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한겨레는 문 닫아라"며 지난달 8일부터 연일 한겨레신문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인 극우종교단체 회원들이 항의 시위를 중단한단다.

[관련 기사 보기] http://www.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8106

왜? 조현 한겨레 종교전문기자가 어제 낮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한 에피소드를 보자.

<한겨레>가 가짜뉴스를 보도한이래 몇주간 신문사 앞에서 개신교 목사님과 신도 몇분이서 매일 시위를 하고있다. 혼자나 둘이 외롭게 시위할때도 많았다. 오늘은 우군이 몇분 더 왔는지 "한겨레를 폐간하라"는 목소리가 더 컸다.

점심때 부원들이 약속이 있다며 다 나가고 혼자 남아 늦은 점심을 먹으러 신문사 부근 매운탕집에서 대구탕을 거의 다 먹을무렵 40대 여성 세분이 들어온다. "목사님은 뭘 드실라나"해서 이 부근 교회 신도인가 생각했는데, 뒤늦게 들어오는 분을 보니, 날마다 혼자서도 시위를 이어가는 분이다.

나오면서 목사님 일행것도 함께 계산해주세요. 했더니, 그 분들이 누구시냐고 묻는데, 식당집 주인아주머니가 얼른 한겨레신문사에 근무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비까지 오는데 고생이 많으시니, 따뜻한 국물 한그릇 대접해도 되지요? 라고 하니, 반색을 하신다.
얼마전 <당신이 옳다> 저자 정혜신 박사 인터뷰를 할때 세월호 유가족들 앞에서 막말을 하시는 태극기 부대 할아버지 옆에 앉아 대화를 나누다보니, 그분이 결국 속내도 털어놓고 사과까지 한 말이 생각나 그리 한것이다. 그렇게 훌륭한 짓은 얼른 배워 남줘야하니까.

목사님이 명함을 주라셔서 주니, 아, 조현기자님이냐며, 고맙다는 말씀을 여러번 하시며. 우리도 내일까지만 하겠다신다. 그리고 신문의 사명이 비판이니 비판하는것까지는 뭐라지않는데, 잘못된 부분을 항의하는거라고하신다. 아, 목사님도 억울한게 있으면 그리 하셔야죠, 했다.

그랬더니 다른 여성분들이 반색을 하며 일어나, 어쩌면 한겨레 기자들답지않게 이렇게 착하게 생기셨냐고하신다.

이대목에서 한겨레기자들이 얼마나 차카게 안생겼길래-그거시 알고싶다.

아무튼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고 맨날 강연만 하믄 머하노. 다르게 살기로 하지만 말고 자기가 살아야지라고 할까봐 쫌 쫄기도하는데, 오늘 쪼끔 다르게 해봤다.

  

이동구 에디터  do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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