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으로 가는 기차표를 다오"

▲ 평양가는길목
▲ 평양 기차표

페이스북에 서울역에서 평양(도라산역)으로 가는 차표를 판매한다고 하여 신청을 했더니 서울역에서 출발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서울역 3층으로 가서 신청된 이름표를 받기 위해 가나다순으로 줄을 서서 이름표를 받았다. 임시 매표소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박원순, 이재명 두 후보의 인사말을 듣고 임시역장으로 옷을 갈아입고 기차표를 발권했다.

▲ 평양 방면 타는곳

서울->평양 유라시아 횡단열차 승차권 2018년 6월3일 13시 3분 자유석이라고 지정된 기차표에 열차번호(1호차에서부터 8호차까지)가 이름표에 열차 호수가 기록되어 있다

이날 판매된 평양행 기차표 고 문익환 목사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선생의 시 “잠꼬대 아닌 잠꼬대”라는 시에 있는 ‘평양 가는 기차표를 다오’라는 행사를 만들어 실제 27,000원의 소요금액을 받지 않고 무료로 왕복 운행되었다.

▲ 평양 가는 길

역 전광판 곳곳에서는 평양행이라는 안내글씨가 선명하게 나올 때 평양 가는 시민들이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에서 너무나 간절한 염원을 읽을 수 있었다.

▲ 평양가는 길

열차표를 판매하기 전에 선거에 출마한 박원순 후보의 간단한 인사말이 있었다. 박 후보는 "서울역에서 용산역까지 지하화해서 지상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하였고, "고 문익환 목사의 잠꼬대가 현실이 되어 평양으로 가는 길이 쉽게 다가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평양 가는 길

도라산역에 임시무대가 설치되어 '늦봄이 오다' 문익환 목사탄생 100주년을 기념행사를 가졌다. DMZ 평화풍류예술단의 풍물패 놀이를 보고 안치환의 광야에서 열창을 들으며 1시간여 공연을 관람하였다.

도라산역 공원 고 노무현대통령 기념식수 바로 옆 문익환 시(詩)비 장소로 표지되어 있어서 뜻깊은 장소가 될 것으로 본다.

늦봄 문익환(1918, 6, 1)~1994, 1,18)

시- 잠꼬대 아닌 잠꼬대

난 올해 안으로 평양으로 갈 거야

기어코 가고 말 거야 이건

잠꼬대가 아니라고 농담이 아니라고

이건 진담이라고

 

이하생략

“평양 가는 기차표를 다오”

역사를 산다는 것은 말이야 분단을 거부하는 거라고, 서울역에가서 평양가는 기차표를 내놓으라고 소리치는 거라고,

▲ 기다리다 목빠진 역장

일 시 2018년 6월3일(일)

주 최 통일맞이, 평화철도, 희망래일

장 소 서울역 3층~도라산역

동 승 440명

후 원 SBS, 통일부, 코레일, 노무현재단, 늦봄 문익환 목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회

▲ 명패와 평양기차표

평양 가는 기차 동승기

보온병에 담아온 커피를 마시면서 혼자 오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와 함께 올 것을 금방 후회를 하였다.

12시에 이름표를 받고 차표 받는 행사를 하고 박원순 임시역장에게서 평양 가는 차표를 받고 뜻깊은 감정으로 이름표에 기차표를 함께 집어넣었다.

창밖은 경기도로 접어들어 모를 다 심어놓은 논을 거치면서 횡횡 철둑길에 핀 이름 모를 꽃들이 널브러진 틈 사이로 철로길이 빈둥빈둥 늘어져 있다.

논 사잇길로 접어드는 길게 늘어진 마을 길들을 보면서 어느샌가 내가 나의 고향을 보고 있는 듯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게 하였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여기까지라도 모시고 왔으면 하는 애절한 마음이 펑펑 울고 싶어졌다. 창밖은 이 심정을 모르면서 고요하다. 요만큼이라도 차표 한 장을 움켜쥐고 혹시 분실이라도 할 것 같은 기분에 이름표 갈피에 조심히 끼워 넣었다.

서울역 광장에서 목 빠지게 기다리던 역장한테서 사진을 한 장 찍으면서 덤으로 서울에서 베를린까지 가는 차표를 덤으로 받아 쥐고 누가 볼까 얼른 자리를 비웠다.

이럴 때 느끼는 일이지만 젊은 날 우리 남매를 남쪽으로 함께 데려오신 부모님은 벌써 이 세상에 안 계시지만 카톡으로 부모님께 보내드리고 싶다. 정말로 보내고 싶다.

이 길이 다시 내가 올 날이 있기를 빌고 빌면서 옆 자석의 가족끼리의 두런두런 소리를 들으며 하루가 그래도 고마운 마음으로 감사하다고 느끼며 440명의 일행으로 평양을 다녀온 동승기를 여기 남긴다.

▲ 서울역에서 평양역까지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최호진 주주통신원  chj1959c@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