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동리목월백일장

토함산에 깃든 동리목월문학관

---제13회 동리목월백일장

▲ 수상자들과 심사위원의 기념촬영

지난 9월 16일 일요일, 제13회 동리목월백일장이 동리목월기념사업회(회장 주한태)의 주최로 개최되었다.

심사위원장은 부경대 박양근 교수님이 맡으셨다.

▲ 두 분의 문학성에 함부로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옳지 않다. 문학은 문학적 아름다운 완성도에 있으며,

이념적 평가와는 별개다.

 

김동리, 박목월 두 분 선생님의 문학적 업적과 명성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 국민 누구나 잘 알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경주출신으로 소설과 시, 두 분야에서 당대 최고의 문학성을 펼쳤던 두 분을 기리는 문학관이 토함산 자락에 소담스럽게 둥지를 틀고 있다. 산새 소리 가득한 산이내를 머금으며 두 분의 영혼도 그날만큼은 어느 나무 우듬지에서 흐뭇이 내려다보았으리라 싶다.

예전에 비해 중고교생의 참여가 현저히 낮았다. 시험날짜 등이 임박하면 백일장 참여도 망설여지는 성적 압박으로 보였다. 시험위주의 성적순 교육제도가 선진화되면 자유로운 청소년들의 심상을 맘껏 글로 표현할 텐데 무척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학입학이 가장 푸르게 솟구치는 10대들의 발목에 족쇄가 된 것이 자못 미안할 따름이다.

막 가을인 듯, 아직 여름인 듯, 날씨도 갈피를 못 잡았다. 문학관을 둘러 싼 나뭇잎마다 햇살이 천진하게 반짝이다, 금방 토라져 우는 아이처럼 빗방울이 투두둑 떨어지곤 했다. 여름과 가을의 자리다툼은 의외로 심각한지 몹시 후텁한 날씨였다.

백일장의 꽃은 초등생들이다. 재밌는 컴퓨터 게임도 많고, 신나게 놀고 싶은 어린이들이 원고지를 받아들고 고심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사랑스럽다.

이 시대 최고의 시인인 이정록 시인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원고지를 보았다고 한다.

잠시 그의 산문시 ‘이백’을 옮겨본다.

---원고지를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사학년 때다 뭘 써도 좋으니 다섯 장만 채워 와라! 다락방에 올라 두근두근, 처음으로 원고지라는 걸 펼쳐보니 (10×20)이라 쓰여 있는 게 아닌가? 그럼 답은 200! 구구단을 뗀 지 두어 달, 뭐든 곱하던 때인지라 원고지 칸마다 200이란 숫자를 가득 써냈다 너 같은 놈은 교사생활 삼십 년, 개교 이래 처음이라고 교문 밖 초롱산 꼭대기까지 소문이 쫙 퍼졌다 그로부터 십 오년, 나는 작가가 되었다 지금도 글이 콱 막힐 때마다, 그 붉은 우물에서 두레박을 타고 이백이 솟아오른다 그때 나는, 이백과 같은 길을 걸어갈 거라는 막연한 운명을 또박또박 적어 넣었던 게 아닐까? (전문)---이정록 시집 <정말>에서 발췌.

 

 

문학입문의 필수용품인 원고지의 반듯한 칸처럼 백일장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바른 마음, 바른 글쓰기는 참 아름답다. 그들이 훗날 내가 앉은 심사위원석에 앉을 날을 기대하는 맘도 설렌다.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백일장에 참여하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교육이다. 가족이 둘러앉아 주제에 몰입하여 정성어린 글을 내놓는 동질감은 각별히 존경스럽다. 부모의 훌륭한 모습을 보는 것이 곧 바른 성장의 버팀목이다.

시 상 자

수 상 자

비고

 

상 별

성 명

소 속 (주소, 학교)

경주국립공원사무소장

장 원

박한선

금장초등학교 2학년

 

초등 저학년 운문

 

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

차 상

김윤술

유림초등학교 1학년

 

한국예총경주지회장

장 원

조민서

황성초등학교 3학년

 

초등 저학년 산문

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

차 상

강윤찬

금장초등학교 2학년

 

경주교육지원청교육장

장 원

임수진

나원초등학교 5학년

 

초등 고학년 운문

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

차 상

이예승

포항 양덕초등 5학년

 

경주교육지원청교육장

장 원

박한겸

금장초등학교 5학년

 

초등 고학년 산문

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

차 상

강수민

경주 현곡초 4학년

 

경주 시장

장 원

이소영

선덕여자중학교 2학년

 

중등 운문

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

차 상

정수민

울산 학성여자중학교

 

경주시의회의장

장 원

김은서

서라벌여자중학교 2학년

 

중등 산문

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

차 상

권가람

울산 구영중학교 1학년

 

동국대학교 총장

장 원

임수정

경주여자고등학교 2학년

 

고등 운문

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

차 상

이세은

선덕여자고등학교 3학년

 

한국문인협회경주지부장

장 원

이세은

선덕여자고등학교 3학년

 

고등 산문

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

차 상

김희진

경주 무산고등학교 2학년

 

국제펜한국본부이사장

장 원

김자경

경주시 용강동

 

대학·일반 운문

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

차 상

박태욱

포항시 남구 동해면

 

한국문인협회이사장

장 원

조임경

경주시 황성동

 

대학·일반 산문

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

차 상

김자련

경남 양산시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이미진 주주통신원  lmijin04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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