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작품 중 25점이 꽃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어릴 때부터 미술을 좋아하여 계속 습작을 하다가 성년이 되어 유화에 심취한 후 결혼과 자녀를 키우고 새로운 분야인 수채화를 만나게 되어 이 분야에서 8년여 작품에 몰두하고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그룹전을 계속 참여하다가 2017년 2인 전 은평미협전을 시작으로 2018년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갖게 되었다.
작품은 뚜렷한 4계를 느낄 정도로 섬세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정겹다. 군더더기 없는 마무리며 4계로 이름 지어 준 따님의 눈에도 모두가 행복이라는 걸 느끼게 해줬고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개관 첫날 10여 명의 할아버지들이 전시회에 들어와 그림을 돌아보면서 '모처럼 내 마음이 우울증을 다 버리고 가는 것 같다'는 관전 소감을 남겼다. 수채화의 매력이고 정서이다.
이 관전 소감이 내가 그림을 그리고 그려야 하는 의무인 양 따뜻한 계피차 한잔으로 그동안의 어려운 준비과정을 씻어 주는 듯 '아 이런 것이 행복이다'라고 새기고 새기는 것 같았다.
도록 갈피에 적혀 있는 작가 일기에서 늘 설레이는 가슴을 볼 수 있어서 소개한다.
물감을 엎질렀다
금방 파란물이 손톱 밑에 스며든다
눈을 감으면
길 위에서 만난
꽃의 이름, 얼굴, 향기, 빛깔들이
스펙트럼으로 펼처진다
결코 늙지도 바래지도 않는
고향의 색도 거기 있다
캔버스에 번지는 물의 감정들
나는 매번 설레인다
사람의 마음에 감동이란 파문을 열고
움직이는 또 다른 빛을 찾아 나설 것이다
여름,
푸른 산 빛이 가깝다
우리들의 오늘이 한없이 맑았으면 좋겠다
2018년 8월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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