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노래[烏鰂魚行]

마광남 주주통신원l승인2018.11.21l수정2018.11.2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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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노래[烏鰂魚行] _ 출처 : 다산 시문집 제4권 중

오징어가 물가를 돌다가 / 烏鰂水邊行
갑자기 백로 그림자를 보았는데 / 忽逢白鷺影
새하얗기 한 조각 눈결이요 / 皎然一片雪
눈에 빛나기 잔잔한 물과 같아 / 炯與水同靜
머리 들고 백로에게 말하기를 / 擧頭謂白鷺
그대 뜻을 나는 모르겠네 / 子志吾不省
기왕에 고기 잡아 먹으려면서 / 旣欲得魚噉
무슨 멋으로 청백한 체하는가 / 云何淸節秉

▲ 출처 : 한겨레, 대양을 누비는 오징어, 그들만의 삶이 있다.

내 배에는 언제나 한 주머니 먹물 있어 / 我腹常眝一囊墨
한 번만 뿜어내도 주위가 다 시커멓기에 / 一吐能令數丈黑
고기들 눈이 흐려 지척 분간을 못하고 / 魚目昏昏咫尺迷
꼬리 치며 가려 해도 남북을 분간 못하지 / 掉尾欲往忘南北
내가 입으로 삼켜대도 고기들은 깜박 몰라 / 我開口呑魚不覺
나는 늘 배부르고 고기는 늘 속는다네 / 我腹常飽魚常惑
그대는 깃이 너무 희고 털도 너무 유별나서 / 子羽太潔毛太奇
위 아래가 흰옷인데 누가 의심 안 하겠나 / 縞衣素裳誰不疑

▲ 출처 : 한겨레, 백로도 먹어야 살지. 속도 겉처럼 순백색일까?

간 곳마다 고운 얼굴 물에 먼저 비치기에 / 行處玉貌先照水
먼 데서 바라보고 고기 모두 피해가니 / 魚皆遠望謹避之
온종일 서 있은들 그대 무얼 기대하리 / 子終日立將何待
다리만 시근시근 배는 늘 고프지 / 子脛但酸腸常飢
까마귀 찾아가서 그 옷을 빌어 입고 / 子見烏鬼乞其羽
본색일랑 감춰두고 적당하게 살아가소 / 和光合汙從便宜
그리하면 고기를 산더미같이 잡아 / 然後得魚如陵阜
암컷도 먹이고 새끼들도 먹일거네 / 啗子之雌與子兒

▲ 출처 : 한겨레, 인간을 위해 기꺼이 식탁에 오른 오징어, 부드러운 살과 독특한 향에 취한다.

백로가 오징어에게 말하기를 / 白鷺謂烏鰂
네 말도 일리는 있다마는 / 汝言亦有理
하늘이 나에게 결백함을 주었으며 / 天旣賦予以潔白
자신이 보기에도 더러운 곳 없는 난데 / 予亦自視無塵滓
어찌하여 그 작은 밥통 하나 채우자고 / 豈爲充玆一寸嗉
얼굴과 모양을 그렇게야 바꾸겠나 / 變易形貌乃如是
고기가 오면 먹고 달아나면 쫓지 않고 / 魚來則食去不追
꼿꼿이 서 있으며 천명대로 살 뿐이지 / 我惟直立天命俟
오징어가 화를 내고 먹물을 뿜으면서 / 烏鰂含墨噀且嗔
멍청하다 너야말로 굶어죽어 마땅하리 / 愚哉汝鷺當餓死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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