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해 매년 열리는 전국기능경기대회는 국제기능올림픽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 분야 종사자들에겐 매우 중요한 경기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기계, 금속, 전기 등 소위 인기 종목은 계속 종목이 확대되고 있는 반면 공예, 미예 분과는 종목이 줄어들고 있다. 나전칠기, 목조각, 화문석, 짚풀공예, 한지공예, 천연염색, 자수, 양복, 규방공예 등은 아예 종목 자체가 없다.  그 이유는 출전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특정 직종 관련 경기가 성립하려면 그 직종의 종목에 7명 이상 참가한 광역자치단체가 4개처 이상 되어야 한다. 이런 규정때문에 전기, 전자, 기계 등 대기업 집입 업종 관련 종목만 인기를 끌어 참가자가 넘치니 우리나라 전통 문화를 계승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전통공예 기술 분야 출전 선수가 적어 출전 자체도 어렵게 된 것이다. 이러게 놔준다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공예 분야도 아예 폐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더군다나 시, 도에서 명장, 명인을 선정할 때 기능경기대회 입상실적을 중요한 요소로 점수를 부여하고 있으니 아예 경기자체를 없애버린 종목을 준비한 선수들은  고스란히 그 피해를 입게 된다.

공단 측에선 대책으로 "정식종목에 들어오지 않는 분과에 대해 민간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하여 참여하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충분한 예산지원과 행정적 협조가 뒤따르지 않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협회, 조합, 사업체 등에서 개최하되 소요비용을 50%이하로만 지원한다니. 또한 한 종목당 최우수자(1등) 1명만을 본선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는 것이 또한 종목에 대한 또 다른 차별화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특히 공예나 미예 분야는 우리민족고유의 문화유산이 가득 담겨져 있는 종목들이다. 우리나라에서만이 개발하고 연구 발전시킬 수 있는 독과점적인 분야다. 단순히 손익계산, 경제논리로만 대응해선 안 된다는 말이다. 그 동안 공단 사업에 적극 참여한 명장, 숙련기능전승자들의 입장만 난처하게 되어 버렸다는 점을 깊이 상기하기 바란다. 올해부터라도 공예분야 같은 비인기 종목에 대해 더 많은 명장과 숙련기능전승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야 한다.

이칠용 한겨레 주주통신원 / (사)한국공예예술가협회장

이칠용 주주통신원  kcaa0887@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