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을 못 챙기면 민심이 돌아선다

25년 전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 출마 캐치프레이즈는 "멍청아, 문제는 경제야~"이었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국민들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제일 수밖에 없는데 정치인들이 이러한 경제의 중요성을 막연하게 인식하고 실질적으로 챙기지 못해 재집권에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참여정부의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도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는 데에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이런 것들이 노사모를 중심으로 하는 수백만 서민들의 삶이 개선되지 못하여 밑바닥 민심이 서서히 이반되었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그 때 서민들의 바람은 노무현 대통령이 기득권을 타파하고 서민들이 최소한 걱정 없이 생업에 종사하며 살 수 있는 희망의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한 서민들의 간절한 소망은 '반칙과 특권을 배제하는 4대 개혁'에 밀려 5년 내내 빛을 보지 못했고 서민들은 점점 실망하여 정치적 무관심층으로 돌아 선 것이다

게다가 서울시장을 하던 이명박은 서울시 전체를 뉴타운 개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서울시민의 가슴에 "부자 되세요~" 라고 부동산 로또의 환상을 불러 넣었고 급기야 서울의 민심이 급속도로 이명박에게 쏠려 버린 것이었다. 참여정부는 이미 그 때 정권재창출의 대세를 놓쳐 버리고 말았다. 국민들의 물신주의를 선점함으로써 그 뒤에 아무리 정의와 공정을 부르짖어 봐야 버스 떠난 뒤 손 흔드는 격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명박 이전까지의 서울은 견고한 진보세력의 표가 더 많았었는데 막상 진보정권이 집권해 보니 경제문제가 신통치가 않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현대건설 회장 출신이 다시 한 번 경제의 도약을 이루어 주지 않을까 희망하며 밀물일 듯 보수 쪽으로 서울민심이 몰려간 것이다. 그 때를 생각하면 기분이 정말로 씁쓸하다

엄혹한 독재의 시기에도 든든하게 진보적이었던 서울민심이 천박하게 부동산 뉴타운 바람을 따라가는 것을 보면서 그렇게 믿던 애인이 하루아침에 돈 많은 남자를 따라 휑하게 도망간 것처럼 참 서럽고 눈물이 찔끔거렸다. 그래서 지금도 문제는 경제다.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민생이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면서 청년실업 최저임금 비정규직 문제의 개선을 위해 많은 일을 하였고 큰 성과도 보고 있지만 좀 더 과감하고 담대한 정책으로 온 국민이 피부로 성과를 느끼고 세계에서 바라보며 벤치마킹을 하려고 할 정도로 해야 민심을 계속 붙잡고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마치 찔끔찔끔 군불을 때서는 아랫목만 따뜻하니 왕창 장작을 때서 한 번에 윗목까지 따뜻하게 해야 그 다음에 조금씩 때도 계속 온 방이 따뜻한 것과 같이 해야 한다.  

집권 9개월이 되어 가는데 경제 관료들은 경제의 누란을 해결해야 한다는 비상한 각오로 정말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고 현장을 뛰며 일해야 한다. 그래서 제안한다.

먼저 국가적 해결과제를 빨리 정하라. 4차산업, 친환경 에너지, 미세먼지 해소(중국에서 성과를 본 공기청정탐 건설 등), 전기차, 가뭄 대책(여름철 빗물 저장용 대도시 저수조 건설) 등 지난 수구정권이 실기하여 세계에 뒤쳐지는 과제를 하루 빨리 연구하고 개발하고 신속히 해결할 청사진을 만들어라.

필요하다면 청년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이러한 과제를 신속히 해결할 국영기업체를 몇 개 만들어도 좋고 대기업이 청년고용을 획기적으로 늘리면서 사업영역을 늘려 국책사업을 수행하겠다고 하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감시하라. 여기에서 청년실업 양극화 문제도 시원하게 해결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은 속도와 물량이다.

경제관료들이 꼼지락 거리지 말고 과감하게 치고 나가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독재는 하였지만 경제는 신속하게 밀어붙이며 고도성장을 이루어 낸 것처럼 문재인 정부도 경제의 재도약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은 독재시대 처럼 마음대로 밀어붙이며 경제를 발전시킬 수 없다고 핑계대지 말라. 간절한 소망이 있으면 길이 생기는 법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말을 하지 않겠다. 그러나 앞서 말했지만 국가적 해결과제는 모두 알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해내느냐를 고민하고 또 그런 것들을 멋지게 해냈을 때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를 신뢰하고 정권재창출은 포상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나는 두렵다. 어떻게 되찾은 정권인데 문재인 정부는 실패해서는 안 되는 절박한 정권이다. 박근혜 정권이 너무 엉망이라 스스로 무너진 것이지 진보세력이 아주 유능해서 정권을 되찾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말 노심초사해야 한다. 우리 모두 지혜를 짜내어 정부를 도와주고 북유럽 못지않은 선진복지국가를 이룩할 수 있도록 날마다 기도하자.

편집 : 심창식 부에디터

조형식 객원편집위원  july2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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