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하는 노래를 들을 기회가 별로 없다. 우선 음악방송을 거의 보거나 듣지 않는다. 예전부터 내가 좋아하는 곡을 주로 유튜브로 들으니 최근 유행하는 노래가 뭔지도 모른다. 방탄소년단이 최고 인기라 해서 일부러 수차례 들어봤는데 반복되는 단어 음만 기억나지 전체 멜로디는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거리가 있다. 

아들이 여름방학 때 오면 그제야 요새 유행하는 음악을 접한다. 아들이 오면 무조건 운전대를 넘기는데, 아들은 항상 자기가 좋아하는 최신 음악을 틀고 다닌다. 그제야 '욕' 비스무리한 말도 들어가는 괴상한 노래가 있구나 하고 알게 된다. 대부분 웅얼웅얼 가사가 뭔 뜻인지 모르고 가락도 맘에 와 닿지 않아 시끄러운 소음으로 들린다. 운전대 잡은 사람 맘이라 꾹 참고 가거나, 정 견디기 힘들면 좀 조용한 음악으로 바꿔달라고 부탁한다.

어느 날 아들이 좀 조용한 음악이라고 들려주었는데 그만 입안에서 상큼함이 톡~ 터지는 듯 미묘한 맛에 홀딱 빠지고 말았다.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 ‘헤이즈(Heize)’라는 여가수가 부르는 ‘비도 오고 그래서’다.

<비도 오고 그래서>

https://www.youtube.com/watch?v=afxLaQiLu-o

목소리도 독특하고 가사도 맛깔스럽다. 가락과 가사를 기존과 다르게 엮은 것도 아주 신선하다. 박자만 맞추듯 툭툭 던지는 피아노 소리도 재미있다. 노래는 약간씩 변화를 주면서 요리조리 이어지다 쿨하게 끝난다. 

뭐 이렇게 매력적인 가수가 있지? 생각에 찾아보니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직접 하는 아주 재주 많은 아가씨다. 헤이즈에 반해 이런저런 곡을 들어 보니 최신 노래치고 내 맘에 들어오는 노래가 제법 있어 소개한다. 한마디로 노래가 재미있다.

돌아오지마 https://www.youtube.com/watch?v=ocPzInSgqY8
저 별 : https://www.youtube.com/watch?v=XUR8QByF2As
널 너무 모르고 : https://www.youtube.com/watch?v=vvkWaI91mLM
헤이즈 전곡 노래 모음 : https://www.youtube.com/watch?v=IHstqTxj1cA

한국가요하면 아직도 젊은 시절 듣던 송창식, 이장희, 양희은 등 좀 축축 처지는 서정적 노래를 좋아하는데, 어쩌다 만난 헤이즈의 톡톡 튀는 노래가 내 입속에 맴돌아 하루종일 흥얼흥얼 따라 하게 된다. 젊은이 가락을 따라 하니 나도 좀 젊어진 느낌이라 기분전환으론 그만이다

아직도 즐겨 듣는 축축 처지는 비 내리는 한국가요 등

이장희 ‘비의 나그네’ : https://www.youtube.com/watch?v=lXmJH4lkgxA
송창식 ‘상아의 노래’ : https://www.youtube.com/watch?v=dkpE_202nrM
송창식 ‘비와 나’ : https://www.youtube.com/watch?v=npgscUHWU7Q
윤형주 ‘어제 내린 비’ : https://www.youtube.com/watch?v=JRfqP8HTKvE
양희은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 https://www.youtube.com/watch?v=eZFh8erJbuk 

<비도 오고 그래서>

비도 오고 그래서 니 생각이 났어
생각이 나서 그래서 그랬던 거지 별 의미 없지

오늘은 오랜만에 니 생각을 하는 날이야
일부러 난 너와 내가 담겨 있는 노랠 찾아
오늘은 슬프거나 우울해도 괜찮은 맘이야
어차피 이 밤이 다 지나가며는 별 수도 없이
난 또 한 동안은 널 잊고 살 테니까
내 가슴 속에만 품고 살아갈 테니까

비도 오고 그래서 니 생각이 났어
생각이 나서 그래서 그랬던 거지 별 의미 없지
우산 속에 숨어서 니 집을 지나쳐
그 날의 감정을 다시 느껴 보고파서

떨어지는 빗물과 시계 초침 소리가
방 안 가득 채우면 그 때로 난 돌아가
차라리 난 이 비가 그치지 않았음 해
매일 기억 속에 살 수 있게
나 널 아프게 했던 못난 놈이니까
널 다시 품에 안을 자격도 없으니까

비도 오고 그래서 니 생각이 났어
생각이 나서 그래서 그랬던 거지 별 의미 없지
우산 속에 숨어서 니 집을 지나쳐
그 날의 감정을 다시 느껴 보고파서

우리에게 주어진 행복을 너무 빨리 쓴 것 같아 거기까지 인 것 같아
이 비가 그칠 땐 각자 있던 곳에서 다시 살아가야만 해

비도 오고 그래서 니 생각이 났어
생각이 나서 그래서 그랬던 거지 별 의미 없지
우산 속에 숨어서 니 집을 지나쳐
그 날의 감정을 다시 느껴 보고파서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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