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민족 교육헌장인 <염표문念標文>을 들어 보신 적이 있나요? ‘마음(念) 속에 지닌 큰 뜻을 드러낸(標) 글’이라는 뜻이지요. 이것은 국민교육헌장(1968년 반포)이 아니지요. 환인, 환웅의 국통(환국)을 이어 받은 신시 배달의 초대 환웅천황이, 환국의 국시인 홍익인간(弘益人間)의 대도 이념을 결론에서 열여섯 자로 정리해 준 것이라고 하네요.

▲ 삼국유사 고조선편에서 고조선 건국과정을 전하는 내용 속에 있는 '弘益人間(홍익인간)'

<염표문>은 <환단고기, 단군세기(檀君世紀)>에 포함되어 있네요. 고조선의 11세 도해 단군은 이 염표문을 삼신의 외현(外顯)인 하늘, 땅, 인간(三才)의 道로 완성을 하셨다고 하지요. 우리 옛 조상들께서 ‘바람직한 인간상’을 제시해 주셨네요. 참으로 위대하고 유려(流麗)한 명문장이지요. 아래에 본문 핵심 단어의 댓구를 모아 놓았으니 참고해서 알아보시지요.

<염표문>

1. 基念標之文에  曰
  기염표지문에  왈

2. 天은  以玄默爲大하니   基道也 普圓이로  基事也 眞一이니라.
  천은  이현묵위대하니   기도야 보원이로  기사야 진일이니라.

3. 地는  以蓄藏爲大하니   基道也 效圓이로   基事也 勤一이니라.
  지는  이축장위대하니   기도야 효원이로   기사야 근일이니라.

4. 人은  以知能爲大하니   基道也 擇圓이로   基事也 協一이니라.
  인은  이지능위대하니   기도야 택원이로   기사야 협일이니라.

5. 故로 一神降衷하고  性通光明하니 在世理化라야  弘益人間이라하고
  고로 일신강충하고  성통광명하니 제세이화라야   홍익인간이라 하고

6. 仍刻之于石하다.
  잉각지우석하다.

<번역>

1. 그 염표의 글에 이르되,

2. 하늘은 아득하고 고요함으로 광대하니, 그 하늘의 도는 두루 미치어 원만하고, 그 하는 일은 참됨으로 만물을 하나 되게 함이라.

3. 땅은 하늘의 기운을 모아서 성대하니, 그 땅의 도는 하늘의 도를 본받아 원만하고, 그 하는 일은 쉼 없이 길러 만물을 하나 되게 함이라.

4. 사람은 지혜와 능력이 있어 위대하니, 그 사람의 도는 천지의 도를 선택하여 원만하고, 그 하는 일은 서로 협력하여 태일의 세계를 만드는 데 있느니라.

5. 그러므로 삼신께서 참마음을 내려 주셔서, 사람의 성품은 삼신의 대광명에 통해 있으니, 삼신의 가르침으로 세상을 다스리고 깨우쳐,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라.

6. 하고, 이 글을 그대로 돌에 새기셨다.

<대구(>

天(천). 地(지). 人(인)

以玄默爲大(이현묵위대). 以蓄藏爲大(이축장위대.) 以知能爲大(이지능위대)

普圓(보원). 效圓(효원). 擇圓(택원)

眞一(진일). 勤一(근일.) 協一(협일)

一神降衷(일신강충). 性通光明(성통광명). 在世理化(재세이화). 弘益人間(홍익인간)

염표문의 내용은 삼대(三大), 삼원(三圓), 삼일(三一), ‘하늘과 땅과 인간은 이렇게 각각 한없이 크고, 원만하고, 하나 되는 일심의 경계에 머물러 있다! 이것이 우주 생명의 본성이다!’라는 뜻을 품고 있다고 하지요.

이 내용은 진리의 구성 틀이 하늘과 땅과 인간(天地人=3才)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요. 그러므로 천지가 전제되지 않는 진리는 인간 삶의 근본 주제가 결여된 불완전한 진리요, 천지인이 전제되지 않는 진리, 정의는 깨달음을 빙자한 위선적인 진리, 정의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지요. 그래서 이법을 바탕으로 심법을 공부한다는 것이지요. 심법을 먼저 공부했더라도 이법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지요(先理法 後心法). 인간은 우주 천지자연의 일부이니까요(연재물 31회).

요컨대, 우리 민족의 역사는 단군학회나 대종교, 겨레얼 살리기 운동본부 자료를 보면 알 수 있지요. 조상의 뿌리는 환인 7세, 환웅 18세, 단군 47대로 이후 9천 200여년 역사를 지닌 민족으로 나타나네요. 이상의 <환단고기> 내용들은 생소하고 낯설고 어리둥절할 수 있지요. 그것은 어릴 때부터 공부를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지요. 진정 위대한 문장들이지요. 배달민족의 자긍심을 지니고 공부를 해야겠네요.

[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한겨레 주주인 김상학 선생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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