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무기의 진실부터 밝혀야

통킹만, 이라크 찍고 시리아?

미국은 1960년대 베트남의 공산화를 막기 위하여 군사작전을 펴고 싶었으나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난 때문에 망설이다가 ‘북베트남군이 통킹만에서 미국의 구축함을 공격했다’ 는 이른바 통킹만 사건을 조작하여 참전 명분을 만들었다. 북베트남 정부는 국제사회에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조사를 요청했지만 미국의 하수인 유엔은 묵살했고 그때부터 베트남전이 끝날 때까지 미국의 내전 간섭으로 200만명 이상의 민간인이 희생되고 말았다.

▲ 상대국 해안에 다가가 무선통신을 가로채 정보를 수집하던 매덕스호. 의회가 존슨 대통령에게 전쟁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계기가 됐던 1964년 8월4일 통킹만에서의 북베트남 어뢰정에 의한 매덕스호 공격은 명백하게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위키피디아(사진출처 : 한겨레신문)

 베트남전은 미국의 정치인들이 어떻게 전쟁을 만들어 내고 그 전쟁을 이용하여 어떻게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추악함을 잘 보여주는 산 역사이다. 결국 그들은 베트남 인민들의 자유와 독립을 위한 간절한 열망을 이기지 못하고 전쟁에서 패퇴하여 도망을 갔고 베트남은 명실상부한 독립국이 되었다.

이라크에 대규모의 화학무기가 있다고 국제사회에 거짓 정보를 흘리고 뻔히 다 알고 있는 답을 책상에 올려놓고 부시는 때가 무르익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CIA 국장은 기밀보고서에서 ‘이라크에 대량 살상무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라고 보고하고 지시를 받기 위해 부시의 집무실을 찾았으나 부시는 ‘이제 대량살상무기 따위가 있고 없고는 중요한 게 아니다’ 라며 그 보고서를 기밀처리 하도록 명령했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대량으로 쌓여 있는 미국내 무기재고는 땡처리할 곳이 필요했고 이라크는 국제사회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찌질이였다. 좀 두들겨 팬다고 크게 욕먹을 일이 아니라고 부시는 판단했다.

▲ 성조기를 태우고 있는 이라크 인들

모두들 잠들어 있는 새벽, ‘자유이라크‘라는 이름을 붙인 이라크 침공작전은, 수백 발의 미사일이 이라크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전세계에 생중계되면서 시작되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수많은 민간인들이 그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지만 대량살상무기는 원래 없었다. 그 후에 이라크를 미국이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 허핑턴포스트는 ‘마치 미국 정부는 이라크를 완전히 파괴하여 무기력하게 만듦으로서 미국에 의지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장애국가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미국정부) 전쟁으로 초토화된 땅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무정부와 무질서 약탈 방화등을 방치했다’ 라고 보도했다.

2018년 현재,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과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아이들이 치료받는 장면 등이 CNN을 통하여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다. 부시의 화신 같은 트럼프는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시리아인들을 구출하기 위하여 군사작전을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는 미국산 스마트 미사일을 보게 될 것’ 이라며 전 세계를 상대로 공갈 협박을 자행하더니 급기야 105발의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내전을 확산시켰다. 그들이 파괴했다고 주장하는 화학무기공장은 몇년 전에 이미 폐쇄해버린 화학물 연구소임이 밝혀졌으나 미국은 끝까지 생산을 하던 공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리아가 내전에 빠져 있는 것은 세계적 비극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나 러시아가 자신들의 잣대로 내전에 개입하여 전쟁을 확전시켜 나가는 것은 더욱더 큰 비극이다. 더군다나 시리아 정부군이나 러시아는 화학무기 사용은 없었다고 극구 부인하고 있다. 아랍의 정서상 자신들이 한 일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상황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굴 믿어야 할까. 미국이 제국주의 무력을 전 세계에 펼치는 동안 저질러온 수많은 조작과 암살등은 다른 국가들이 저질러 온 것들을 모두 합쳐 놓은 것보다 더 많다는 것이 세계 외교가의 정설이다. 이번에도 잘 풀리지 않는 시리아 사태와, 국내 정계에서 이런저런 추문으로 코너에 몰리고 있는 트럼프가 CIA를 시켜 만든 조작이 아닐까. 반군들에게 무기와 달러를 쥐어 주면 사린가스 몇통 풀어놓는 것은 말단 CIA 조직원들도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서 당장 손을 떼고, 미국의 강아지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유엔은 지금이야말로 이름값을 제대로 해야 할 때이다.

관련기사 :  1964년 8월4일, 북베트남 어뢰 공격은 없었다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50400.html

편집 : 심창식 부에디터

유원진 주주통신원  4thmea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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