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 전철 창가로 바라 본 한강이다.

강 중앙이 얼고 있는지 녹고 있는지 모르겠다.

며칠 전 내린 눈이 쌓인 한강이 한 시를 생각나게 했다.

겨울 강가에서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
그리고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을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편집: 양성숙 편집위원

박효삼 편집위원  psalm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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