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古意)

출처 : 계곡선생집 제25권 오언 고시(五言古詩)

사통팔달(四通八達) 장안의 거리 / 長安十二衢
미앙궁(未央宮)까지 직통인데 / 馳道通未央
대궐 문 새벽에 활짝 열려 / 平朝禁門開
고관들 잇따라 들어가누나 / 軒蓋欝相望
말 머리에 황금 장식 / 黃金絡馬頭

▲ 출처 : 시흥넷, 계곡 장유선생 묘비


번쩍이는 붉은 관복(官服) / 朱衣爛生光
행인들 누가 접근을 하랴 / 行者不敢近
의기양양 뽐내누나 / 意氣何揚揚
도대체 누군가 이 관원들 / 借問此何官
어사 시중 낭관들일세 / 御史侍中郞


청쇄문(靑瑣門) 드나들며 / 出入靑瑣闥
탄핵을 하고 봉서(封書)를 올린다네 / 彈射陳皂囊
보란 듯이 황제의 뜻 떠받들면서 / 顧眄承意旨
행여 뒤질세라 은총을 다투나니 / 傾奪爭毫芒
아침엔 의젓한 관원 모습 보이다가 / 朝爲同袍人


저녁엔 이놈 저놈 살벌해지고 / 暮成胡與羗
조정에선 친근한 척 말을 하다가 / 上堂語眤眤
헤어지면 남몰래 활시위를 당기누나 / 下堂弧矢張
주방에서 큰 물고기 삶을 때 보면 / 庖人烹大魚
작은 놈들 뱃속에 들어 있나니 / 小魚在腹腸

작든 크든 도대체 따질 것 없이 / 大魚與小魚
서로들 동료를 해치는구나 / 同類還相戕
예로부터 이치가 그러하거늘 / 物理自古然
그대여 탄식할 게 뭐가 있는가 / 君何苦歎傷

● 고의(古意) : 옛날 시대의 일을 거론하면서 은근히 당시의 폐풍(弊風)을 풍자하는 시로서, 의고(擬古)나 효고(傚古)와 같은 시제(詩題)이다.

●청쇄문(靑瑣門) : 한(漢) 나라의 궁궐 문 이름이다.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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