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했던 말 또 하지 않게 해주소서
남이 한 말 제 이야기처럼 꾸미지 않게 해주소서
다 끝낸 이야기 새로 꺼내지 말게 해주시고
나도 모르는 살림살이 아는 척 나서지 못하게 하소서
-- 오늘
누가 어디서 베껴온 말 읊조려도
귀담아 듣게 해주소서
내가 아는 이야기 나와도 처음 듣는 말처럼
귀 쫑긋 세우게 해주소서
-- 오늘
철지난 자랑 떠들어도, 새봄이로구나
뻔한 엄살 죽는 소리 낑낑거려도, 햇살이구나
뾰족한 시샘 콕콕 찔러도, 산들바람이구나
푼더분한 마음씨 갖게 하소서
-- 오늘
그러나 오늘 말입니다
말끝마다 언구럭부리고
몸짓마다 사람들 마음 짓밟는 망나니 칼춤에는
분노 그러쥐고 세차게 날릴 발길질 멈칫거리지 않게 하소서
-- 오늘
귀는 열고, 입은 웃고, 주먹은 울고.
편집: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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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열 시민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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