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을 위해 세금 내리겠습니다.’, ‘서민자녀 영어교육 보장하겠습니다.’, ‘소상공인·전통시장 확실히 지원하겠습니다.’, ‘아이 키우기 위한 행복한 환경 만들겠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겠습니다.’ 자유한국당이 613지방선거를 위한 대국민 공약이다. 또 선거운동용 어깨띠 뒷면에는 ‘서민과 중산층의 시작’이란 문구를 넣도록 했다.

▲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홍보매뉴얼에서 제시한 명함의 한 유형(출처 경향신문)

자유한국당이 만들겠다는 나라는 그들의 당헌에 명시한 “대한민국 국토와 주권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며,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재정배분, 자원ㆍ환경개발, 제도개혁을 추진’,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시켜 나가며... 국민의 삶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간다.’는게 당헌이 지향하는 가치다. ‘국민의 재산보호? 평화통일? 환경개발?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자유한국당이 이명박, 박근혜집권 9년 동안 이런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가? 촛불정부 출범 후 반대를 위한 반대, 생떼쓰기 정치를 보면 그들이 이런 당헌을 실현하고 있는 정당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박근혜 탄핵 후 자유한국당이 당명을 또 바꿨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으로 당명을 바꾼 이유는 ‘비리종합세트’였던 과거가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또 새누리당이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바꾼 이유도 그들의 집권 기간 동안 한 짓이 부끄럽기 때문이다. 파란 옷을 빨간 옷으로 바꿔 입고 길바닥에 엎드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다 바꾸겠습니다.’고 큰절한번 하고 나면 과거 저지른 죄가 모두 씻겨 지는가?

자유한국당이 국부로 모시겠다는 이승만이 누군가? 1925년 3월 18일 임시헌법 제21조 제14항에 의하여 탄핵당하고 4·19혁명으로 하와이로 쫓겨난 사람이 아닌가? 자유한국당의 당명 변천사를 보면 친일파와 손잡은 이승만의 자유당 ▶쿠데타로 국민의 주권을 도둑질한 박정희의 민주공화당 ▶광주시민을 학살한 전두환 노태우의 민주정의당 ▶쿠데타 세력 김종필과 손잡은 김영삼이 만든 민주자유당 ▶이 회창과 이명박이 손잡고 만든 한나라당 ▶국정을 농단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가 만든 새누리당 ▶그들과 함께한 게 부끄러워 쪼개진 자유한국당과 바른 정당이 그들 아닌가?

자유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은 당시 정강·정책의 강령에서 "'국민행복 국가'를 만들 것을 국민 앞에 약속한다"고 했다가 '최순실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국민행복 국가’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의식해 정강의 핵심가치를 ‘▲헌법가치와 법치주의 존중 ▲국가안보와 국민안전 우선 ▲자유와 책임의 조화 ▲공동체 정신과 국민통합 지향 ▲긍정의 역사관과 국가 자긍심 고취 ▲지속가능성 중시 ▲열린 자세로 변화·혁신 추구... 등을 강령에 담았다.

자유한국당은 나쁜 짓을 하다가 교회에 나가 기도한 번 하고 ‘죄사함을 받았다’는 사이비 신자와 닮아도 너무 닮았다. 자유한국당의 6월 지방선거에 내놓은 '서민'과 '중산층'이라는 키워드나 그들의 정강에 담긴 7가지 가치를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남북통일과 화해를 위한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비하하고 지난해 여야가 합의한 개헌을 반대하며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을 ‘좌파만의 헌법’이 될 것이라며 반대하는 모습을 보면 박근혜의 유체이탈화법을 닮아도 너무 닮았다.

▲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막판 '읍소 대 공세' (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자유한국당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할 그들이 '줄푸세'도 모자라 ‘세금을 줄이겠다’고? 재벌 편들어 주기 위해 흡혈귀처럼 서민혈세를 빼돌린 자들이 ‘서민을 위하고 중산층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이명박이 한 짓이 하나 둘 밝혀지고 있는데 쥐구멍이라도 찾아야 할 그들이 당명 바꾸고 옷 갈아입고 큰절하고, 다음에는 무슨 쇼를 하고 싶은가? 한국어독해능력이 없어 읽기를 못하는지 몰라도 여야가 국민 앞에 약속한 개헌을 반대하는 꼴을 보다 못한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 담긴 ‘국민주권 실질화·기본권 확대·자치분권 강화·견제와 균형 내실화·민생 안정’은 보이지 않는가? 그들이 입버릇처럼 제왕적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 ‘견제와 균형’이라는 글자가 보이지 않는가?

제사에는 맘이 없고 젯밥만 눈독을 들이는 자유한국당은 국민주권이니 복지에는 관심도 없고 ‘분권형 대통령제와 책임총리제’를 통한 권력 갈라먹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들이 진정 당헌에 명시한 나라를 만들겠다면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 담긴 ‘대통령 권한을 분산’, '자치분권 강화', 주민참여, 안전권 확대, 독점적 재판권을 견제, 국민발안, 국민소환 등의 개헌안을 쌍수로 환영해야 한다. 사사건건 철없는 아이들의 생떼쓰기로 어떻게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편집 : 심창식 부에디터

김용택 시민통신원  kyongt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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