲ 올해로 4년 째 경주문인협회의 살림을 도맡은 이노미사무국장님
▲ 경주문협상을 수상한 박완규(우측)수필가님과 정만자(좌측)시인님
▲ 경주 용황초등학교 박순영 선생님의 놀라운 플롯 연주

신라문학대상 수상식이 끝난 뒤 경주문인협회의 송년회가 이어졌다.

▲ 성악가를 꿈꾸었던 박상구시인의 '마지막 잎새'는 멋졌다
▲ 산여울님의 멋진 포스
▲ 노래로 분위기 휘어잡는 강시일 시인님
▲ 열정적인 트럼펫 연주에 맞춰 노래도 시간도 흘러가고
▲ 또 한 해가 가고 우리는 조금씩 늙고 우리의 문학은 더 깊어질 것이다

편집: 이미진 객원편집위원

   

 

    

이미진 객원편집위원  lmijin04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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