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이 요구되고, 화해가 강요된 '학교폭력'이라는 괴물

현직 검사가 '학교폭력'의 실체를 말하다. '검사내전'이라는 해독서 김나린 시민통신원l승인2018.02.28l수정2018.05.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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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웅 저 <검사내전>

"2011년 12월, 대구에서 두 명의 친구들에게 지속적인 폭력을 당하던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그 아이는 온갖 폭력과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 내렸다. ……세상 끝으로 가는 승강기 안에서 섧게 눈물을 훔치던 모습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깊은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 좀처럼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고통이었다."
"그 소름끼치도록 슬픈 영상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그동안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외면했던 학교폭력 문제를 더 이상 모른 체할 수 없게 된 것뿐이다."

그로부터 6~7년이 지난 2018년 현재

학교폭력의 예방과 대책들은 학교에서 실효성이 있었을까?

학교폭력의 원인을 경쟁이나 입시 요인 탓으로 "사회에 돌리고, 피해자의 잘못으로 모는 것은 비과학적인 무지의 소산이다." 청소년 폭력 원인에 대한 유력이론인 ‘범죄의 일반이론’에 따르면, 범죄나 일탈행위는 자아통제 부족으로 발생한다. "부모나 보호자가 자녀의 행위를 주의 깊게 감독하지 않고, 그 행위에 대해 처벌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흔히 범죄나 청소년 범죄를 사회 탓으로 돌린다. 경쟁위주의 입시 등으로 원인을 돌리는 것은 여러모로 편리하고 저항도 덜 받는다. 모두에게 책임을 돌리게 되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은 고등학교보다는 중학교에서 더 심하고, 중학교에서도 3학년이 아닌 2학년 때 극성을 부린다는 사실은 그 주장의 신뢰성을 무너뜨린다. 입시 부담이 없는 실업계 학교에서도 학교폭력은 상존한다. 따라서 경쟁과 입시만이 학교폭력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당파적이다."

검사내전의 저자인 김웅 검사의 학교폭력 원인에 대한 해답은 간단하고 명확했다.   

 학교폭력이 심해진 원인은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어른들이 보인 행태 때문이다.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가해자 편을 들어 조용히 끝내기를 강요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 학생들은 어느 편에 서야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알게 되었다."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오히려 피해자에게 화해와 용서를 강요한다. 그 결과 가해자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피해자는 전학을 가게 된다." "피해자가 사라지면 모든 문제가 간단히 해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사라졌고, 가해자들은 승리했으며 학교폭력은 더욱 악랄해지고, 한층 은밀해졌다." 

우리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폭력과 잘못에 대하여 침묵하는 생존법을 배우게 된다." "아이들은 이제 남을 괴롭히지 않으면 언제 그 먹이사슬의 바닥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가장 약하고 낮은 학생들을 경쟁적으로 괴롭히기 시작했다. 피해를 입으면 입을 다무는 것이 더 큰 피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었고, 폭력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 학교를 떠나는 것이었다. 학교도 사회도 인권전문가들도 모두 그것을 원했다."
"피해자가 떠나면 학교는 평온을 찾았다고 믿지만 그것은 피해자가 평생에 걸쳐 지고 가야 하는 정신적 외상의 대가일 뿐이다."

"아이들은 죽기 전에 이미 여러 차례 신호를 보내며 그 사실을 드러냈을 것이다. 그러나 달라지기는커녕 상황이 더 악화되었을 것이다. 수없이 신호를 보내고 아우성을 쳐도 무신경한 절벽 앞에서 아이들은 절망했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죽음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학교와 우리 사회에서 한 가지 진실을 깨달은 것이다."               "피해를 입었다고 말하는 것은 더 큰 피해를 불러온다는 점이다. 아무도 피해자 편에 서지 않는다.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고, 아무런 불이익도 받지 않지만 피해자는 더 큰 보복과 시달림으로 고립되게 되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것만이 학교폭력을 벗어날 유일한 길이 된다."

2018년의 지금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길을 제시할 수 있는가?

방관하는 침묵과 범죄에 대한 용인으로 학교 안에서 봉인되는 학교폭력이라는 괴물은 우리사회의 불의한 처리구조의 코드가 길러 낸 거대한 괴물일 수도 있다. 

얼마 전 사형 선고를 받은 이영학은 학창시절 가해행위에 대해 적절한 처벌을 받지 않았었고, 범죄행위에 대한 죄의식의 부재는 자기욕구 해소를 위해 여중생의 귀중한 생명을 일회성으로 소멸시키는 괴물로 변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경악했지만 지금껏 청소년의 잘못을 방관하고 침묵하고 범죄를 용인했던 어른들이 맞닥뜨릴 수밖에 없었던 인과관계의 결과물일 수도 있다.     

검사내전의 저자인 현직 검사는 형사부 소년 전담을 맡아 누구보다 학교폭력 처리의 구조적 실체와 아이들의 깊은 상처에 대해 공감하고 체득했을 이야기에 우리사회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가해자 처벌이 비교육적 처사라거나 폭력학생의 징계 내용을 생활기록부에 남기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학교폭력을 벗어나지 못해 차가운 아파트 옥상까지 몰리게 된 아이들의 심정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피해자들의 가슴에 남은 화인을 결코 보지 못하는 감각장애자이자 피해자들의 아픔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공감장애자이다." "범죄의 일반이론에 따르면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범죄를 배양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10년~20년 동안 학교폭력의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그래서 해결하지 못했던 학교폭력이라는 거대한 괴물을 신랄하고 명확하게 꿰뚫고 있는 현직 검사의 <검사내전>은 학교폭력을 외면해오던 학교폭력 전문가, 학교교사, 학생, 학부모 우리 모두 일독해봐야 할 책으로 학교폭력의 불편한 진실과 명쾌한 해결책을 담고 있다. 

<시민단체> 학교폭력방지센터 공동대표 / 前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  - 김 나 린lala27@hanmail.net

참고문헌 : 검사내전 / 저자 김웅 / 출판사 부키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김나린 시민통신원  lala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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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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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학생 보호 2018-04-23 03:39:48

    학교폭력미투 = 학교폭력 근절신고 | 삭제

    • 학교폭력피해학생 부모 2018-03-10 03:20:57

      우리나라에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위한 법,제도,정책 등 실제적인 보호 및 조치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1차 가해학생들에게 숱한 폭력을 당하고 나서 학교폭력을 신고하면 이때부턴 공식적인 왕따로 낙인찍히고 교사와 학교는 대체 무슨 불이익이 있길래 학교폭력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일어난 사건을 은폐.축소시키면서까지 학교폭력 피해학생에게 2차피해를 줍니까? 그러지마세요. 누구나 소중한 생명을 뺏지마세요신고 | 삭제

      • 학교폭력 피해학생 엄마 2018-03-10 03:12:43

        대통령이 탄핵돼도 학교폭력을 은폐.축소하고 신고의무를 위반한 교사는 직무유기가 안되게 판사가 판결하면서 정의롭고 나라다운 나라가 되어간다고 말하지 마세요. 교사와 학교가 학교폭력을 '장난'으로 생각하면서 가해학생과 같은 편이 되어가는 구조와 이런 잘못된 구조를 방관하는 국회와 교육계에서는 절대로 학교폭력이 근절될 리 없습니다. 범죄한 공무원이 형사처벌받지 않는 적폐가 바뀌어야합니다. 그래야만, 피해학생의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부디, 지식인들은 귀를 열고 입을 열어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아주십시오.신고 | 삭제

        • 김진표 2018-03-06 22:42:44

          학교폭력, 사회폭력 모두 없어져야 할 적폐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신고 | 삭제

          • 김경희 2018-03-01 03:28:28

            학폭피해엄마입니다. 전국의 교육청,상담기관. 피해자 보호와 치료보다 중요시 되는건 학교밥그릇입니다. 시간 끌면서 결국 보호되는건 선생과 학교 밥그릇 우선입니다. 이런 서류로 법원을 가는건 행정기관. 법원. 두 곳을 다 국가기관 아닌걸로 만드는겁니다.
            그래서 그런 자신들 밥그릇을 지켜주는 서류, 손들어 주는 판결이 있기에 학폭현장에서 아이들은 계속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학폭피해엄마 까페에서 내용 공유할게요.
            삭제 필요하면 말씀하세요.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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