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정신이 투철하신 분이어서 행장문에 일제를 비난하는 문구 때문에 옥고를 치르고

[의병의 고장 보성군 의병 유적지 답사기] 9 회봉 안규용의 죽곡서원과 서책들

--보성군 의병 유적지 답사 ㅡ2017.11.29.--

 

때 : 2017년11월29일 10:00‘ ~15:30‘

장소 : 전라남도 보성군 일원

누가 : 보성군의병정신선양회<추진위원 10명>

무엇 : 보성군의병유적지 19개소

▲ 죽국서원

죽곡서원은 해봉 안규용 선생이 건립한 강학의 터이다. 이곳 보성 죽곡정사에 보관 되어 있는 목판은 전남 유형문화재 제330호로 지난 2017.7.27.에 지정이 되었다. 늦은 감이 있지만 문화재로 지정되었음에 진심으로 존경을 보낸다.

요즘은 인쇄술이 발달한 정도가 아니라 널리 누구나 쓸 수 있게 되어서 책을 만드는 것조차 어렵지 않은 세상이 되었지만, 이 먹판을 마련할 무렵만 하여도 책을 많이 만들기 위해 인쇄를 하는 방법이 이 목판 밖에 없었던 시대였다.그런 시절에 이 목판을 만드는 것 또한 쉽지 않은 것이어서 목판 한 장은 어려운 서민들의 1년 치 식량 값이었다는 것이 안동에 있는 유교전시관의 설명이었다. 지금 만든다고 하더라도 목판 한 장의 값은 목판과 각자까지 한다면 100만 원 정도가 든다고 들었다. 그러니 이런 목판은 그 가치도 높지만 금전적으로도 상당한 값을 가진 보물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목판본을 일제 압박을 받던 시기에 민족정신을 수호하기 위해 만들었다니 대단한 민족정신이 아니겠는가?

○ 문화재명 : 보성 죽곡정사 목판(寶城 竹谷精舍 木板)

○ 지정번호 :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330호

○ 지정일자 : 2017.7.27

○ 소 재 지 : 전라남도 보성군 복내면 진척서봉길 86-53 (진봉리 187)

○ 수 량 : 목판 95판(주문지결 10, 동몽수지 3, 향례합편 72, 이자학칙 8, 죽천문집통문 1, 죽곡정사식상부 1)

○ 소유자/관리자 : 안동화

○ 지정 고시 사유

◈ 죽곡정사 목판은 일제강점기 회봉(晦峰) 안규용(安圭容)이 전통적인 학문과 예법을 고수하여 민족 자존감을 고취하고자 판각한 것으로 시대상과 함께 향촌사회 문사들의 동향, 출판활동, 교육사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 학술 자료

◈ 주문지결(朱門旨訣), 동몽수지(童蒙須知), 향례합편(鄕禮合編), 이자학칙(李子學則), 죽천문집통문(竹川文集通文), 죽곡정사식상부(竹谷精舍食床簿) 등 6종 102판 중 95판이 완벽하게 남아있고 보존상태도 양호하여 역사적, 학술적 가치 있음.

다음 블로그 향토학인 http://blog.daum.net/kht1215/266에서 따옴

죽곡정사에 남은 목판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은 우리 보성의 자랑이요, 자긍심을 높여주는 일이다. 축하할만한 일이자, 앞으로 더욱 잘 보존하고 관리하여야할 책무를 실감하게 한다.

◆ 竹谷精舍

○ 1921년 복내면 眞鳳里에 건립

○ 晦峰 安圭容(1873. 7. 28~1959. 8. 19) 선생 講學 處

○ 1910년 곡성 鄭持平의 行狀文이 문제가 돼 3개월여 獄苦를 치렀으며, 1936년 4월 64세 때 亡國의 한 맺힌 글과 제자 朴奎鉉의 日記가 倭警에게 발각되어 道警에서 고문을 받음

○ 죽곡정사엔 서적 3천여 권과 鄕禮合編․童蒙須知․朱子學則의 판각이 보존

민족정신이 투철하신 분이어서 행장문에 일제를 비난하는 문구로 옥고를 치르셨다. 망국의 한을 쓴 글, 그리고 그 스승에게서 배운 제자의 글 때문에 고문을 받는 등의 고난도 겪으셨다. 그러나 자신의 일신 보다는 나라를 위한 생각으로 많은 책과 목판을 남겨 후손들에게 학문의 길을 열어주셨으니, 다시 한 번 우러러 보아야하지 않겠는가?

『주문지결』: 조선중기의 학자 성혼이 주자(朱子)의 핵심적인 사상만을 뽑아서 편집한 책.

『주문지결』의 제목은 ‘주자의 문하에서 전수되는 핵심적인 가르침’을 뜻한다. 이 책은 성혼(成渾)이 『주자대전(朱子大全)』과 『주자어류(朱子語類)』의 각종 서신들과 대화들 및 주자의 행장(行狀)에서 주자의 사상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문장들을 뽑아서 초학자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을 선집해서 출간한 서적이다.

『주문지결(朱文旨訣)』에 실려 있는 송시열(宋時烈)의 발문(跋文)은 1666년 현종(顯宗) 7년에 썼다고 전해진다. 책 말미에 등장하는 ‘계해(癸亥)’라는 표기는 송시열이 1689년, 즉 숙종(肅宗) 15년에 사망했던 점을 고려한다면‚ 1683년 즉 숙종 9년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추정된다.

서지적 사항 : 목판본. 1책. 간행자는 죽곡정사(竹谷精舍)이다.

[네이버 지식백과](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목판본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책이 주문지결이다. 주자학을 배우고 가르치고 연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요즘 말로 핸드북처럼 가장 핵심요소인 엑기스만을 골라 모은 책이라니 주자학을 공부하는 학자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자료가 되어 줄 것이다. 이러한 자료들을 모으고 책으로 만들 수 있게 해주신 선생의 민족정신을 잘 지켜나가는 것이 후손된 도리가 아닐까?

◆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330호 보성 죽곡정사 목판(寶城 竹谷精舍 木板)은 일제강점기 회봉(晦峰) 안규용(安圭容)이 전통적인 학문과 예법을 고수하여 민족 자존감을 고취하고자 동몽수지(童蒙須知), 향례합편(鄕禮合編) 등을 판각해 교재로 쓴 것으로 시대상과 향촌사회 문사들의 동향, 출판활동, 교육사 등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있다.

바로 금년 여름에 지정이 되어 여러 곳에서 그 기사를 살필 수가 있는데, 이런 문화재가 우리 고장에 더는 없는지 살펴보고 찾아내어서 우리 고장의 숨어있는 역사를 찾아 나가야 할 것이다.

중학교에 다니던 1950년대 말, 내가 살던 동네에서 한문 서당을 하시던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아드님이 없어서 가지고 계시던 책들을 사위집에서 몽땅 가져다 뜯어서 집안의 초배지로 썼다. 내가 보기에 너무 아까운 책이 보였다. 오래된 일이라 다른 책은 기억에 없지만 [매천야록]이라는 책을 뜯어서 초배지로 발라 놓았는데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은 아직도 남아 있다.

혹시라도 우리 고장에서 조상님들이 쓰던 물건 중에, 낡은 서책이나 오래된 물건이 나오면 함부로 버리지 말고, 그 가치를 파악하여 보존하고 전승해 가야 한다는 것을 널리 알려 줄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닌지?

죽곡정사의 목판 문화재 지정을 기회삼아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편집 : 김동호 객원편집위원

김선태 주주통신원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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