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환 칼럼] 교육개혁의 핵심 동력, 전교조가 나아갈 길

- 전교조 선거가 주는 함의 하성환 주주통신원l승인2018.12.10l수정2018.12.1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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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전교조 위원장과 시도 지부장 선거가 12/7일 끝났다. 박근혜 정권에 맞서 법외노조와 세월호 투쟁, 그리고 한국사 국정제 반대 투쟁 등을 이끌어 온 현 집행부가 물러난다. 특히 현 집행부는 2015년 백남기 농민이 참여한 민중 총궐기 대회와 2016년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촛불시민혁명에 전 조합원의 참여를 주도적으로 이끈 빛나는 업적을 역사에 남겼다. 다른 운동단체가 감히 따라올 수 없는 높은 투쟁성과 헌신성, 그리고 변혁에의 열정에 일선 활동가 교사들은 절로 머리가 숙여짐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교조 집행부가 교체된 현상에 대해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 교육노동운동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전교조 선거 결과에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넘어서서 한국 교육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서 우리는 전교조 선거 결과를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전교조는 한국의 교육개혁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유일무이한 핵심 동력이자 5만 조합원을 포괄한 자주적인 거대 교원단체이기 때문이다. 전교조가 어떻게 활동하는가에 따라 한국의 교육개혁은 그 성공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민주주의 발전은 노동운동의 발전과 궤를 같이해 왔다. 노동의 힘이 자본의 힘을 견제할 수 있는 북서유럽의 역사가 그것을 반증한다. 세계 최상의 복지사회를 구축한 북유럽의 경우 수십 년 동안 사민주의 정당이 집권했다. 사민주의 정치세력은 노동계급의 정치경제적 요구를 대변해 온 탓에 오늘날 수준 높은 복지사회를 이룩한 것이다. 2000년대 초반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이끈 노회찬의 민주노동당에 전교조 교사 천여 명이 당우로 가입하고 후원을 했던 것도 북유럽형 사민주의 복지국가를 열망한 때문이다. 소득격차와 빈부격차가 크지 않고 누구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수준 높은 평등사회 실현은 당시 선구적인 전교조 교사들의 절절한 염원이었다.

비록 내부 분열과 이명박근혜 정권의 진보정당 탄압으로 전교조 교사들 천여 명이 형사처벌을 받는 것으로 끝났다. 그렇지만 여전히 북유럽형 사민주의 복지사회를 열망했던 교사들은 오늘도 꿈을 간직한 채 꿈꾸고 있다. 국제학력평가 PISA 등에서 세계 최상의 교육력을 자랑하는 핀란드의 평등교육, 협력교육을 배우고 싶다. 또한 세계 최상의 복지평등사회를 구현한 북유럽 국가들에 관심이 크고 공부하고 싶다.

가끔 언론에 소개되는 덴마크 교육과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의 교육 현실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이다. 지난 주 금요일엔 미래교육포럼이 주최한 핀란드 교육세미나가 열리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교사가 자긍심을 느끼는 교육을 이 땅에서도 열어젖히고 싶은 소망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 올해 12/7일 미래교육포럼이 주최하고 전교조 서울지부가 후원한 핀란드, 독일, 싱가폴 교육세미나 자료집(출처 : 하성환)

그러나 한국의 공교육은 오늘날 위기에 처해 있다. 2017년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교가 11,000개가 넘는다. 반면에 입시관련 사설 학원은 70,000개가 넘는다. 서울시교육청이 제공한 2017 교육통계에 따르면 서울에 입시관련 사설학원이 12,000개에 육박한다. 강남3구에 3,500개가 밀집돼 있고 강남구 한 곳에만 1,700개가 넘게 있다. 제일 적은 행정구역보다 20배 넘게 사설 입시 학원이 존재한다. 대치동 학원가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초중고 서울 전체 학생수가 102만 명인데 입시학원에 다닌 학생수는 120만 명이었다. 글자 그대로 사교육이 공교육을 압도하는 현실이다. 사교육비가 연간 20조 원에 다다를 정도로 천문학적 단위이다.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은 입시 사설학원이 없다. 모든 교육은 공교육기관인 학교에서 감당한다. 그리고 대학교 마칠 때까지 교육비가 없다. 핀란드는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무료이다. 거기다 박사과정을 마칠 때까지 국가로부터 재정지원까지 받는다.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이고 대학생들도 급식보조금을 매달 2,000원 넘게 받는다. 심지어 고등학생, 대학생들은 국가로부터 주거수당도 받는다. 교육의 공공성에 깊이 천착한 결과이다. 우리 헌법에 명시된 교육권을 사회권적 기본권으로 인식하고 국가가 이를 적극 실천한 탓이다.

다시 전교조 선거 결과로 돌아가자. 민주주의를 압살해 온 이명박근혜 정권의 탄압에 맞서 교사노동조합인 전교조는 최전선에서 가장 치열하게 싸워왔다. 그리고 독재정권을 붕괴시키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촛불정부 들어서서도 법외노조 문제로 계속 대립과 갈등 관계를 지속했다. 문재인 정부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보자고 해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박근혜 정권이 낳은 최대의 교육노동적폐인 법외노조 통보를 직권으로 취소하지 않는 문재인 정부의 태도에 크게 실망했다.

여기에는 문재인 정부와 전교조 간 소통과 신뢰의 결여가 있었다. 산적한 교육난제를 해결하고 북유럽형 교육 개혁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선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기에도 부족할 지경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7개월이 지나가도록 제대로 된 소통도 없었고 신뢰도 구축하질 못했다.

▲ 올해 7월 6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법외노조 직권 취소를 촉구하며 벌인 전교조 연가투쟁 장면(출처 : 하성환)

경제민주화, 경제개혁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교육개혁조차 성공시키지 못하면 문재인 정부는 실패한 정부로 귀결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없이 진보정치는 뿌리를 내릴 수 없다. 나아가 한국사회의 복지국가로의 발돋움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는 복지를 지향하는 진보정치의 마중물 정부이다.

판문점 선언-평양선언-서울선언으로 이어지는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이 현재의 경제문제를 풀어나가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은 제2의 경제 도약을 가져올 것이기에 그렇다. 따라서 우리 국민 모두가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 기대와 지지를 보내는 이유이다.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이 성공하기를 또한 기대한다. 이를 위해선 교육개혁의 최대 동력이자 대안 세력인 전교조와 신뢰를 회복하고 교육개혁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민주시민교육을 시급히 학교현장에 뿌리내리고 교육개혁을 힘차게 추진하기 위해서도 절실하다.

이젠 더 이상 대정부 정치투쟁으로 일관할 시기가 아니다. 전교조 선거가 의미하는 것은 정치 환경이 유리하게 조성된 현실에서 학교를 민주적으로 개혁하고 교육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라는 명령이다. 그 일에 전교조가 앞장서 주길 고대한 결과이다. 교육개혁에 미적거리며 눈치를 보는 교육 관료들을 채근하여 교육계 적폐를 과감히 일소하고 정부와 협력하여 교육개혁의 첫 삽을 떠야 한다. 그 일을 시작으로 전교조와 함께 힘을 합쳐 산적한 교육난제와 교육모순을 헤쳐 나가야 한다. 지금은 그러할 시기이다. 그것이 이 시대 교육노동운동이 나아갈 길이자 소명이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좀 더 전교조에 다가가 믿음을 줘야 하고 전교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마땅하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교육개혁의 성공 없이 문재인 정부는 성공하기 어렵다. 교육개혁의 방향을 바로 잡고 얽히고설킨 교육모순을 해결할 최적의 협력자이자 대안세력은 현재 전교조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교육개혁을 학교현장에서 추진할 5만 조합원 교사를 든든하게 보유하고 있고 한국 교육이 나아갈 길을 이미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과 미래교육포럼의 핀란드 교육 세미나는 바로 그러한 방향 제시이다. 전교조 서울지부가 후원단체로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교육부 장관의 축사가 있었던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하성환 주주통신원  hsh703@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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