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인생과 마라톤

김혜성 시민통신원l승인2018.10.29l수정2018.10.3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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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인생과 마라톤

나는 개인적으로 충청남도 당진시를 자주 간다. 매번 당진을 찾을 때마다 습관처럼 들어가는 커피숍이 있다. 물론 커피 맛이 좋아서도 있겠지만 친근한 맏언니와 같은 사장님의 서비스 때문일지도 모른다.

“온실의 꽃”처럼 고생을 한 번도 하지 않았을 것만 같은 차분하고 유연해보이기만 하는 보통 체구의 여인. 그러나 이번 여행길에서 나는 그 여인과 담소를 나누면서 그가 작은 거인처럼 대단하게 보였고 존경스럽기까지 하였다.

이 작은 거인, 멋진 여인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런 생각이 들것이라 믿는다. 그는 바로 당진 시외버스터미널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카페 톤(cafe Ton)'의 여사장 허지원씨이다.

숨 넘어 가게 힘들어도 다 지나가요. 인생도 마라톤도.......”  

“인생도 마라톤과 비슷한 것 같아요. 죽을 것만 같던 순간들도 꾹 참고 달리다  보면 살만한 때가 오더라고요.”

'어떻게 되어 여인의 몸으로 마라톤을 시작하여 스무 번이나 풀코스 완주를 하게 되었는가?' 하는 필자의 물음에 대한 답이다. 하지원씨는 고향이 당진시가 아니다.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춘천에서 주로 거주하였던 그는 40대 중반까지는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한 번의 졸음운전으로 생긴 사고는 그의 행복을 송두리채 바꾸어놓았다. 수차례의 재수술과 엎친데 덮친 것처럼 다가온 남편의 사업 실패.......

자녀들의 학비도 제때에 납부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 허지원씨는 불행과 시련에서 도망이라도 하듯이 2006년 강원도 춘천을 떠나 언니가 사는 당진으로 오게 되었다. 고통과 아픔을 안고 찾아 온 당진에서 그는 새로운 삶을 찾았고 이제는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한다.

마라톤

허지원씨에게 마라톤은 정신적인 슬픔과 현실을 잊기 위한 좋은 보약이었다. 늦은 밤과 이른 아침에도 달렸고, 날씨가 궂은 날에는 좁은 방에서도 제자리뛰기로 달렸다. 극한의 육체적 고통은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게 시작된 달리기는 10여 년간의 마라톤으로 연결되었고 동아마라톤, 손기정 마라톤 등 각종 마라톤 대회에서 스무 번의 풀코스를 완주하게 하였으며 10월 28일에는 춘천 마라톤대회에 도전한다.

중국속담에 “넘어진 곳에서 당당하게 일어나라”는 말이 있다. 10여년 전에 불행과 시련에 도망치듯 떠나야 했던 땅 춘천, 그곳에서 그녀는 10회 연속 풀코스를 완주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남기는 영광을 얻게될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차고 존경스럽다. 그녀는 인생도 마라톤과 같다고 한다.

정말 다시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았지만 열심히 모든 고통을 이겨내며 살다보면 힘든 시간들이 자기도 모르게 지나간다고 한다.

 

60대의 삶을 준비하는 배움

허지원씨는 지금 60대를 바라보는 언덕에 있다. 그런 그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단지 운동의 마라톤만이 아닌, 배움의 마라톤도 함께 하고 있다. 그는 지금 영어, 중국어, 도예, 기타 연주까지 배우면서 자신의 멋진 인생을 만들어 가고 있다.

로저스는 사람의 인생에서 60세는 쇠퇴기 즉, 자신의 인생을 마무리 하는 단계라고 하였다. 그러나 허지원씨는 로저스의 인생 이론을 무색하게 만들며 자신의 인생을 마무리가 아닌 현실기로 준비한다. 매일 카페를 운영하는 바쁜 일상에도 그는 신성대학교 관광학과를 졸업하여 관광학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한서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과에 편입하여 공부하고   있다.

이런 훌륭한 여인이 키워낸 자식들은 또 얼마나 멋지고 대단할지 상상해본다. 그는 49세에 다가오는 50대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앞에서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처음 마라톤을 시작하였지만, 이제는 앞으로 펼쳐질 60대의 삶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학업과 마라톤을 병행한다고 하였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앞으로 어떤 삶이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저의 삶의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좋겠어요.”

당진-서울행 버스를 타고 올라오면서 멋진 여인 허지원씨가 해준 이야기가 귓전에 쟁쟁하였는데, “나도 이 여인처럼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었다.

편집 : 허익배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김혜성 시민통신원  cherljuk1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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