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거벗은 나무

과일나무는

북풍한설 엄동설한에도

완전히 벗은 채

속살을 키우며 기다렸기에

봄에 싹을 틔우더라

 

과일나무는

열풍한서 폭염광풍에도

겹겹이 껴입은 채

중노동을 참고 견뎠기에

풍성한 열매를 맺더라

▲ 탐스런 과실

두텁게 얼어붙은

눈얼음을 치우고자

수많은 사람과

제설중장비를 동원해도

그렇게 버티더니

소리 없이 내린 가랑비에

흔적 없이 녹더라

 

만사는

억지하고 강요한다고

되지 아니 하므로

어설픈 힘 있다고

섣불리 나서다간

봉변만 당하더라

 

시도할 때가 있고

기다릴 때가 있으니

시중(時中)과 중행(中行)에

힘써야 겠더라

▲ 눈 덮힌 도로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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