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서너 살 어리지만 늘 존경하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변산공동체학교의 교장인 김희정 선생님입니다. 변산공동체학교는 친환경농사공동체입니다. 농약과 화학비료는 물론이고, 그 흔한 비닐 한 장도 사용하지 않지요. 21세기에도 여전히 재래식 뒷간을 사용해서 퇴비를 만들고, 손모를 심으며 열 마지기나 하는 콩밭도 일일이 호미로 매지요. 농사일이 끝나면 직접 흙벽돌을 찍어서 집을 짓기도 하고, 또 산에 올라가서 장작을 해옵니다. 공동체의 모든 집이 구들장으로 난방을 하니까요.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변산공동체는 보리출판사의 대표이자 전 충북대학교철학과 교수였던 윤구병 선생님이 주춧돌을 놓은 학교입니다. 사람이라면 부지런히 몸을 놀려서 제 먹을 것은 제가 만들고, 제가 살 집 또한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데 요즘은 어딜 가나 아이들한테 머리 쓰는 법만 가르친다고 개탄을 하면서요.

윤구병 선생님의 기초 위에 기둥을 세우고, 서까래를 얹고 지붕을 올리면서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분이 바로 김희정 선생님입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지내면서 저 스스로 앞가림하기를 바라지요. 하지만 현실의 교육적 여건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공부를 잘해서 일류대(?)에 가는 아이들만 대접하고 나머지는 홀대하지요. 사정이 그렇다 보니 부모들도 아이들을 무한경쟁의 틀로 내몰게 됩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행복하지 않은 세상입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분들이 대안학교를 고민합니다. 하지만 잘 알지도 못할뿐더러 정보 또한 많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변산공동체처럼 인터넷도 사용하지 않는 곳은 찾기가 쉽지 않지요. 그런 면에서 김희정 선생님의 책 ‘산적떼 같은 요놈들, 예쁘다’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매달 발행되는 변산공동체의 소식지에 실린 김희정 선생님의 글을 모은 것입니다. 공동체를 운영하는 이로서의 고뇌와 기쁨,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있지요.

제 아이를 3년 동안 잘 돌봐주신 김희정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오성근 주주통신원  babsangm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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