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장 이근규(57세) 주주는 서울 장위초등학교 20회 동창이다.

주주총회 전에 한겨레 관계자로부터 이번에 이 주주가 참석할 예정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나는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많은 유능한 통신원을 제치고 그의 인터뷰를 담당하는 영광을 얻었다.

인터뷰를 내게 맡긴 배려에 부합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했다. 행사 며칠 전부터 일정을 전화로 문의하고, 인터뷰 내용을 메일로 사전에 보냈기도 했다. 그렇게 시정 업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이 주주에게 부담감을 안겨줬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주총 며칠 전 ‘당일 오전에 중앙부처에서 온 귀한 손님이 제천시를 방문하기로 결정돼 주총에 참석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맥이 풀렸지만 순간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당일 저녁에 진행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마침 저녁에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열리는데 참석할 수 있는지요?” 묻자 이 주주는 “저녁엔 올라가도록 할게요”라고 흔쾌히 답을 해줬다. 결국 45년 만에 만나는 초등학교 동창으로서, 또 한겨레신문의 주주로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주주는 창간 시 40주를 취득하고 그 후 증자 때 20주를 더해 현재 60주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창간주주가 된 배경을 묻자 그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사회운동에 참여해오고 지난해 민선 시장으로 당선된 그의 이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발언이었다.

만남의 시간도 잠시, 이 주주는 당일 밤 안에 제천으로 내려가야 한다며 준비를 서둘렀다. 바쁜 와중에도 그는 음식 일부를 포장해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제천에 있는 노모께 아들이 맛있게 먹은 음식을 맛보게 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초등학교 시절처럼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지금도 남아있는 그를 보며 ‘한겨레 주주는 역시 뭔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제천 시민이 부러워졌다.
 

이호강 주주통신원  jihanp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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