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여성의 정치동학을 담다.

가정폭력에 관한 항소심 변론 서면을 작성하고, 급하게 알바시간에 맞춰 양재에서 종로로 이동한다. 지하철 안에서 발견한 반가운 사진 하나가 보인다. 형사 민사를 아우르는 법무법인 광고다.

▲ 이혼, 형사, 민사 전문

대출을 해서라도 변호사를 사서, 이 억울한 심정을 풀 수 있을까? 돈으로 변론을 해야만 나의 억울함이 풀릴까? 알바를 하는 공간에는 한겨레 신문과 주간경향 시사 주간지가 놓여있다. 가정폭력 항소심의 변론서면의 시작을 "존경하는 재판장님~"으로 하지 않고, "가정폭력 가해자 000은 미국에서 총기사용으로 실형을 살았고, 한국으로 추방당한 교포입니다."로 시작했다. 총기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80만 미국시민이 미국의 의회앞에서 총기규제에 관한 최대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서 가정폭력가해자의 범죄경력을 정조준 하는 나의 심정은 폭력에 맞서 폭력에 저항하고자하는 의지의 표상이다. 플로리다 고교 생존학생의 연설로 시작되어 당신의 삶을 위해 싸우라는 큰 울림은 베트남전 반대시위 이후 최대 규모의 청년시위라고 한다. 어릴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머니를 따라 미국으로 8살에 이민을 가서, 인종차별에 고통을 당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 가정폭력 가해자의 개인의 문제는 사회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그러한 가정폭력가해자의 특성을 아내인 나는 더욱이 잘 알고 있었고 내가 감내할 수 있는 수위에서 삶의 변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폭력성은 너무도 쉽게 자주 일상속에서 나타났다. 가정폭력 피해당사자의 신고가 공정성을 잃고있다는 사실을 나는 몰랐다. 나는 교과서에서만 피해자의 지원정책에 대해 배웠을 뿐이다. 미국과 한국의 상황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가해자는 한국의 낮은 수준의 가정폭력대응에 관해 너무도 큰 콧방뀌를 뀌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주간경향1270호에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 소장이 쓴 미투 운동과 인권혁명이라는 칼럼을 보니, 폭력과 젠더관점 없이 가정폭력을 단지 '폭력'으로만 읽었던 자신의 이해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가 있다. 김형완 소장의 칼럼에는 유럽의 68혁명당시 사상적 진지 역할을 했던 프랑크 푸르트 학파중에 이름을 대면 알 만한 비판이론가 조차도 아내의 인터뷰를 통해, 일상적인 구타 사실을 토론한 독일 페미니즘 잡지 <엠마>의 창간자 알리스 슈바르처가 인터뷰한 '아주 작은 차이'라는 제목의 책이 소개 되고 있다.

칼럼이 더욱 재미났던건 68혁명 당시 파리에서 바리케이드를 쌓고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을 때, 운동의 지도부 안에서 다반사로 성폭력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적혀 있기 때문이다. 칼럼의 글을 대거 빌려와 계속 써보면, 이 문제를 놓고 "적들과 대치 중인 엄중한 마당에 '사소하고 개인적인 일'을 무엇보다 '운동의 대의를 훼손하는 "그래서 '전선을 흩트리는' 공론화를 꼭 해야겠냐?"며 은페하고 묵살하려는 (남성)지도부에 항의하며 페미니즘 진영은 68운동 본류에서 이탈한다.

▲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부대표<사진출처: 여세연 facebook>

최근 개헌에 직면한 여성계의 분노는 최소한의 성평등 개헌을 위한 요구가 무참히 배제되는 등, 여성은 완벽히 2등시민으로 존재하게 되는 성차별 개헌동학 현상을 확인하게 된다. 여세연등, 젠더정치연구소의 활동들이 여성신문을 중심으로 언론화 되는 과정을 참조해보면, 여성들은 미투(#METOO)운동이 사회 전반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 지형도를 바꾸는 토대가 되길 바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부대표는 "광역단체장을 포함해 지방선거에서 여성후보가 적다는 것은 정당들이 그동안 여성을 정치인으로 키우는 노력을 조직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고 지적하고 있으며, 이런한 여성의 언어는 여성신문등 일부의 매체에서만 아주 작게 다루어지고 있어, 국민의 절반, 여성시민과 주권자가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민주정치의 동학에 자연스럽게 일상의 참여를 할 수 있는 정보접근성에서 멀리 있는 것이다.

3월23일 여성신문을 참고해보면, "미투운동에 대한 정치권의 응답은 남성 중심 권력을 여성에게 분산하는 것이고 그러한 의무와 책임은 특히 과도하게 의석을 많이 갖고 있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3명 한국당2명"

"제6회 지방선거 당시 주요정당 여성 공천0명"

"미투운동, 정치지형 바꾸는 토대 되길"

이번 6.13지방선거에서는 여성 시도지사가 탄생할까?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예비후보등록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여성 예비 후보들이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주요 정당들은 공천을 위해 당내 경선을 준비하고 있고, 군소 정당들은 이미 당의 후보로 발탁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 상황이다.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을 주민의 투표로 선출하는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이후 시도지사 당선자 96명 중 여성은 한 명도 없었다. 지난 제6회 선거에서 여성은 주요 정당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번 공천과정도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민주당은 경쟁률이 높아서, 자유 한국당은 당선 가능성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 지형 바꾸는 토대가 되기 바란다" "동수개헌은 더 평등한 사회로 이행하겠다는 최소한의 선언이다" (FACEBOOK에 게시된 젠더정치연구소, 박영선 의원의 게시글, 여성신문 3월23일 신문 참조)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심옥연 시민통신원  vvvv77vvv@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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