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노동조합 노년유니온, 청년주택을 지원하는 터무늬 있는 집에 출자

2018년 2월7일 15시. 동대문구 스마트 택배 사무실에서는 낯선 얼굴이지만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시민출자 청년주택 ‘터무늬 있는 집’>에서 청년주택 자금 조성사업 팀장을 맡고 있는 이영림 팀장과 카메라를 둘러멘 PD님이 나타나 노년유니온과 인터뷰를 하고 택배사업단의 활동모습을 찍겠다는 것이었다.

잠시 인사를 나누는 동안 PD님은 카메라 준비를 하고, 인터뷰를 좀 더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여담을 나누면서 친밀도를 높이려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 인터뷰노년유니온이 청년들을 돕는 [터무늬있는집]에 적은 기금이나마 출자를 하는 용기를 내었다.

이 팀장 : “저희 <시민출자 청년주택 ‘터무늬 있는 집’>에 출자를 해주신 노년유니온에 감사드립니다. 청년주택에 출자를 하시게 된 까닭을 무엇입니까?”

김선태 노인유니언 전(前)위원장(이하 김 위원장) : “우리 노년유니온은 설립 당시부터 혹시라도 젊은이들과 일자리를 두고 쟁탈전을 벌인다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서 청년유니온과 함께 접수를 하였고, 같은 날에 승인이 될 정도로 젊은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고 상생하는 단체가 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이 얼마나 직장 잡기도 어렵고 힘이 듭니까? 3포, 5포 하더니 이제 7포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차마 볼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우리 노년유니온이 한달에 1,500원씩 내는 회비들을 모아서 젊은이들에게 주거를 제공하는 청년주택 ‘터무늬 있는 집’이라는 단체의 활동을 알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여 출자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팀장 : “아까 기금을 회비에서 모았다고 하셨는데, 어르신들이 그만큼 여유가 있을 리가 없는데 어떻게 마련하신 것인지요?”

▲ 출자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는 전 위원장. 한달 1,500원을 모아 청년들에게 전셋집 보증금을 지원하는 [터무늬 있는 집] 기금으로 출자를 하여서 집없는 청년들에게 부담없이 전세집을 제공하는데 힘을 보태기로 하였다.

 

김 위원장 : “사실 우리 회원들은 한 달에 20여 만 원 밖에 못 받는 노인사회활동지원금을 받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한 달 회비를 1,500원씩 내고 있습니다. 우리 활동비도 부족한 지경이지만, 처음 약속한 대로 청년들과 상생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나서보자는 생각으로 기금 출자를 결정한 것입니다.”

팀장 : “그럼 지금 여기 계신 지하철 택배 하시는 어르신들께서도 출자를 하신 회원들이신가요?”

처장 : “물론입니다. 우리 종로시니어클럽 사업단에서 활동을 하시는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모두 젊은이들의 주거 문제에 도움을 주어서 상생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알렸으면 하는 마음에서 참여 하신 것이지요.”

이 팀장 :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데, 저희 <시민출자 청년주택 ‘터무늬 있는 집’>을 찾아주시고 이렇게 출자를 하여주신 노년유니온 모든 어르신들께 감사드리며 저희도 어르신들의 뜻을 높이 받들어 청년주택사업이 좀더 많은 공헌을 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노년유니온의 모든 어르신들께서 더욱 건강하시고 보람있는 나날이시기를 빕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마치고서 <시민출자 청년주택 ‘터무늬 있는 집’>사업의 개요를 알려주면서 좀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1. <시민출자 청년주택 ‘터무늬 있는 집’>사업 이란?

2015년 서울시 1인 청년가구 중 10명 중 4명이 주택법상 최저주거 기준에 못 미치는 주거 빈곤 상태다. (자료=한국도시연구원 2015년) 주거 빈곤 상태의 청년들에게 집은 짐을 두는 곳, 일을 위해 밤에 잠시 잠을 자는 곳으로 전락해 버렸다. 월 소득 77만 원 세대에게 아무도 없는 집은 자유가 있지만 관계의 단절로 이어지고, 높은 주거비, 고용불안, 저임금, 가계부채로 인한 빈곤의 문제는 계속 악순환 된다. 청년 주거 문제의 대안을 시민출자, 공동주거로 풀어보자는 취지의 <시민출자 청년주택 ‘터무늬 있는 집’>이 세워진다. 올해로 설립 11주년을 맞으며 사회적 경제 지원 사업을 이어온 재단법인 사회투자지원재단(이사장 김홍일)에서 기금 운용의 총책임을 맡는다.

▲ 노년유니온의 여러 회원들과 함께한 인터뷰 현장

2. 시민이 자발적으로 출자해 모인 기금을 전세 보증금으로 지원하고, 지역 활동과 공동주거를 희망하는 청년들은 청년주택(공동체주택)에서 보증금 없이 통상시세의 50% 선의 주거비만을 부담하며 살게 된다. 공공임대주택은 통상 시세는 80% 수준이다. 정부의 여타 주거 지원 사업과 다른 점은 청년들이 빚을 내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공동주거하며 청년 및 선배 세대, 지역사회와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해 함께 성장한다는 점이다. 보증금의 70%를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는 1인 청년 가구의 실상을 고려하면 세대로 이어지는 경제적 부담은 줄이고, 가족의 지지 기반마저 없는 청년들은 사회적 관계망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된다.(자료=국토부 보도자료)

3. 올해 첫 시도임에도 지난 12월 터무늬있는집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영리단체 지원 사업 ‘2018년 나눔과 꿈’에 제출된 1,100여개 중 5개의 우수사업 중의 하나로 선정되었다. 2018년에는 100명 이상의 출자자를 모집, 10억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총 3곳의 청년주택을 세울 예정이다. 출자금은 1구좌 500만원부터이며(100만원 소액출자 가능) 출자금은 전세보증금 용도로만 사용하며 보증보험 가입을 통해 기금 안정성을 높인다. 출자시 2년, 3년, 5년의 약정기간과 무이자, 0.5%, 1% 등 이자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계약 만료시 이튿날 상환한다. 모금, 관리, 상환은 사회투자지원재단이 직접 운영한다.

4. 단체 1호 출자자 노년유니온의 고현종사무처장은 “청년들에게 험악한 세상 만들어 놓은 미안함 커 한 달 조합비 1,500원을 내는 어르신들이 200만원 가량 기꺼이 출자를 결심하셨다.”고 출자 소감을 전했다. 사회투자지원재단 문보경 상임이사는 “노년유니온 어르신들의 참여로 터무늬 있는 집의 세대통합이 이뤄지는 통로가 된 것 같다.”라며 “향후 청년주택을 넘어 독거노인, 노숙인 등 다양한 계층과의 세대 통합형 주택 등을 대안적 주거 모델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 밝혔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김선태 주주통신원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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