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시는 아버지 어머니에게 드리는 편지

김혜성 시민통신원l승인2018.05.11l수정2018.05.1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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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 어머니에게 드리는 편지 -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추움도 배고픔도 외로움도 시달림도 없다고 하는 저 멀리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개 지내고 계신지요? 아니면 험악한 세상에서 바람처럼 떠돌 자식들 걱정으로 아직도 떠나지 못하고 우리를 지키고 계시는지요?

아버지, 어머니 창밖에는 비가 오고 있어요.
세상을 고아의 설음으로 살아가야 할 우리 3형제 걱정에 눈물 가득 고인 눈을 감지도 못한 엄마를 차디찬 땅에 묻고 나 홀로 돌아서던 그날처럼 비가 내리고 있어요. 난 그때 우리 3형제를 버리고 그렇게 일찍 가버릴 것이면 아예 낳지도 말 것이지 하고 엄마, 아빠를 얼마나 원망했는지 몰라요.

그러나 내가 자식을 낳고 엄마가 된 오늘. 우리를 세상에 남겨두고 떠나는 순간 어머니, 아버지 마음인들 얼마나 아팠을지 인제야 생각해봅니다. 지금도 기억해요. 눈도 못 감고 돌아간 어머니 두 눈을 삼촌이 "형수, 아이들 걱정하지 말고 어서 마음 편히 떠나세요."하며 눈을 감겨드렸을 때 어머니의 눈가에 흘러내리던 마지막 눈물을 말이에요.

사랑하는 아버지
난 아직도 카메라 앞에 서지 못해요. 그것이 비록 디지털카메라라고 해도 말이에요.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사진시약을 음독하고 돌아가셨던 아버지의 마지막 얼굴이 그려져 설 수가 없습니다.
언제나 저녁마다 집 앞에서 퇴근하는 나를 맞아주던 아버지. 아침이면 출근하는 나를 바래주면서 차조심하고 저녁 땐 늦지 않게 집으로 돌아오라고 하던 아버지가 낮 사이에 시체로 변하여 퇴근한 나를 맞이하였을 때부터 여기 한국에 오기 전까지만 하여도 난 우리 아버지를 이렇게 만들고 우리 가정을 망하게 한 한 개인을 증오했고 영원히 복수하리라 생각하였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인간을 증오했고 인간 자체를 믿지 않았어요.

예전에 동네 사람들이 절 순진하다고 여자답다고 하였고, 아버지, 어머니가 마지막 순간까지 "밥함지 옆에 처매놓아도 밥을 찾아먹지 못할 아이"라고 걱정하던 이 딸은 그 순간부터 복수와 증오, 의심만 가득 찬 아이로 변하였어요.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그대들 자식인 우리가 마음의 상처를 털어버리고 걱정도 눈물도 없을 그날이 올까요? 그 언제면 우리가 마음놓고 부모님들 유언대로 3형제가 의좋게 살며 부모님 산소에 술잔을 부어올리고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놓아 드릴 그날이 올까요?

정말로 그 날이 그리워집니다.
그리고 열심히 빌고 또 빌어요.
제발 우리가 다시 만날 때까지 나의 오빠와 동생이 죽지만 말아달라고, 내가 오빠와 동생에게 진 빚을 갚을 수만 있게 해달라고 말이에요.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어머니도 이 딸의 마음을 이해하시죠?
그리고 저 멀리 하늘나라에서 나의 마음을 담아 오빠와 동생을 부디 지켜주세요. 그들이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나를 버리고가지 말고 내가 오빠와 동생에게 빚 갚을 기회를 주고 그 언젠가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었을 때 나홀로 외토리가 되지 않게 보살펴주세요.

아버지, 어머니 정말로 그립습니다.
어린 시절 온 가족이 모여 저녁을 먹던 그 시절, 저녁에 퇴근하면 아버지가 문 앞에서 맞아주시고 어머니가 저녁상을 차려놓고 기다려주던 그 시절들이 정말로 그립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내가 쓴 이 편지가 이승에서는 영원히 전해질 수 없겠지요. 이따금 다른 사람들이 전화로 "어머니, 아버지" 라고 부를 때 부럽고 또 부러웠던 마음이 들었던 어느 순간부터 내가 습관적으로 쓰는 "보고 싶은 아버지, 어머니'의 글들을 아버지, 어머니는 저 멀리 하늘나라에서 다 굽어보고 계시죠? 사람이 정말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그때도 난 아버지, 어머니의 딸로, 우리 형제의 한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요.

보고 싶은 아버지, 어머니.
내가 편지를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아버지, 어머니의 영혼이 나를 지켜주리라 믿으며 부모형제를 그리는 이 딸의 편지를 마무리해요.

남과 북이 통일되면 오빠와 동생과 함께 부모님 산소에 찾아가 이제껏 못 부어드린 술잔을 고이 붓고 늦게나마 효도하겠어요.

아버지, 어머니의 명복을 빌어요.
사랑해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존경합니다.

퍈집, 사진: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부에디터

김혜성 시민통신원  cherljuk1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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