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중요한 줄 몰랐다. 그렇게 대단한 줄 몰랐다. 그렇게 멋진 줄 몰랐다.
가서 보니 세계 5대 연안습지란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우리나라 100대 경관 중 20위에 오른 곳이란다. 겨울이면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를 포함하여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검은머리물떼새 등 희귀수종보호철새들이 대거 찾아오는 곳이란다.
순천만은 2003년 해양수산부가 습지보존지역으로 지정하여 순천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2006년 람사르협약(물새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 보호에 관한 협약)에 등록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대부분 사라진 해안하구 중 가장 자연에 가깝게 생태계가 보존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빼어난 경관 덕에 2008년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41호로 지정되었다.
순천만 갯벌 위에 빼곡한 갈대밭이 540만㎡(160만평) 드넓게 펼쳐진다. 축구장 면적의 700배로 전국 최대 규모다. 갈대밭을 보고 있으면 여기저기서 슉슉슉~~ 새들이 이동하는 소리가 들린다. 갈대도 살짝살짝 움직인다. 그런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새들은 보이지 않는다. 갈대밭이 새들의 훌륭한 은신처가 되고 먹이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순천만에 오는 철새는 230여종이라 한다. 겨울이면 국제 희귀조류 25종, 한국조류 220여종이 순천만을 찾는다. 이는 우리나라 조류 절반 정도나 된다. 전 세계 흑두루미 10,000마리 중 약 1,800마리가 찾아 올 정도로 순천만은 전 세계 습지 중에서도 희귀조류가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순천만에서 갈대밭 위를 날으는 흑두루미 군무가 장관이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군무는 보지 못했다. 늦은 오후라 그런지 군데군데 모여 잠자는 새들은 많이 볼 수 있었다.
갈대밭이 끝나면 넓은 바다벌판인 갯벌이 드러나기 시작된다. 수천 년 형성된 순천만 갯벌은 2,260만㎡(690만평)으로 간조 시에도 1,200만㎡에 달한다고 한다. 갯벌은 생명의 보물창고라는 말이 있다. 아래 지도에서 보듯 순천만 갯벌은 순천 동천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라 강과 바다에 사는 다양한 생물들이 풍부하여 온갖 새들이 서식처로 안성맞춤이다.
지도의 S자 형 수로를 따라 형성된 갯벌을 비추는 낙조는 사진작가들이 선정한 우리나라 10대 낙조 중 하나라고 하니, 순천만 갯벌은 새들에게만 보물 같은 곳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아름다움을 주는 보물 같은 곳이 아닐까 한다.
순천만 갈대밭도 멋지지만 멀리서 보는 칠면초 군락도 순천만 10대 경관 중 하나다. 갯벌에서 무리지어 자라는 칠면초는 잎이며 꽃이 처음에는 녹색이지만 점차 붉은색으로 변하므로, 칠면조 얼굴처럼 붉게 변한다 하여 칠면초라 이름 붙여졌다.
오랫만에 만난 딸과 모든 것 다 제쳐두고 오손도손 이야기 나누기 위한 여행에서 순천만습지는 예상못한 큰 선물이 되었다. 그저 모든 것에 감사하기만 하다.
혼자 보기 아까운 고마운 사진도 몇 컷...
* 참고 : 순천 사는 정경호 주주통신원께서 순천만 방문 팁을 주셨다. 덕분에 노을을 머금은 순천만을 원 없이 둘러볼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보낸다.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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