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宇宙)란? 언어적 개념으로는 집 우宇, 집 주宙이지요. 우宇는 ∼에, 장소, 공간을 의미하고, 주宙는 ∼로부터, 유래, 시간적 의미를 뜻한다지요. 토정비결(土亭秘訣)은 모든 역술이 그러하듯이 이런 우주적 개념과 인간과의 상호 관계성 곧 시간, 공간, 인간(3間 사상)을 관찰하여 인간의 운명을 알아보려했던 옛 사람들의 사유의 산물이지요.

이런 행위들은 먼저 자기 수양의 공부로 생각하고 접근해야 함에 유의해야지요. 내 자신이 우주 인생의 경영자로서 주인공이 된다는 생각이지요. 이러한 이치에 따라 토정(土亭) 이지함 선생님이 삶의 무게에 지쳐 있는 민중들을 위무(慰撫)하고자 공부해서 정리를 해 놓았다는 설이 있지요.

이지함(李之菡 1517년∼1578) 선생은 충청도 보령에서 태어나셨다지요. 일찍이 그는 용산의 마포 강변에 흙을 쌓아 언덕을 만든 다음 아래에는 굴을 파고 위로는 정자를 짓고 스스로 호를 ‘토정(土亭)’이라고 했다네요. 그는 체격이 당당했고, 키가 커서 보통 사람보다 머리 하나가 더 있었다지요. 얼굴은 둥글고 살이 붙어 있지만 검은 피부에 눈은 빛나고 목소리가 웅장했다고 전해오네요. 재미난 이야기이지요.

최근 학자들은 <토정비결>이 이지함의 저작이 아니라 민간에서 전해져온 책자에 예전부터 친숙했던 그의 이름을 붙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네요. 세도정권의 전횡과 탐관오리(貪官汚吏)들의 가렴주구(苛斂誅求)가 극에 달했던 당대에 궁핍한 삶에서 헤어날 길이 없었던 백성들의 마음속에 언제나 자신의 편이었던 토정 이지함 선생이 희망을 주는 비결서(秘訣書)의 저자로 낙점되었다고 보는 것이지요(다음 자료에서).

▲ 한겨레 자료사진

<土亭秘訣 原理>

1. 운명 관찰

1) 시간적 관찰법 - 인간이 태어난 시간을 중심으로 우주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심층적으로 분석(사주 명리학)

2) 공간적 관찰법 - 태어난 생명이 수시로 변하는 공간적 존재와의 긴밀한 환경과 연관성을 관찰(토정비결)

2. 원리

하루는 24시 - 12시각은 12시각으로 동시에 존재 - 144시각

여기에서 인생의 종류를 144괘로 분류 - 시간의 변수로 채용한 것

3. 양력 - 365일. 366일

음력 - 354일(평년)=29일×6달 + 30일×6달. 384일(윤년) = 354일+30일

윤년인 384괘로 풀이해야 한다는 설도 있음

4. 인간이 수시로 변하는 시간적 여건 안에서 어떻게 공간적 환경과 결속되는 가를 알아내기 위해서 토정비결은 일년의 신수를 팔괘로 연결 지어 공간적 관찰까지 전개했다 함

5.주역 팔괘(八卦) - 우주 공간 작용을 형상으로 나타냄

1)근거 - 天(1). 地(8)

2)만물의 근본 - 水(6). 火(3)

3)자연을 형성 - 山(7). 澤(2). 雷(4). 風(5)

8卦 × 6爻 × 3變(3才) = 144괘

※시간의 총수 144시각(시간 개념) = 144괘와 일치(공간 개념)

 

<토정비결 보기>

1) 만세력을 준비한다.

2) 음력(陰曆)으로만 찾아보고 적용한다(구정부터가 음력 1월임).

3) 태세수, 월건수, 일진수 표(아래 참조)를 활용한다.

<상수上數>나이(당해년-생년+1)에다가 보는 해의 년간지(만세력)로 태세수를 찾아 합하여 8로 나눈다. 나머지가 상수임. 똑 떨어지면 8이 상수가 됨 (나이 + 태세수) ÷ 8

<중수中數>보는 해에서 태어난 달이 크면 30으로, 작으면 29에다가 보는 해 생월의 간지(만세력)로 월건수를 찾아 합하여 6으로 나눈다. 그 나머지가 중수가 됨. (29 or 30 + 월건수) ÷ 6

<하수下數>생일수에다가 보는 해 생일의 간지(만세력)로 일진수를 찾아 합하여 3으로 나눈다. 그 나머지가 하수가 됨

(생일수 + 일진수) ÷ 3

 

예를 들면, 음력 생일이 1952년 1월 7일생의 여자를 풀이해 보자구요.

<상수>는 5(나머지)

나이 = 2018-1952+1=67. 보는 해의 년간지 戊戌의 태세수는 18. (67 + 18) ÷ 8에서 나머지가 5

<중수>는 3(나머지) 보는 해의 생월 간지 甲寅의 월건수는 16

(29 + 16) ÷ 6에서 나머지가 3

<하수>는 1(나머지) 보는 해의 생일 간지 乙酉의 일진수는 18

(7 + 18) ÷ 3에서 나머지가 1

이상에서 나머지로 얻어낸 수는 <5 3 1>이지요. 토정비결 책에서 <5 3 1>을 찾아보면 ‘유진취지상(有進就之象)’이 되네요. 요즘은 토정비결을 검색해서 알아보아도 되겠네요.

그런데 꼭 알아 두어야 하는 점이 있지요. 인생 50, 60을 살다보면 세상만사가 공부 아닌 것이 없음을 느끼게 되지요. 이와 같은 맥락에서 역학(易學)을 바탕으로 하는 역술(易術) 공부를 하다가 보면 우주를 배경 거울로 하는 나를 보는 공부임을 알게 되지요. 토정비결뿐만 아니라 모든 역술 공부가 자기 수양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또한 애지욕기생(愛之浴其生)하는 공부이지요. 타인들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는 ‘맞고 틀리고, 좋으냐 나쁘냐’로 생각하지 말고 - 그렇게 생각해도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 재미로 해 보시지요. 믿을 것은 아니고, 나이 들어 치매 예방에 아주 좋은 공부이지요. 그렇게 하다보면 곧 인생의 마지막 숙제를 해결할 ‘때’가 다가오는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모든 역술 공부를 함에 있어서는 <이법과 심법>의 이치를 알아 가면서 자기수양의 공부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미신으로만 치부하다보면 큰 공부를 놓치게 되지요. 바로 우주 천지 자연 공부로 접근하고 이해하면 ‘나’를 찾아가는 매우 유익한 공부가 되는 것이지요.

▲ 태세수, 월건수, 일진수

태세수(太歲數)는 년(年)으로, 월건수(月建數)는 월(月)로, 일진수(日辰數)는 일(日)로 표시했습니다.

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한겨레 주주인 김상학 선생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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