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따라가는 소녀가 있었다.
빛을 따라가긴 쉽지 않았다.
눈이 부셔 눈을 감을 때도 있었고
먹구름에 가려 헤맬 때도 있었다.
그래도 저 너머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빛을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어제 넘어져도 오늘 달려가고
오늘 지쳐도 내일 또 일어나
빛을 향해 달려갔지만,
빛은 늘 그만큼
소녀에게서 멀어져 있었다.
소녀는 빛이 원망스러웠다.
빛이 늘 소녀를 지켜보는 줄도 모르고.
빛이 늘 소녀를 지켜주는 줄도 모르고.
[편집자주] 이지산 통신원은 한겨레창간주주의 딸이다. 1988년생으로 돌 때 한겨레주주가 되었다. 글을 쓰는 과학자가 되는 게 꿈이며, 현재 캐나다 맥길대 생화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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