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산 쓴 여자 60.6*40.9 watercolor on paper

40개 작품 중 25점이 꽃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어릴 때부터 미술을 좋아하여 계속 습작을 하다가 성년이 되어 유화에 심취한 후 결혼과 자녀를 키우고 새로운 분야인 수채화를 만나게 되어 이 분야에서 8년여 작품에 몰두하고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그룹전을 계속 참여하다가 2017년 2인 전 은평미협전을 시작으로 2018년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갖게 되었다.

작품은 뚜렷한 4계를 느낄 정도로 섬세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정겹다. 군더더기 없는 마무리며 4계로 이름 지어 준 따님의 눈에도 모두가 행복이라는 걸 느끼게 해줬고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개관 첫날 10여 명의 할아버지들이 전시회에 들어와 그림을 돌아보면서 '모처럼 내 마음이 우울증을 다 버리고 가는 것 같다'는 관전 소감을 남겼다. 수채화의 매력이고 정서이다.

▲ 좌) 설경 53.0*40.9 우) 겨울로 가는 길 72.7*50.0 watercolor on paper

이 관전 소감이 내가 그림을 그리고 그려야 하는 의무인 양 따뜻한 계피차 한잔으로 그동안의 어려운 준비과정을 씻어 주는 듯 '아 이런 것이 행복이다'라고 새기고 새기는 것 같았다.

▲ 여러작품과 작품을 바라보는 김계희 작가

도록 갈피에 적혀 있는 작가 일기에서 늘 설레이는 가슴을 볼 수 있어서 소개한다.

 

물감을 엎질렀다

금방 파란물이 손톱 밑에 스며든다

 

눈을 감으면

길 위에서 만난

꽃의 이름, 얼굴, 향기, 빛깔들이

스펙트럼으로 펼처진다

결코 늙지도 바래지도 않는

고향의 색도 거기 있다

 

캔버스에 번지는 물의 감정들

나는 매번 설레인다

사람의 마음에 감동이란 파문을 열고

움직이는 또 다른 빛을 찾아 나설 것이다

 

여름,

푸른 산 빛이 가깝다

우리들의 오늘이 한없이 맑았으면 좋겠다

 

2018년 8월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최호진 주주통신원  chj1959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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